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재무제표를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이번 칼럼에서 상세하게 이야기하겠지만, 재무제표는 그 종류가 5가지가 된다. 5가지가 되는 이유는 재무정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목적이 다양하기 때문인데, 각 재무제표별로그 활용도가 다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업종의 성격 또는 단기 성과를 위해서는 ‘재무상태표’보다는 ‘손익계산서’가 더 중요하게 활용될 수도 있고,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재무상태표의 활용도가 더 높을 수 있다. 또 경제환경이 어려운 경우에는 ‘현금흐름표’에 더 주목해야 할 때도 있다. 때로는 개인적인 성향이 위험회피적이거나 위험선호적인지에 따라서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재무제표 정보를 자주 활용하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이렇게 재무제표를 바라보는 목적과 환경이 다양하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읽는 방법에 정답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재무제표 읽기’에 낯선 사람들을 위해서는 재무제표 중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및 ‘현금흐름표’의 주요 항목을 빠르게 확인하고 필요하면 3~5년의 트렌드(Trend)를 추가로 확인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리고 개략적인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궁금한 항목 위주로 각 재무제표의 상세내역, 더 나아가서는 주석의 세부내역까지 습득하면서 회사의 재무환경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주석도 재무제표라고?
회계사 초기 시절, 동일 회계기간에 지배회사와 종속회사를 각각 감사했던 적이 있었다. 지배회사의 필드감사1)를 끝내고 종속회사를 감사하면서 특수관계자 거래에 대한 주석을 회사에 요구했었는데, 종속회사 회계담당자가 지배회사를 감사했으니 해당 자료를 활용해서 종속회사의 특수관계자거래를 직접 작성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에 초기 시절의 회계사라 발끈한 필자는 ‘주석은 엄연히 재무제표이며, 재무제표의 작성의무는 회사에 있다’는 주장을 하였고, 종속회사의 담당자는 ‘주석은 재무제표가 아니라 부속명세 아니냐’며 논쟁을 벌인 기억이 난다. 독자들은 위에서 언급한 해프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재무제표에 대한 범위를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 사실 관계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재무제표란 기업의 외부정보이용자에게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재무상태나 경영성과 등의 재무정보를 제공하는 보고서를 의미한다. 그리고 재무제표에는 일반적으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및 주석이 포함된다. 따라서 주석 또한 재무제표의 일부이며, 감사보고서 상 감사의견문단을 제외한 모든 재무정보의 작성의무는 회사에 있다2)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 ‘필드감사’란 회계감사인이 감사대상 회사에 직접 나와서 감사를 하는 기간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물론 ‘필드감사’ 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회계감사’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2) 본업이 회계사라 회계사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추후 주석 등의 작성의무에 대한 논쟁이 있을지도 몰라서 독자들에게 사실관계를 공유하려는 점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다만, 주석 정보는 재무정보의 상세내역을 별도로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와 연계해서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3) 재무상태표 및 손익계산서와 주석 정보를 효율적으로 보는 방법은 추후에 설명하고자 한다. 필자가 재무제표가 낯선 이들에게 권고하는 첫 번째 단계는다섯 가지 재무제표 중에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및 현금흐름표의 주요 항목을 우선 확인하고 필요하면 최소 3~5년의 과거 트렌드(Trend)를추가로 확인하는 것이다. 그럼, 각 재무제표별로 재무정보를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를 알아보자.
[그림] 재무제표의 종류

[그림] 재무상태표 또는 손익계산서와 주석의 연계3)

재무상태표4)
4) 아직도 ‘재무상태표’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있겠다. 하지만, 재무상태표는 예전에 불리던 ‘대차대조표’와 동일한 용어이다. 회계 기초와 관련된 강의를 할 때면 직관적인 이해와 몰입을 위해 ‘손익계산서’를 먼저 설명하기도 하지만 회사의 현황을 한 눈에 보기 위해서는 재무상태표를 우선 챙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재무상태표’는 회사에 대한 종합성과표이기 때문이다. ‘재무상태표’란 특정 시점의 기업의 재무 현황을 나타내는 보고서인데, ‘자산’ 항목을 통해서 회사가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부채’ 및 ‘자본’항목을 통해서는회사가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 어떻게 자금을 조달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자본’ 중 ‘이익잉여금’을 통해서 회사의 누적적인 기업의 성과가 어떠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이익잉여금’을 통해 누적적인 기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이유는 매년 발생하는 손익계산서 상의 순손익의 결과는 지속적으로 이익잉여금이라는 자본 항목에 누적5)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년 및 20×2년에 \100 및 \200의 이익이 발생하고 20×3년에 \50의 손실이 발생했다면 20×3년도의 이익잉여금은 20×1년부터 20×3년까지의 이익과 손실의 누적수치인 \250으로 표시된다는 의미이다. 5) 매년 누적되는 이익잉여금이 감소하는 경우는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당’ 등을 통해 감소한다. ‘배당’에 따른 이익잉여금의 감소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우량 회사인 ‘삼성전자’와 요즈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의 재무상태표를 예로 들어보자.
6) 해당 표는 삼성전자 및 아시아나 항공의 감사보고서를 다운받아 별도 정리한 파일이다. 삼성전자의 2018년 말 현재의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우선 재무수치가 무척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자산의 규모가 339조원이다. 반면 자산 규모 대비 부채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보기 위해 ‘자산대비 부채비율’을 계산해보면 약 27%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자금조달을 외부차입인 부채가 아니라 자기자본 또는 투자자 유치를 통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혹시나 해서 2017년 및 2016년의 재무수치를 살펴봐도 그 비율은 각각 29% 및 26%로 2018년 말 수치와 유사하다. 반면, 아시아나 항공의 2018년 말 현재의 재무상태표 상 자산규모는 약 8조 원인데, 삼성전자와는 다르게 자산 규모 대비 부채의 비중이 무척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와 비교하기 위해 ‘자산대비 부채비율’을 계산해보면 약 87%로 꽤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혹시나 해서 2017년 및 2016년의 부채비율을 살펴봐도 각각 85% 및 87%로 여전히 높은 상태였다. 즉, 회사는 대부분의 자금조달을 외부차입을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산대비 부채비율’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아시아나 항공의 감사보고서상 ‘강조사항’에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7)’을 언급한 것도 이해할 만하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의미는 미래에 상환의무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7) 2018년 아시아나 항공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강조사항으로 언급되어 있다. 두 번째로 간략하게 두 회사의 이익잉여금을 살펴보자. 우선 2018년 말 현재, 삼성전자의 이익잉여금은 자산 대비 70% 이상으로 꽤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삼성전자는 과거 이래로 순수익이 많이 쌓여왔으며 회사의 자금은 대부분 이익을 기반으로 조달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2017년 및 2016년의 수치를 살펴봐도 자산대비 이익잉여금의 수치가 각각 72%, 74%로 높은데,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갑자기 높아진 것이 아니라 과거 이래로 계속 순이익이 쌓여왔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반면, 아시아나 항공은 2018년 말 현재 이익잉여금이 아닌 결손금8)이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2017년도에는 반짝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되었지만 그 규모 또한 작고 2016년도에는 여전히 결손금이 표시되었다. 나중에 손익계산서를 통해서 순손익의 흐름을 다시 살펴보겠지만, 재무상태표 상 이익잉여금을 통해서도 아시아나 항공이 과거 지속적으로 순이익이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 손익계산서를 통해 어떤 부분에서 비용이 발생했는지를 추가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8) 이익이 누적된 결과는 이익잉여금이라고 하지만 손실이 누적된 경우에는 결손금이라고 표현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회사의 개략적인 재무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재무상태표를 확인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다음 칼럼에서는 재무상태표 이외에 손익계산서 및 현금흐름표를 개괄적으로 살펴보는 방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림] 이익잉여금의 생성 과정

[그림] 삼성전자 vs. 아시아나 항공(1)6)

[그림] 삼성전자 vs. 아시아나 항공(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