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호에서 살펴본 현금흐름은 크게 보면 영업활동, 투자활동 및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나뉘며 현금흐름표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는 해당 구분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미 이에 익숙하거나 더욱 더 깊게 현금흐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서 현금흐름이 어떻게 작성되는지를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또한 일부에서는 현금흐름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필자 생각으로는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및 현금흐름표를 따로 놓고 본다면 편중되는 정보만 보이기 때문에 3개의 재무제표를 함께 놓고 이해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금흐름표의 작성방법 : 유동성배열법
재무제표상 현금흐름표는 대부분 간접법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이 없을 수도 있지만, 회계를 공부하다 보면 현금흐름표를 작성하는 방법이 간접법과 직접법 두 가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직접법에 의해 작성된 현금흐름표는 말 그대로 현금주의에 따라 입금과 출금 내역을 작성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현금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직접 눈에 보이기 때문에 회계에 익숙하지 않은 정보이용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더 쉽고 유용하다. 다만, 발생주의가 아니라 현금주의에 기반을 두고 작성되었기 때문에 발생주의에 따라 작성된 재무상태표 및 손익계산서와 연계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정보이용자에게 직관적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금주의에 따라 장부를 재작성하여야 한다는 단점 때문에 실무에서는 발생주의에 따라 작성된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기반으로 한 간접법을 더 많이 활용한다. 즉, 간접법에 의해 작성된 현금흐름표는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하여 현금의 유출이 없는 비용을 더하고,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을 차감한 후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및 부채의 변동을 현금 유출입에 따라 기록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직접법에 따라 작성된 현금흐름표보다 덜 직관적이지만, 현금주의에 따라 장부를 재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림] 현금흐름표를 작성하는 방법 : 직접법 vs. 간접법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투자활동 및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작성 방법(직접법 또는 간접법)과 상관없이 현금주의 관점에서, 즉 직접법에 따라 작성된다. 그리고 회계를 이해하는 입장에서는 간접법과 직접법의 구분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직접법이든 간접법이든 현금흐름은 전부 영업활동, 투자활동 및 재무활동으로 분류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실무상 자주 활용되는 ‘간접법에 따른 현금흐름표’ 작성 방법을 상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살펴보기 by 간접법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구조는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과 영업활동과 연관성이 높은 기타 활동인 ‘이자수취/지급, 법인세 납부’ 등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는 발생주의에 따라 계산된 수익을 현금이 들어온 것으로 그리고 비용을 현금이 나간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에 따라 실제 수익과 비용의 인식과 현금 유입과 유출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조정하는데 조정하는 구조는 “조정 - 현금유출입이 없는 수익과 비용”과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으로 나뉠 수 있다. [그림]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구조

‘조정 – 현금 유/출입이 없는 수익/비용’의 의미
왜 비용의 증가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증가시킬까?
주석에서 자세히 표시된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 ‘조정 내역’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손익계산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익과 비용 항목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비용 항목은 현금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수익 항목은 현금을 감소1)시키는 방향으로 표시가 된다는 점이다. 우선 다음 삼성전자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자.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당기순이익에서 시작한다. 즉, 삼성전자는 2020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68조가 발생했고 현금이 그만큼 증가했다고 가정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68조 당기순이익에는 약 9.9조의 법인세비용2)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만큼 현금이 유출되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실제 법인세는 4.7조3) 가 납부되었으며, 9.9조의 법인세비용은 비용으로는 기록되었지만 현금이 유출되지 않았다. 1) 재무제표상 숫자 앞ㆍ뒤에 괄호가 있다는 의미는 음(-)의 효과라는 의미이다. 반대로 숫자 앞ㆍ뒤에 괄호가 없다는 의미는 양(+)의 효과라는 의미이다. 2) 손익계산서상 법인세비용 또는 ‘주석 27 (1) 조정 내역’상 법인세비용을 참조하자. 3) 현금흐름표상 “Ⅰ. 영업활동 현금흐름 5. 법인세납부액”을 참조하자. [그림] ‘조정 내역’상 ‘비용’의 의미 – 법인세비용을 기준으로(1)
따라서 실제 납부된 4.7조에 해당하는 법인세납부액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현금이 유출된 것으로 기록하고, 비용으로 기록하였지만 실제 현금이 유출되지 않은 9.9조의 법인세비용은 현금이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기록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조정 내역’상 ‘비용’의 의미 – 법인세비용을 기준으로(2)


왜 수익의 증가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감소시킬까?
동일한 방식으로 손익계산서상 기록된 유형자산처분이익이 ‘조정 내역’에서는 현금의 감소로 나타나는 이유를 살펴보자. 가령 장부가액이 \100인 유형자산이 \150에 처분되었다고 해보자. 이럴 경우 손익계산서상 유형자산처분이익은 처분가액과 장부가액의 차이인 \50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손익계산서에는 유형자산처분이익으로 발생한 \50은 당기순이익에 포함된다. 따라서 현금흐름표는 다른 조정이 없다면 유형자산처분과 관련하여 \50의 현금이 증가했다고 표현될 뿐이다. 하지만, 올바른 현금흐름 정보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현금흐름표는 간접법으로 작성하든, 직접법으로 작성하든,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직접법으로 기록한다고 했다. 즉, 유형자산처분은 투자활동에 해당되며, 투자활동 현금흐름에는 실제 유형자산을 처분하면서 유입된 현금 \150이 기록된다. 따라서 앞서 당기순이익이 포함되어 현금의 증가로 간주된 유형자산처분이익 \50은 더 이상 현금의 증가로 표시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조정 내역’에서는 ‘유형자산처분이익’은 현금 유입과 관계없는 수익으로 간주하여 현금 차감으로 표시된다. [그림] ‘조정 내역’상 ‘수익’의 의미 – 유형자산처분이익(1)
참고로 삼성전자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손익계산서에 기록된 유형자산처분이익과 유형자산처분손실은 ‘조정 내역’에서 각각 현금의 감소 및 증가로 표시하고,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 취득과 처분을 통해 유출 및 유입된 현금흐름이 표시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조정 내역’상 ‘수익’의 의미 – 유형자산처분이익(2)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정리해보면, 간접법에 따른 현금흐름표는 당기순이익을 그 시작점으로 한다. 즉,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에 차이가 없으면 수익이 바로 현금의 유입이고 비용이 바로 현금의 유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차이를 조정해야 하는데, 첫 번째가 바로 현금의 유출이 없는 비용과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이다. 모든 수익과 비용은 전부 당기순이익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현금의 유출이 없는 비용은 현금을 증가시키고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은 현금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의 차이를 조정한다는 의미이다. 다음 호에서는 이와 더불어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이 현금흐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와 함께 투자활동 및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작성하는 방법도 살펴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