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기본적인 재무제표와 주요 계정과목에 대해서 상세하게 살펴보았다. 항상 회계에 대해서, 그리고 재무제표에 대해서 쉽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회계 초보자에게 그 동안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관심 있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라고 선뜻 권하기는 어렵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는 551쪽에 달하고 ‘연결감사보고서’는 133쪽에 달한다. 내용 또한 소설처럼 읽기 쉽게 적어 놓은 것도 아니며, 일부 재무정보이용자에게는 필요 없는 정보들도 많이 기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회사 홈페이지나 증권 앱 등에서 요약된 재무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굳이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를 보지 않더라도 손쉽게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 우선적으로 증권 앱에서 제공하는 재무정보 활용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재무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회계를 공부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에 하나는 회사의 재무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관련 회사와 신규 거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해당 거래처가 안정적인 회사인지를 알고 싶을 때도 있고, 관심이 가는 회사에 주식이나 채권을 투자할 때 투자할 만한 회사인지를 확인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다양한 곳에서 회사의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우선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소위 ‘DART’라고 부르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계감사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법인들은 감사받은 재무제표1)를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따라서 가장 많은 회사들의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1)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에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그림] 외부감사 대상 기준과 ‘전자공시시스템’ 화면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증권 사이트이다. 요즈음에는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의 재무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재무정보를 별도의 계산 없이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2)만의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회계 초보자에게는 적극적 활용을 추천해볼 만하다. 2) 전자공시시스템에서는 외부감사대상인 모든 회사의 재무정보를 공시하지만, 증권 사이트에는 이 중 유가증권이 거래되는 회사의 재무정보만 공시하기 때문에 제공되는 회사의 수에는 차이가 있다. [그림] ‘증권 App’에서 제공하고 있는 회사의 재무정보

외부감사 대상 기준 2021년 기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래 ①~④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고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해야 한다. ① 상장회사 또는 상장하려고 하는 회사 ②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 500억원 이상인 회사 ③ 직전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회사 ④ 아래 내역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는 회사 -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20억원 이상 - 직전 사업연도 말의 부채총액이 70억원 이상 - 직전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 직전 사업연도 말의 종업원이 100명 이상
두 번째로는 회사의 홈페이지에서도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회사 자체적으로 홈페이지에 재무정보를 공시하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회사가 재무정보를 전부 공시하는 것은 아니며, 회사에 유리한 정보 위주로만 공시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림] 회사 홈페이지상 ‘재무정보’


증권사 앱을 어떻게 활용할까?
증권사 앱을 통해서 생각 이상으로 회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재무정보 또한 증권사별로 다양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정말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재무정보 및 비재무정보 항목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권사가 제공하는 재무정보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우선 우리가 앞에서 지속적으로 공부하였던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및 현금흐름표에 대한 과거 수년간의 수치를 제공한다. 이에 대한 공부는 이미 앞서 진행했기 때문에 조금은 익숙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다른 유형으로는 ‘투자지표’, ‘가치지표’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재무지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앞에서 자주 다루지 않았지만 빠르게 회사의 재무정보를 이해하는 데 효율적이기 때문에 자주 활용되는 재무지표에 대해서는 그 의미와 산출방법, 그리고 한계에 대해서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음 호부터는 다양한 재무지표 중 공통적으로 자주 활용되는 PER, EPS, PBR, BPS, EV/EBITDA 위주로 자세하게 설명해보고자 한다. [그림] 증권사 앱에서 제공하고 있는 재무정보

재무제표와 주가와의 관계
재무제표에 관심 있어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주식투자이다. 실제 필자의 많은 지인들이 주식투자와 관련하여 다양한 질문을 하기도 하고 필자 또한 간간이 주식투자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재무제표만 완전히 숙달하면 주식투자에 성공할까?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주식투자를 통해 소위 대박이 난 회계사를 주위에서 보기는 쉽지 않다. 부끄럽지만 필자 또한 주식투자에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재무제표를 잘 아는 것이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하는데, 그 이유는 회사의 재무정보는 과거 결과를 보지만 주식에 투자할 때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과거 재무수치가 건강하다고 해서 회사의 미래가 밝을지 그렇지 않을지는 알 수 없다. 실제 2020년 초에 발생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문제로 많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응한 회사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재무정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사전에 회사의 리스크를 감지할 수 있는, 즉 근시일 내에 망할지도 모르는 회사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간혹 주위에서 투자한 회사가 상장폐지가 되어 주식이 휴지가 되었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필자는 투자를 하면서 한 번도 이런 경우를 겪지는 않았다. 투자한 회사의 재무정보를 적절히 활용하여 큰 리스크가 예상되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소한 보수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재무정보의 활용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회계 전문가들이 주식투자를 위한 회계정보 활용에 대해서 이 점을 강조하는 것 또한 필자와 유사한 생각에서일 것이다. 그리고 과거 재무정보의 트렌드를 통해 어느 정도 미래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기 때문에 재무정보는 과거 결과에 기반한 주식투자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재무제표 활용법을 통해 주식투자에 100%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에 필자 스스로 한계를 언급해 보았다.
회계활용 Tip. 증권 앱도 조심스럽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0년부터 ‘동학개미’ 운동 등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증권 앱의 서비스도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칼럼을 준비하면서 일부 증권 앱이 제공하는 재무정보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고 해당 증권사에 재무정보가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수정을 요청했지만, 자신들은 다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해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 어떤 이유로 어떻게 틀렸는지를 자세히 설명했지만 현재까지 문제에 대한 수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주식 등에 대한 관심이 재무정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지만 회계에 대한 저변 확대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림] 증권사 A와 증권사 B의 현금흐름 비교
동일 회사에 대한 증권사 A와 증권사 B의 현금흐름표이다. 영업 / 투자 / 재무활동 각각의 현금흐름은 동일한데, 그 합인 현금흐름(증권사 A)과 현금자산의 증가(증권사 B)의 값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실제 증권사 B의 현금자산의 증가는 연결감사보고서와 그 수치가 일치한다. 이에 대해 증권사 A는 타 사이트의 재무정보를 활용했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의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증권사 A와 B는 동일한 사이트에서 정보를 제공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