[원가회계 김반장] 표준원가는 어떻게 편성할까?
-
음성으로 듣기

안녕하세요. 원가회계 김반장입니다.
모두 겨울 잘 나고 계신지요? 저는 요즘 ERP 프로젝트 수행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Different Purpose', 'Different Cost'
어느 경영학자의 말처럼 기업은 스스로의 경영관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원가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가계산과 관련한 운영 부문의 방대한 정보를 생각하면 다수의 원가체계를 이중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상당한 투자가 수반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활동기준원가계산(Activity Based Costing), 제품수명주기원가(Product Life-Cycle),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 Card) 등 과거 많은 원가관리 및 관리회계 이론이 등장했다가 비용 대비 효익(Cost-Benefit) 관점에서 효용성이 다해 점차 인기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러 원가계산 방법 중 사전원가 측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표준원가의 편성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기업 운영의 근간이 되는 기간 시스템으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도입하여 구매, 생산, 영업, 재고, 물류, 재무회계, 관리회계 등 전사 프로세스의 효율적 관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핵심 시스템으로서 ERP는 실시간 거래 처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거래 처리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거래 실적을 최대한 바로바로 처리하고, 물재일치 관점에서 그 거래 실적에 대한 회계전표 처리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시간 정보 제공을 목표로 하는 ERP 시스템은 정확한 실적 정보 연계와 원천 정보 추적(Tracking)을 위해 반드시 구매, 생산, 영업, 재고, 물류 등의 운영 부문(SCM, Supply Chain Management)과 재무 부문(FCM, Financial Chain Management) 間 정물일치(실물과 정보의 일치), 물재일치(운영과 재무의 일치), 경관일치(재무회계와 관리회계의 일치)가 전제되어야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운영 부문과 재무 부문간의 정보 연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원가 개념이 사전원가이며 그 대표적인 원가계산 방법이 표준원가입니다. ERP의 대표 주자인 SAP ERP 뿐만 아니라 국내 ERP 시스템은 모두 원가체계로 표준원가 적용을 전제로 합니다.

기업이 표준원가에 대한 효용성을 인정하는지와는 관계없이 ERP 시스템의 근원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를 반드시 적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표준원가를 적용하고 그 운영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기업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상이합니다. 명확한 건 월 중 표준원가의 운영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기업의 판단에 따라 ERP 시스템이 제공하는 표준원가 기능을 버리고 사후원가로서 실제원가만을 도입하고자 하는 경우 상당히 큰 개발이 요구되며 그 정확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원가 시스템의 지속적인 운영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오늘은 표준원가의 효용성과 적용 수준에 대한 논란은 잠시 뒤로 하고 표준원가 산정과 관련한 기본적인 계산 논리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표준원가 운영 프로세스
기업들이 표준원가를 경영관리를 위한 원가체계로 도입하는 중요한 목적은 단순한 月末의 ‘원가 계산 및 결산’ 이 아닌 月中 ‘현장 원가 개선 및 경영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신속한 원가 정보 제공’ 입니다. 그 목표 달성을 위해 표준원가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해 우선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표준원가 운영을 위해 우선 표준원가 운영에 필요한 원가요소(Cost Element, Cost Component), 원가중심점(Cost Center) 등 원가 기준정보를 설정합니다. 원가 기준정보와 연계하여 전사 중요 기준정보(Material, BOM, Routing, 공정 등)를 근거로 공장별, 품목별 표준원가를 산정합니다. 이렇게 산정된 표준원가를 기준으로 월 중에 운영 부문의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며, 그 과정에서 표준원가 차이가 발생됩니다. 표준원가 차이 유형에 따라 ERP 시스템에 의해 실시간 표준원가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며, 월 말 부문 최종 결산 후 표준원가 차이가 발생되기도 합니다. 각각의 표준원가 차이를 해당 책임 부문에 Feedback하여 실제 원가 절감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원가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발생된 표준원가 차이를 고려하여 재무 보고를 위한 원가 결산을 마감하고, 경영 분석 관점별로 수익성 분석을 수행하게 됩니다.
2) 표준원가 산정
표준원가는 기업의 다양한 원가 개선 노력과 투자가 반영된 정상적이고 효율적인 제조 환경을 전제로, 과학적 분석이나 기술적, 통계적 검증을 통해 사전에 합리적으로 계산된 품목 단위의 원가목표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 전체 재고자산 품목별 표준원가를 편성하는 시점은 연간 경영(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입니다. 표준원가는 생산작업 단위의 세분화된 원가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경영계획 목표와 연계되어야 합니다.경영 목표의 자의적 변경을 금지하기 위해 표준원가의 변경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환율의 급격한 변경, 원부재료 시세 및 가격의 변동, 비용계획과 예산의 재조정, 주기적인 설비 대보수 등 경영 환경의 변화로 중대 사유가 발생하면 표준원가의 신뢰성을 높이고 업무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표준원가의 변경이 필요합니다. 표준원가의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 전 부문의 검토와 합의를 거쳐 최고 경영진의 승인하에 신중히 조정되어야 합니다.
표준원가는 제품 1개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어야 하는 원재료, 작업시간, 기계시간 등 자원(Resource, Activity)의 표준 투입량(수량표준)에, 투입 자원 1단위당 가격표준을 설정하고 그 수량표준과 가격표준을 곱하여 계산됩니다. 여기서 수량표준은 재료비의 경우 생산 BOM(Bill of Materials, 자재명세서)의 표준투입량(원단위)을, 가공비의 경우 생산 Routing(공정흐름도)의 표준시간을 적용합니다.
수량표준의 기본이 되는 ERP 품목코드(Material), BOM, Routing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과거 포스팅 글 '표준원가 편성을 위한 운영 기준정보'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전체적인 표준원가의 편성 논리는 아래 그림과 같으며, 이제 구체적인 편성 절차와 그 내용을 설명하겠습니다.

① 운영 부문 기준정보 오류 사전 점검
표준원가 계산이 되는 플랜트별로 제품, 반제품, 상품 등 품목(Material) 단위 수량표준의 기본이 되는 기준정보(BOM, Routing)가 구성되어 있는지, 그 구성과 표준소요량에 문제가 없는지 우선 확인합니다. 생산 부문의 중요한 기준정보인 BOM(자재구성표)과 Routing(공정흐름도)은 현장 운영 및 ERP 시스템의 정보 활용에 근간이 되지만, 1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원부재료와 작업시간 등의 투입수량만을 등록하기 때문에 수량 자체에 대한 오류 검증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표준원가는 가격표준과 수량표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BOM과 Routing의 표준 투입수량이 잘못 등록되었거나 가격표준이 잘못 설정되는 경우 그에 기반한 제품의 표준원가가 과도하게 높거나 낮게 계산되므로 기준정보상의 문제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또한, 제품, 반제품의 수량표준, 원부재료 및 외주임가공의 단가표준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구매, 생산 부문의 원가 절감 및 개선 노력이 반영되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② 원가중심점(부서) 비용 계획 편성 및 배부
경영계획 또는 운영예산의 수립 과정에서 전사 모든 부문은 비용계획 편성 지침에 따라 코스트센터(부서) 단위 비용 계획을 편성하고 최종 확정합니다. 해당 비용계획에는 회계팀의 감가상각비 계획, 인사팀의 전사 인건비 계획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비용 계획의 편성 단위는 일반적으로 코스트센터 단위로 비용 계정별로 월별 편성합니다. 비용계획 편성 후 원가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계획 공통비용은 부문 간 합의를 통해 사전에 정한 인과성 높은 계획 배부기준을 정의하고 배부에 필요한 배부기준값 계획을 편성합니다. 계획 배부기준과 배부기준값을 이용하여 공통, 간접 원가중심점(부서)의 계획 비용을 생산직접 원가중심점(공정)으로 공통 제조원가 배부를 수행합니다.③ 재료비 및 가공비 단가 계획 편성
원부재료 가격표준은 구매가능한 시장 가격을 기초로 공급업체 다변화, 대량 구매할인 등 원가 절감을 위한 내부 노력을 반영해 원부재료별 구매단가 계획(목표)을 책정합니다.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제조 가공비는 원가중심점별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제조비용 계획(예산)을 제품 제조원가 부과기준이 되는 작업시간, 기계시간, 생산량 등의 예상 총가용시간 또는 생산계획량으로 나누어 시간(수량)당 임률 또는 단가 표준을 계산합니다.가공비 단가표준의 산정을 위해 생산공정(원가중심점) 단위의 작업 및 기계 시간에 대한 예상 총가용시간 즉, 기준조업도가 필요한데, 기준조업도를 예측하는 방법은 생산공정의 총가용능력(Full Capacity) 기준과 생산계획량을 기준으로 하는 총소요시간(Load Capacity)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총가용능력을 기준으로 가공비 가격표준을 계산하는 방법은 생산공정 단위로 목표하는 생산효율을 고려하여 가용가능한 총시간(능력)을 예측 후, 공정(원가중심점)별로 편성된 비용계획(예산)을 총가용능력으로 나누어 산정합니다. 이는 품목별 생산계획량의 예측 없이 생산공정의 총생산능력을 반영하여 단가표준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생산공정의 투입자원별 가용능력에 대한 실적 자료의 수집으로 업무량이 증가하며, 생산량 기준의 작업시간과 총가용시간과의 차이가 큰 경우 표준 배부액과 실제 발생액 간 과다한 표준원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설비 기계가동시간을 이용한 감가상각비, 수선비, 설비성 경비 등의 원가요소에 적용됩니다.
총소요시간 기준으로 가격표준을 산정하는 방법은 경영계획으로 편성된 생산계획량을 기준으로, 공정(원가중심점)별 비용계획(예산)을 Routing에 포함된 투입자원별 표준시간을 곱해 산정된 총소요시간으로 나누어 가공비 표준단가를 산정합니다. 품목별 생산계획량의 예측이 정확하지 않거나 품목 Routing에 포함되지 않은 자원에 대한 적용이 어려우며, 생산공정별 가용한 생산능력과의 비교를 통해 생산계획량 기준으로 계산된 총소요시간의 과다 여부에 대한 적정성 검증이 필요합니다.
④ 표준원가 산정
표준원가의 편성 단위는 일반적으로 공장별로 제품, 반제품 품목 단위입니다. 기업에 따라 년 단위로 편성하기도 하고 분기 또는 월 단위로 세분화하여 편성하기도 합니다. 연수 설비보수, 원부재료의 시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수량표준과 가격표준을 별도로 구분하는 경우 분기 또는 월 단위 표준원가 편성이 이루어집니다.아래는 야구공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제품 표준원가 산정 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표준원가의 산정 순서입니다. 위 야구공 제품의 생산 구조에 따라 최하위 원재료(코르크심지, 천연소가죽, 모사, 면사 등)로부터 반제품(실감은볼)을 거쳐 최종 제품(KBO공인구)까지 원가요소별 수량표준과 표준가격을 곱하여 최종 표준원가를 순차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일련의 과정을 표준원가 적상(Roll Up)이라고 합니다. 상위 제품의 원가를 계산하려면 그 하위의 반제품 원가가 필요하고 그 반제품의 원가를 산정하기 위해서 원부재료의 단가표준이 먼저 확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생산 품목의 수가 많지 않은 기업은 수작업 편성이 가능하겠지만, 생산 품목의 수가 많은 기업의 경우 ERP 시스템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3) 표준원가 검증 및 확정
표준원가 산정 과정은 표준원가를 편성해야 하는 공장과 품목의 수가 많아 문제가 되지 그 계산 과정은 단순합니다. 그러나 표준원가 계산 과정에서 BOM과 Routing의 수량표준에 오류가 존재하는 경우 그 결과로 도출된 표준원가 역시 오류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제품별 표준원가가 산정되면 그 적정성을 반드시 검증해야 합니다.표준원가의 검증 방법은 정답이 없습니다. 영업 부문의 제품별 판매가격 목표와 실적을 기준으로 목표이익률을 차감해 계산된 목표원가와 표준원가를 비교하여 괴리가 큰 품목 위주 검증, 품목그룹 내 품목 간 비교 검증, 실제원가 계산 결과와 비교 검증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 시스템에 의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원가 담당자의 표준원가에 대한 1차 검증이 끝나면 그 결과를 영업, 생산, 구매 등 전 부문에 회람함으로써 타 부문의 경험적 지식을 활용한 검증과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표준원가를 원가 목표로 본다면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부문 간 상호 합의가 필수입니다. 부문 간 원가목표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문의 성과평가 기준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경우 원가목표가 불합리하다는 인식에서 불평불만이 발생할 수 있고 원가 담당자가 표준원가를 계속적으로 유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운영 부문 간 상호 합의가 이루어지면 경영진의 최종 승인을 받아 표준원가를 확정하고 통합 ERP 시스템에 최종 등록하여 표준원가 편성이 완료됩니다.
오늘은 기업 실무 관점에서 표준원가의 편성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월중 표준원가를 운영하고 월말 원가차이 배부에 의한 실제원가를 계산하는 기업의 경우 원가 담당자의 업무가 많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ERP 시스템 도입 후 실시간으로 물류와 재무를 연계하여 통합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우 표준원가는 필수입니다. 표준원가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이 많이 사그러든 최근 경영 현실에서 지속적인 표준원가의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다양한 표준원가의 구체적인 업무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편성 과정을 시스템화하여 업무를 효율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입니다.
모두 겨울 잘 나시고 건강하게 따스한 봄날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최신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