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재무상태표나 현금흐름표에 비해 손익계산서에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실제 기업 실무에서도 예산을 짜거나 성과를 분석하는 등 손익계산서가 다른 재무제표보다 자주 활용된다는 사실1)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성과를 한눈에 보기에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이러한 현황을 반영하여 회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쉽게 회계에 다가갈 수 있도록 재무상태표나 현금흐름표보다 손익계산서를 우선적으로 접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의 성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손익계산서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나름 기술과 연습이 필요하다. 업종 유형별로 손익계산서의 구조가 다를 수 있으며, 매출총이익 및 영업이익이 나타내는 의미 또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익 또한 그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손익과 관련된 계정과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익계산서의 세부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적으로 손익계산서를 활용하는 전체적인 기술을 기본부터 연마해보자. 1) 지금 바로 본인이 만들거나 회사에서 짜는 예산을 살펴보면, 손익계산서 개념이 그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수익이 아니라 이익에 집착하자
회계를 공부할 때 헷갈리지 말아야 할 용어가 바로 ‘수익’과 ‘이익’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회계를 주업으로 하고 있는 필자조차도 자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쉽게 풀이해보면 ‘수익’이란 벌어들인 돈으로 손익계산서상 ‘매출’과 ‘영업외수익2)’이 이에 해당되다. 그리고 벌어들인 돈에서 쓴 돈을 뺀 잔액을 손익계산서에서는 ‘~이익3)이라고 한다. 그리고 만약 벌어들인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으면 이익이 아니라 ‘손실’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쓴 돈은 ‘비용’이라고 하는데, 손익계산서상 ‘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 및 ‘영업외비용4)이 이에 해당된다. 2) 다음에 이야기하겠지만, ‘영업외수익’은 ‘금융수익’, ‘기타수익’ 및 ‘관계기업평가이익’으로 상세하게 구분된다. 3) 2020년 3월 칼럼에서 손익계산서상 이익의 종류 4가지 -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순이익, 당기순이익 - 를 간략하게 언급하였다. 4) ‘영업외비용’은 ‘금융비용’, ‘기타비용’ 및 ‘관계기업평가손실’로 상세하게 구분된다. [그림] 수익과 이익의 관계
5) 애플의 손익계산서는 USD로 산출되고 있으며, 비교의 편의를 위해서 원화로 환산하여 표현하였기 때문에 환산 시점에 따라 원화 금액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019년 3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3개월 단위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매출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매 3개월 단위로 약 53조원에서 62조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애플의 경우에는 2019년 4분기를 제외6)하고는 매 3개월 단위로 약 72조원에서 77조원 정도로 삼성전자보다 약 20% 정도 매출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만 비교해보면 애플의 매출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삼성전자의 매출 또한 주목할 만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이 아닌 이익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성과를 분석해보면 사뭇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 3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3개월 단위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익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매 3개월 단위로 약 6조원에서 8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애플의 경우에는 2020년 4분기를 제외하고는 매 3개월 단위로 약 15조원에서 19조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는데,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2~3배 이상의 이익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당기순이익 또한 영업이익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경영을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유사 업종인 ‘LG전자’나 ‘샤오미’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가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삼성전자가 애플만큼 경영을 잘했다고는 볼 수 없는데, 매출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이익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6) 애플과 삼성전자의 손익계산서 흐름의 유사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2019년 4분기의 예외적인 실적은 비교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하지만 실제 애플의 성과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는 2019년 4분기의 실적 또한 포함하는 것이 좋다. [그림] 삼성전자, 애플 이외 기업7)들의 손익현황
7) 샤오미 또한 애플과 마찬가지로 손익계산서가 외국 통화(CNY)로 산출되고 있으며, 비교의 편의를 위해서 원화로 환산하여 표현하였기 때문에 환산 시점에 따라 원화 금액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손익계산서의 비교는 업종별로... 세계 최고의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우사인 볼트’가 2009년도에 100m를 9.58초에 돌파해 세계신기록을 수립하였다. 육상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는 독자라면 이 정보만 가지고는 우사인 볼트가 얼마나 빠른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우사인 볼트’의 위대한 기록을 강조하기 위해서 마라톤 선수의 기록8)과 비교하면 어떨까? 그렇다고 해서 ‘우사인 볼트’의 기록과 마라톤 선수의 기록을 비교한다면 설득력이 높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2017년 김국영 선수가 세운 ‘10초 07’이 최고 기록인데, 100m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해보면 김국영 선수가 100m 결승선에 도달할 때에는 이미 우사인 볼트는 11m 더 앞선 111.7m를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동일 영역에서 결과를 비교해야 비로소 그 의미가 있는데, 손익계산서를 통해 기업의 성과를 비교하는 것 또한 이와 비슷하다. 기업들은 정말 다양하고 각각의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Business 영역이 다양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성과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동종업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8) 마라톤 선수는 42.195km를 2시간에 돌파한다고 가정하면 100m를 약 17~18초에 뛴다고 한다. [그림] 업종별 영업이익률 비교
‘ITㆍ서비스’업을 기준으로 보면 ‘전자ㆍ전기’업, 그리고 ‘항공’업과 비교해보면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9)인 것을 알 수 있다. 전자ㆍ전기업 그리고 항공업은 일정부분 제조 등의 영업활동이 포함되지만 IT 및 서비스 업종은 이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중 ‘네이버’의 성과가 눈에 띈다. 2017년부터 2019년의 3개년 동안 매출을 포함하여 영업이익까지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여 ‘카카오’의 경우에는 네이버와 유사하게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영업이익은 네이버에 미치지 못한 상태이다. 반면 ‘쿠팡’의 경우에는 매출의 성장세는 네이버 및 카카오에 비해 높지만 영업이익이 아니라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쿠팡’과 관련해서는 시장주도자의 입장에서 언젠가는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여 긍정적인 영업이익 효과를 기대10)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재무수치상 현재까지는 장사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전자ㆍ전기업의 경우에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듯이 ‘삼성전자’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이 독보적이다. 그에 비하여 나름 성과가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LG전자’의 경우에도 매출 및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구)대우전자였던 ‘위니아 대우’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행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나 LG전자를 제외하고는 전자ㆍ전기업에서 영업이익이 높은 기업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9)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전자ㆍ전기 업종 중에 상대적으로 성과가 높은 삼성전자 및 LG전자와 비교해서 그렇지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은 10%를 넘기가 어려운 게 일반적이긴 하다. 10) 추후에 서술하겠지만,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재무수치에만 의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재무수치가 기업의 성과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전부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쿠팡’에 대한 기업가치는 전문가마다 그 차이가 크다. 마지막으로 요즈음 핫이슈인 항공업은 과거부터 시장 자체가 녹록하지 않았음을 세 회사의 3개년 동안의 손익계산서를 보고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또한 2019년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및 제주항공이 전부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을 보면 2019년도의 항공업에 있어서 경영환경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제주항공을 제외하면 매출의 성장세에 있어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이 유사한데 이를 통해 시장 자체의 성장세가 둔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ITㆍ서비스’업과 ‘전자ㆍ전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자체가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렇듯 회사의 성과를 판단할 때는 손익계산서의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업종 및 기간별 비교를 통해서 다각적으로 판단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주 재무제표를 바라보고 분석해보는 것 말고는 지름길은 없을 것 같다. [그림] 삼성전자, 네이버 및 우리은행의 손익계산서
제품제조의 시대는 저물어간다 회계 공부를 위한 교재를 살펴보면 하나 같이 매출에서 시작하여 매출원가, 매출총이익 등으로 이어진다. 과거부터 기업은 물건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현황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제조가 필요 없는 금융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형태의 Business가 창출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업종들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통용되는 매출 및 매출원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아니라 영업수익 및 영업비용부터 손익계산서가 출발하기도 한다. 한 가지 더 살펴볼 점은 우리은행에서 영업이익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자수익은 삼성전자에서는 금융수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를 주업으로 하는 삼성전자에게 있어서 대여를 통해 받은 금융수익은 본업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금융업이 본업인 우리은행에게 있어서 이자수익은 본업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수익 또한 제조업에게 있어서는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거래 형태와는 무관하게 업종에 따라 해당 거래를 영업손익 또는 영업외손익으로 다르게 인식한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매출원가 비중이 판관비 비중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제조업일지라도 업종에 따라 그 비중이 다른 경우도 존재한다. 가령 Luxury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MCM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해보면 매출원가 대비 판관비의 비중이 55%로 39%인 매출원가의 비중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타 Luxury brand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MCM과 유사하다. Luxury Biz의 성격상 판매를 위한 매장 인테리어, 마케팅 등에 소요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그에 반하여 전통적인 제조에 강점을 띄고 있는 인테리어 회사인 한샘 등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매출원가의 비중이 판관비 비중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제품 품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Business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동일한 제조업일지라도 상세한 업종별 분류를 통해 기업 간 성과를 분석해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림] Luxury Brand 및 인테리어 제조업의 손익계산서
수익 - 비용 = 이익 if 수익 < 비용 → 손실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한 프로그램에서 유명한 돈까스 전문점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유명해졌지만 정작 그 동안 번 돈이 별로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 방송에 여러 번 회자되기도 했었다. 물론 해당 돈까스 전문점은 돈을 버는 것이 최우선이 아니기 때문에 즉, 삶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해당 운영 방식이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다. 장사를 잘했는지에 대한 관점은 매출 즉, 수익보다는 이익을 얼마나 창출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단 장사를 잘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동네 가게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주제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성과 비교는 경제신문에서도 단골로 등장하고 있는 화두인데, 최근 재무정보를 통해 삼성전자와 애플 중에 누가 더 장사를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 삼성전자와 애플5)의 분기별 손익현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