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꽤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관점에서 재무제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왔다. 감사보고서가 어떤 의미인지, 주요 계정과목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리고 다양한 재무지표와 재무지표를 어떻게 볼 것인지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마무리로 실제 재무제표를 가지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생각보다 재무제표가 친절하지 않기 때문에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자주 보는 수밖에 없다. 자, 그럼 재무제표를 한번 읽어보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친해지기
기업의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금감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전자공시시스템’에는 감사보고서나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공시의무가 있는 다양한 공시서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전자공시시스템’을 PC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그 편리함이 가중되었다. [그림] 전자공시시스템 화면 : PC & 모바일
‘전자공시시스템’ 화면에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기공시’ 항목이나 ‘외부감사관련’ 항목1)을 찾아보면 된다. 그리고 ‘정기공시’ 항목 중에서는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분기보고서를 확인하면 재무제표를 확인할 수 있고, ‘외부감사관련’ 항목 중에서는 감사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를 확인하면 재무제표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KOSPI나 KOSDAQ에 상장된 회사는 매년 사업보고서를 작성할 의무2)가 있다. 그리고 일정기준을 넘어서게 되면 매반기 또는 매분기별 사업보고서를 작성할 의무가 있는데, 해당 보고서를 반기보고서 및 분기보고서라고 한다. 그리고 사업보고서, 반기 및 분기보고서에는 감사보고서와 연결감사보고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보고서를 작성하는 회사에 대해서 ‘외부감사관련’ 항목을 조회하면 ‘감사보고서’나 ‘연결감사보고서’가 조회되지 않는다. 또한, 사업보고서를 작성할 의무가 없는 기업의 경우에도 외부감사 대상3)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공시할 의무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외부감사관련’ 항목에서 감사보고서 또는 연결감사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회사를 조회하다 보면 ‘연결감사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동시에 조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연결감사보고서’를 우선순위로 조회해야 한다. ‘감사보고서’는 해당 회사 자체만의 재무제표만 보여주지만, ‘연결감사보고서’는 해당 회사와 해당 회사가 지배하고 있는 종속회사의 재무정보도 포함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그 회사의 실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회하고 싶은 회사가 종속회사가 없는 경우에는 ‘연결감사보고서’가 아니라 ‘감사보고서’만 조회된다. 1) ‘공시통합검색’에는 그 외에도 ‘주요상황보고’, ‘발행공시’ 등 다양한 공시항목을 찾아볼 수 있는데, 우선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자. 2) ‘사업보고서’가 포함된 정기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은 아래와 같다. - 주권상장법인 - 주권 외의 지분증권, 무보증사채권, 전환사채권ㆍ신주인수권부사채권, 이익참가부사채권 또는 교환사채권, 신주인수권이 표시된 것, 증권예탁증권, 파생결합증권을 증권시장에 상장한 발행인 - 주권 및 주권 외의 상기 증권을 모집 또는 매출한 적이 있는 발행인(상장이 폐지된 발행인 포함) - 외부감사대상 법인으로서 증권(주권 및 상기 증권)별로 그 증권의 소유자 수가 500인 이상인 발행 인정 3)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직전사업연도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아래 4개 요건 중 2개 항목 이상에 해당되면 외부감사대상이 된다. ① 자산 120억원 이상 ② 부채 70억원 이상 ③ 매출액 100억원 이상 ④ 종업원 수 100명 이상 ⑤ 사원수 50인 이상 [그림]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방법


‘연결감사보고서’를 조회해 보자 – 쿠팡
우선 2021년도에 가장 ‘핫’했던 회사 중 하나인 ‘쿠팡’의 재무제표를 조회해보자. ‘쿠팡’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KOSPI나 KOSDAQ에 상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보고서를 작성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쿠팡’의 재무제표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통합공시항목’ 중에 ‘외부감사관련’을 조회하여 연결감사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조회를 해보면 ‘쿠팡’은 종속회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연결감사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전부 조회된다. [그림] 공시항목 중 ‘외부감사관련’상 조회 시
조회된 쿠팡의 연결감사보고서를 확인해보면, 문서목차에는 ① 감사보고서, ② 독립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 ③ (첨부) 연결재무제표 & 주석 및 ④ 외부감사 실사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처음에 보이는 ‘① 감사보고서’는 감사보고서 표지를 의미한다. 감사보고서 표지를 통해서 해당 감사보고서가 연결기준4)으로 작성되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으며,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회계연도 및 회사의 설립5)연도를 추측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해당 감사보고서의 외부감사인6)이 누구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4) 제목에 ‘쿠팡 주식회사와 그 종속회사’라고 쓰여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해당 감사보고서가 연결기준으로 작성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5) ‘제8기 2020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라고 기재된 내용을 통해 감사보고서상 숫자는 2020년 수치가 작성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8기’라고 기재된 내용을 통해 2020년 기준으로 8년 전에 설립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6) ‘삼일회계법인’이 기재된 것으로 보아, 2020년의 외부감사인은 ‘삼일회계법인’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감사보고서의 구성
두 번째 구성인 ‘독립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7)’는 주석을 포함한 쿠팡의 재무제표 수치가 믿을 만한지, 그리고 특히 주의할 사항은 없는지에 대해 감사인의 의견을 기술하고 있다. 감사인이 적정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해당 재무제표 수치는 믿기 어렵기 때문에 항상 감사의견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7) ‘감사의견’에 대해서는 2020년 1월에 게재한 ‘감사의견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자세하게 기술하였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세 번째 구성은 ‘연결재무제표’와 ‘주석’이다. ‘연결재무제표’라면 흔히 연결재무상태표, 연결포괄손익계산서, 연결자본변동표 및 연결현금흐름표인데, 재무제표 읽기의 핵심적인 사항이고 현재까지 이야기했던 대부분의 주제이니 여기서는 더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주석’에 대해서는 조금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 감사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할애하는 부분이 ‘주석’사항인데 쉽지 않은 문장으로 쓰여 있어 다가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쿠팡의 재무제표를 다운로드받아보면 총 73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석에 해당하는 부분이 12페이지에서 71페이지까지로, 감사보고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석의 처음은 대부분 ‘1. 일반사항’이 기술되어 있는데, 해당 사항을 통해 회사의 설립일자, 주요 주주 및 지배-종속관계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측면에서 가능한 한 자세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림] ‘쿠팡’의 주석 중 ‘1. 일반사항’
그 다음으로는 ‘2. 중요한 회계정책’ 및 ‘3. 중요한 회계추정 및 가정’이 기술되어 있는데, 주석의 상당한 부분을 할애8)하고 있다. 실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다양한 회계기준이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감사 목적으로 중소기업 등을 위해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는 ‘일반회계기준, K-GGAP’과 다양한 국가 및 회사와 비교목적을 위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K-IFRS’이 존재한다. 따라서 해당 재무제표가 어떤 기준으로 작성되고 재무제표가 수치로 표현되기 위해서 어떤 가정들이 포함되어 있는 지를 기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목적으로 ‘2. 중요한 회계정책’ 및 ‘3. 중요한 회계추정 및 가정’으로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 읽기 초보자는 해당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 무방하다. 이 부분만 넘어가기만 해도 재무제표 읽기는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재무제표 읽기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부터는 실제 재무제표상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및 ‘현금흐름표’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다양한 재무정보를 표현하기 위해 주석정보가 활용된다. 예를 들어, ‘쿠팡’의 ‘현금및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자산’의 사용 제한 여부는 연결재무상태표가 아닌 주석 6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연결재무상태표상 계정과목 옆의 주석항목을 통해 별도 기재사항이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8) 다운받은 쿠팡의 감사보고서에서 13페이지부터 34페이지까지로 구성되어 있으니 무시 못 할 양이다. [그림] ‘쿠팡’의 금융상품의 사용제한 현황
마지막인 네 번째 구성은 ‘외부감사 실시내용’이 기술되어 있는데, 실제 감사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진행했는지를 알 수 있다. 다만, 재무제표를 읽는 것과는 연관이 높지 않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도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사업보고서’를 조회해 보자 - 삼성전자
이번에는 ‘사업보고서’를 한번 찾아보기 위해 삼성전자의 ‘정기공시’를 선택하고 조회해보면, 사업보고서, 반기 및 분기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공시항목 중 ‘정기공시’상 조회 시
연간 사업현황을 알 수 있는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감사보고서’에 비해 다양한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업보고서’는 주식투자자 등 재무정보를 이용하는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설명이 ‘감사보고서’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개요, 사업의 내용, 재무에 관한 사항 등 그 내용이 상당히 폭넓고 분량 또한 많다. 그중에 “Ⅲ. 재무에 관한 사항”에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와 관련된 사항이 별도로 표시되어 있는데, 따라서 삼성전자는 ‘외부감사관련’ 항목을 조회하지 않고도 재무제표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사업보고서의 내용 또한 회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므로 필요에 따라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재무제표에 관련된 사항만을 보고 싶다면 “Ⅲ. 재무에 관한 사항”만 읽어도 충분하다. [그림]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 세부내역


‘제표부터 읽고 봅시다’를 마무리하며
2여년에 걸쳐 재무제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갔던 것 같다. 때로는 초보자를 위한 설명에 중점을 두기도 했지만, 때로는 회계에 대한 이해가 있는 분들을 위한 설명을 하는 등 ‘콘셉트가 조금은 난해하지 않은가?’라는 아쉬움이 살짝 남기도 한다. 해당 칼럼을 통해 많은 분들이 회계에 대해 조금은 쉽게 다가가고 실제 재무제표 읽기에 친숙하기를 바라며 기획했는데 해당 기획의도가 잘 전달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