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호에서 현금흐름표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현금흐름표만 보면 어떤 오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사례도 확인하면서, 현금흐름표뿐만 아니라 손익계산서 및 재무상태표도 함께 보면서 회사의 현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의 의미
왜 자산의 증가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감소시킬까?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의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뭔가 알쏭달쏭한 부분이 있다. 바로 전기 말 대비 당기 말에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등 자산의 증가가 오히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표시된다는 점이다.매출채권의 사례를 보더라도 매출이 증가하면 당연히 매출채권도 증가하기 마련인데, 현금흐름표상에는 전기 말 대비 당기 말에 증가된 매출채권만큼 현금이 감소된다고 표현된다. 이는 앞서 ‘현금유출입이 없는 수익과 비용’에서 이야기한 것과 동일하게 현금흐름표는 발생주의에 기반한 자료에서 현금주의와의 차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 이를 간단한 사례로 확인해보자. 우선, 20x1년 말에 200원의 매출채권이 있는 A회사가 있다고 해보자. 그리고 이 200원은 20x2년도에 회수되었다고 하자. 또한, 이 회사는 20x2년도에 1,000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그리고 20x2년도에는 1,000원의 매출 중에서 700원은 현금으로 회수하고 300원은 20x3년도에 대금을 회수하기로 했다고 하자. 즉, 20x2년도 말에는 매출채권이 300원이 남아 있다는 의미이다. [그림] 매출 및 매출채권 변동에 따른 간접법 현금흐름
해당 사례만 놓고 본다면 20x2년도에는 1,000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그리고 20x1년도 말 200원이었던 매출채권은 20x2년도 말에는 300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만약 현금흐름표가 ‘직접법’으로 작성되었다면 20x1년도의 매출채권 200원의 회수와 20x2년도의 매출 1,000원에서 회수된 700원의 합인 900원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회수되었다고 표기할 수 있다. 하지만 현금흐름표는 ‘간접법’으로 작성되며 또한 손익계산서 그대로 현금이 회수되었다는 가정으로 시작한다. 따라서 ① 매출 1,000원만큼 현금이 회수되었다고 가정한다. 다만, ② 20x1년도 말에 남아 있던 200원의 매출채권은 20x2년도에 회수되기 때문에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가산하고, ③ 20x2년도 말에 남아 있던 300원의 매출채권은 20x3년도에 회수될 예정이기 때문에 20x2년도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는 차감하기 된다. 이렇게 계산된 결과는 ‘직접법’으로 계산된 결과가 동일하다. 발생주의를 통해 작성된 재무정보를 바탕으로 현금주의에 해당하는 부분을 조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를 실제 간접법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서는 전기대비 당기의 순매출채권 증감으로 즉, ②와 ③을 합쳐서 표현하고 있다.재고자산 또한 매출채권과 동일하다. 다만, 재고자산은 그 성격상 원재료 매입, 제조경비 투입 등 과정이 복잡하여 헷갈릴 수 있지만, 재고자산의 증가는 결국 재고자산을 생산하기 위한 현금지출의 증가와 동일한 맥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고자산의 증가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왜 부채의 증가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증가시킬까?
하지만 부채의 변동은 자산의 변동과는 다른 방향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즉, 부채의 증가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증가시킨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매입채무 사례를 통해 간략하게 확인해보자. 20x1년도 말에 100원의 매입채무가 있는 A라는 회사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20x1년도 말에 남아 있는 매입채무는 20x2년도에 지급한다고 하자. 또한, 회사는 500원의 매입이 발생했는데, 이 중 300원만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0원은 20x3년도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면, 20x2년도 말에는 200원의 매입채무가 남아 있게 된다. [그림] 매입채무 및 매출원가 변동에 따른 간접법 현금흐름
그리고 사례를 간략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매입한 재고자산은 해당 회계기간에 전부 팔린다고 가정해보자. 즉, 500원으로 매입한 재고자산은 20x2년도에 전부 팔려 500원의 매출원가1)가 발생했다는 의미이다. 해당 사례만 놓고 본다면, 직접법에 의한다면 20x1년도의 매입채무 100원만큼 20x2년도에 지출되었고 20x2년도의 매입채무 중 300원이 지출되었기 때문에 총 400원의 현금유출이 발생되었다. 이를 간접법으로 표현하면, 우선 ① 당기 매출원가 500원만큼 현금이 감소하였다고 표현된다. 그리고 ② 20x1년도의 매입채무가 20x2년도에 지출되었기 때문에 100원만큼 추가 현금의 감소가 발생하였다. 다만, ③ 20x2년도에 발생한 500원의 매입 중 200원은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금액만큼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감소하지 않는, 즉 증가하는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실제 현금흐름표 사례를 가지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어떻게 볼지 확인해보자. 1) 일반적으로 당기 매입이 그대로 당기 매출원가와 동일하지는 않다. 이때에는 매출원가는 “기초 재고자산 + 당기 매입 – 기말 재고자산”에 따라 계산되며, 재고자산의 변동도 추가로 반영되어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다. 다만, 간략한 사례를 위해 당기 매입과 당기 매출원가를 동일하다고 가정하였다. [그림] 2020년 삼성전자의 사례 1
2020년 삼성전자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① 당기순이익이 그 시작임을 알 수 있다. 즉, 간접법 현금흐름표는 ‘발생주의’를 그 출발점으로 당기 수익 발생으로 현금이 유입되었고, 당기 비용 발생으로 현금이 유출되었다고 가정한다는 의미이다. ② 하지만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의 차이로 현금유출이 없는 비용은 현금유입으로 조정하고 현금유입이 없는 수익은 현금유출로 조정한다. 삼성전자의 “나. 조정”으로 표현된 항목이 그 예인데, 당기순이익이 26조원인데, “나. 조정”이 42조원으로 순현금유입이 추가되었다. 이는 생각보다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에 따른 차이가 크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감가상각비’의 영향이 크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③ 세 번째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 따른 차이 조정인데, 생각보다 그 규모가 크지는 않다. 그 이유는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규모의 변동이 크지 않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그림] 2020년 삼성전자의 사례 2
2020년 말 현재 삼성전자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전기 말 대비 당기 말 매출채권은 감소(2019년 35조원 → 2020년 30조원)하였으나, 재고자산은 증가(2019년 27조원 → 2020년 32조원)하였다. 매입채무도 증가(2019년 8.7조원 → 2020년 9.7조원)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영업활동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서 확인해보면 매출채권 감소에 따라 현금흐름은 증가하는 것으로 조정되고, 재고자산 증가에 따라 현금흐름이 감소하는 것으로, 마지막으로 매입채무 증가에 따라 현금흐름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자산 부채의 증감금액 그대로 현금이 증감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외화환산손익 및 재고자산평가손실 등 자산 부채의 변동에도 현금 유출입이 없는 손익조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조정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현금흐름표를 정확하게 작성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작성된 현금흐름표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필자가 소개하는 현금흐름표는 회계를 점점 더 공부하는 독자들로부터 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수익을 차감하고 비용을 가산하는지’, 그리고 ‘자산과 부채의 변동과 현금흐름이 왜 반대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있어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자세히 설명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투자 및 재무활동 현금흐름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비해 투자활동 현금흐름 및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대한 이해는 간단하다. 직접법 즉, 실제 현금의 유출입에 따라 그 내역을 기재하면 되기 때문이다. 유형자산을 취득한 경우, 실제 취득으로 현금이 지출된 금액이 그대로 투자활동 현금유출로 기록된다. 그리고 유형자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실제 처분으로 유입된 현금이 그대로 투자활동 현금유입으로 기록된다. 다만, 재무상태표상 자산이나 부채의 취득 또는 처분 금액이 현금흐름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때에는 현금흐름표의 주석사항에 기록된 ‘현금유출입이 없는 거래내역’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00원에 해당하는 유형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현금 60원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외상을 통해 미지급금 40원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투자활동 현금유출’은 60원이 발생하고 ‘현금유출입이 없는 거래내역’으로 ‘유형자산 취득관련 미지급거래’ 40원이 주석에 별도로 기재된다. [그림] 2020년 쿠팡 재무제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사용목적 자산취득이나 처분 또는 투자목적의 자산취득이나 처분과 관련된 현금흐름들이 기재되고,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차입이나 자본유입 등 자본조달을 위한 현금유입이나 배당, 차입금의 상환 등 기존에 조달된 자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현금유출 등이 기재된다.

‘현금흐름표 독해’는 이렇게...
일부 독자들은 ‘현금흐름표’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몰입한 나머지 마치 ‘현금흐름표’만 보면 모든 재무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현금흐름표’만을 기준으로 재무정보를 파악하면 불완전한 정보가 될 수 있는데, 2020년 쿠팡 재무제표를 통해 그 이유를 확인해보자. 2020년 쿠팡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활동에서 순현금유입이 발생하였다. 현금흐름표를 기준으로 보면 드디어 영업을 통해 현금이 유입되는 즉, 이익이 발생하는 환경으로 사업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쿠팡의 2020년 현금흐름 분석 1
하지만, 쿠팡의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보면 영업활동에서 현금유입이 발생하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손익계산서에서는 여전히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무상태표상 자본을 보면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완전자본잠식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림] 쿠팡의 2020년 현금흐름 분석 2
따라서 영업활동에서 현금유입이 발생한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주석에서 제시하고 있는 ‘영업활동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현금유출 없는 비용 가산’ 항목을 통해 당기순손실의 대부분이 회복되었다. 즉,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지만 그 대부분이 현금유출을 동반하지 않는 비용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그중에 50%가 감가상각비 때문인데,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유형자산의 취득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주목할 사실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인데, 특히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2019년 대비 2020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영업활동 현금이 증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쿠팡의 매출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에 관련된 매입채무 및 미지급금이 증가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의 증가는 미래의 현금지출을 수반하기 때문에 미래 현금흐름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20년도에 처음으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이 유입되었기 때문에 2021년도에도 그 영향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2020년도를 기준으로 보면 영업활동 순현금유입은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림] 쿠팡의 2020년 현금흐름 분석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