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재무지표를 읽어보자(2) _ 증권 앱(App) 활용 기초 : PER

많은 주식투자의 대가들이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한 회사의 재무제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회계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언 때문에 일부 주식투자자들은 재무정보를 알기만 하면 주가를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거라는 오해1)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말 그대로 오해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식투자에 회계지식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투자지표로 가장 자주 활용되는 ‘PER’을 통해 회계지식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와 재무정보의 올바른 활용법을 살펴보자. 1) 반대로 주식투자와 회계지식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주가와 재무정보와의 관계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대부분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서이다. 적정가격보다 저평가된, 즉 싼 주식에 투자하여 비싸게 팔아 이익을 얻기 위해서이다. 그에 반하여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방법은 투자자마다 제각각인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지구에 70억의 인구가 있다면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방법도 70억개 이상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방법이 다양한 이유는 현재의 주식가격을 미래와 연관하여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투자할 회사의 현재 재무상태뿐만 아니라 미래가치가 더해져서 주식가격이 형성되며, 회사의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은 신문 기사, 경제 현황, 내부자의 조언 및 재무정보 등 다양하다. 그리고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시기 또한 투자자마다 단기, 중기 및 장기 등 다양하다. 재무정보는 회사의 과거 경영성과에 대한 결과를 수치화할 뿐이다. 따라서 아무리 재무제표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할지라도 회사의 미래가치가 반영된 재무정보를 찾아볼 수 없다. 결국 투자자들은 회사의 미래가치는 저마다의 주관적인 방법으로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과거 경험치인 재무정보를 무시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재무정보는 회사의 미래가치를 추정하기 위한 충분조건은 될 수 없지만 필요조건에 해당한다. 주식투자를 위해 재무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이러한 한계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재무정보를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PER의 의미
지난 호에서 언급했듯이, 주식투자를 위해서 감사보고서를 일일이 살펴보지 않고도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가 증권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증권 앱인데, 고맙게도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등의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무지표를 제공하고 있어 여간 유용한 것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활용되고 있는 재무지표 중 하나인 PER에 대해서 알아보자. PER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이 EPS이다. EPS란 ‘Earning Per Share’의 약자로 ‘주당 순이익’을 의미하는데, 주식 1주당 1년 동안2) 얼마나 벌어들이고3)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EPS가 높다는 의미는 돈을 많이 벌고 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EPS가 높을수록 주식가격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2)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1 회계기간을 의미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을 1 회계기간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통상 ‘1년’을 1 회계기간으로 간주한다. 3) 여기서 ‘벌어들인다’는 의미는 직접적인 현금유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을 의미한다. [그림] EPS의 계산 공식
이에 반하여 PER은 ‘Price Earning Ratio’의 약자로 ‘주가수익비율’이라고도 한다. PER은 1주당 주식가격을 1주당 순이익인 EPS로 나누어 계산하는데, 현재의 주식가격이 회사가 1주당 벌어들여야 하는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림] PER의 계산 공식
가령, 회사의 현재 1주당 주식가격이 10,000원이고 직전 사업연도의 EPS가 1,000원이라고 한다면, PER은 10배로 계산된다. 즉, 회사는 매년 1주당 1,000원을 버는데 주식가격은 10배에 해당하는 10,000원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PER을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주식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향후 10년이 지나야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PER이 높으면 해당 주식가격이 고평가되어 있다고 이야기하고, PER이 낮으면 해당 주식가격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PER은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도 계산될 수 있는데, 당기순이익은 객관적인 수치인데 반하여 시가총액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반영된 주관적인 수치이다. 따라서 PER만을 보고 해당 주식이 고평가 또는 저평가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투자자들의 주관적인 평가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림] 주요 회사별 PER 현황 – 삼성전자 vs. LG전자 vs. 애플
2021년 3월 기준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및 애플의 PER을 비교해보면, 애플의 PER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삼성전자, LG전자 순이다. PER만 본다면 애플이 고평가되었고 상대적으로 LG전자가 저평가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저마다의 적정 PER을 기준으로 애플, 삼성전자 및 LG전자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주식 매수와 매도가 다양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PER은 현재의 주식가격이 고평가 또는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PER 하나만을 가지고 주식가격이 왜 그렇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기는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PER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PER 활용 시 주의사항
영업이익이 당기순이익보다 중요할 때도 있다
회사의 성과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되는 이익을 ‘영업이익’으로 볼 것이냐 또는 ‘당기순이익’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회사의 본연적인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영업이익’을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회사의 모든 활동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손익이 포함된 ‘당기순이익’이 성과측정의 핵심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이익’은 ‘당기순이익’에 비해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당기순이익’에는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4)이 포함되는데,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은 비경상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영업이익에 비해서 당기순이익의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PER을 계산할 때 활용되는 재무정보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당기순이익’이다. 따라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PER의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만일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의 PER 변동이 극심할 경우, 영업이익이 아닌 영업외손익에서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는지를 살펴보고, 주식의 적정가치에 반영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 손익계산서상에서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은 기타수익 및 금융수익, 기타비용 및 금융비용과 지분법손익으로 세분화된다. [그림] LG전자의 3개년 PER Trend5)
LG전자의 2018년, 2019년 및 2020년의 PER Trend를 살펴보면, 2019년도에 급격한 변동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LG전자의 3개년 영업이익의 변동은 크지 않았지만, 2019년도에 LG전자는 1조원에 달하는 지분법손실6)이 발생했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하지만 PER을 당기순이익이 아니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PER의 변동 또한 영업이익과 유사하게 급격하지 않게 계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5) 참고로, LG전자의 2018년, 2019년 및 2020년 말 종가는 각각 62,300원, 72,100원 및 135,000원이었다. 6) 2019년도에 LG디스플레이는 3조원에 달하는 유형자산손상차손을 인식하였고, 관계회사로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LG전자의 영업외손익에도 그 효과가 반영되었다.

현재가 아니라 연속적인 Trend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2019년도 말에 LG전자의 PER을 본다면 투자자는 어떤 느낌이 될까? 416.75배라는 PER을 보면서 LG전자의 주식가격이 상당히 고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9년도 영업이익은 다른 연도와 비교하여 큰 차이는 없었지만, LG전자의 관계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손실 때문에 지분법평가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여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따라서 추정해보면 주식투자자들은 LG전자의 향후 영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여 주가변동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회계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다년간의 PER과 비교해보면서 2019년도에 계산된 LG전자의 PER이 조금 이상하다는 점을 알게 되고, 그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봤을 것이다. 그리고 2019년도에는 예외사항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정을 통해 LG전자의 현황을 다시 점검했을 것이다. 결국 PER 등의 재무지표는 다년간의 흐름을 살펴봐야 보다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림] 2019년 LG전자의 당기순이익이 급격히 감소한 이유

PER은 절댓값이 아니라 ‘상댓값’이다
이외에도 PER 수치와 관련하여 주의할 사항은 또 있다. PER의 결과치는 절댓값이 아니라 ‘상댓값’이라는 점이다.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그리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대표하는 카카오의 PER을 비교해보자. 전반적으로 카카오의 PER이 가장 높고, 현대차와 삼성전자 순이다. 그렇다면 PER이 가장 높은 카카오 주식이 고평가된 것으로 봐야 할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항이 업종별로 주식에 대한 기대치가 각각 다르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카카오와 같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해당하는 회사들은 아직도 성장 초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재무정보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더 많은 가치를 둔다. 따라서 주식가격은 재무정보 대비 높게7)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에 따라 PER도 평균적으로 높게 형성된다. 그에 반하여 반도체 및 자동차 산업의 경우에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PER 수치는 현재의 재무정보와 연관성이 더 높게8) 나타난다.즉, PER 수치를 절댓값으로 보기보다는 해당 업종의 PER 및 경쟁사의 PER과 비교하여 투자대상 주식이 고평가되었는지 또는 저평가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7) PER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미래의 EPS는 현재의 EPS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크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8) PER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미래의 EPS 또한 현재의 EPS와 유사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림] 업종별 PER9) 비교 - 현대차, 삼성전자, 카카오
9) 업종별 PER 등의 재무지표는 ‘한국증권거래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PER이 낮다는 의미는 두 가지이다
주식투자자들이 PER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PER이 낮을수록 주식가격이 정상가격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PER이 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식가격이 정상가격보다 낮게 형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든 산업 등에서 PER이 낮게 형성된 회사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회사들의 PER이 낮은 이유는 정상가격보다 저평가되었다기보다는 오히려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 주식가격이 낮게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PER이 무의미한 투자도 있다
마지막으로, PER을 통해 주식가격을 측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경우도 존재한다. PER이 무한대 가까이 오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측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림] 주요 회사별 PER 현황 - 테슬라 vs. 쿠팡
2021년 3월 기준으로 테슬라의 PER은 721배인데, 테슬라의 현재 주식가격은 현재 테슬라가 벌고 있는 이익의 721배라는 의미이다. 단순 계산을 해봐도 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721년 동안 동일한 이익이 발생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문제는 2020년도에는 테슬라의 PER은 1,000배가 넘은 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테슬라 주식은 단순히 현재의 이익보다는 향후에 폭발적인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테슬라’라는 회사의 현재 재무성과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며 향후 무한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주식에 투자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에 반하여 쿠팡의 PER은 수치화될 수가 없다. 2021년 3월에도 쿠팡은 여전히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쿠팡은 창사 이래 한 번도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초에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였으며, 주식가격 역시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쿠팡 주식을 구매한 투자자 또한 쿠팡의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PER의 활용법
PER은 한눈에 회사의 재무성과와 주식가격과의 관계를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지표이긴 하다. 하지만 PER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회계지식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식투자에 한정하여 이야기하자면, PER을 계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주식가격은 지극히 주관적인 수치이기 때문에 PER 하나만을 가지고 주식투자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만의 투자 방법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기를, 그리고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이번 분석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호에서는 또 다른 재무지표를 집중분석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