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관리회계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인 원가의 의미와 원가의 종류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관리회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원가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기존에 배운 재무회계 지식1)만으로는 폭넓은 관리회계를 이해하기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얼마나 팔아야 손해가 나지 않는지, 그리고 이익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수준까지 팔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먼저 될 듯하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CVP 분석’과 ‘손익분기점’, 그리고 ‘공헌이익’이라는 개념부터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관리회계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1) 재무회계를 깊게 공부한 독자들조차도 관리회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개념인 ‘변동원가’와 ‘고정원가’ 개념을 접해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관리회계와 재무회계에서 다루는 회계적 분야는 상당히 다르다.
사업에는 다양한 고민들이 발생한다?!
실제 장사나 사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업을 계획했던 초기에는 의욕이 충만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이 정말 이익이 나고 있는지 아니면 손해가 나는 건 아닌지 궁금할 때도 종종 있다. 또한, 경제 위기 등으로 사업이 휘청거릴 때나 더 큰 성장을 원할 때에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혹은 이익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등... 사업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하루도 편하게 잘 수 있는 날이 없다는 사실에 다들 공감하게 된다. [그림] 사업을 준비하거나 실제 사업을 운영할 때 발생하는 다양한 고민들
•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얼마나 팔아야 할까? • 판매가격을 변경하면 이익은 어떻게 변할까? • 한 달에 xxx만큼 벌었으면 좋겠는데, 그럼 얼마나 팔면 될까? •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 원가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절감해야 할까?
다양한 고민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데,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계적인 분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사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사업의 수익과 비용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면 미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데, 사업을 하는 입장이라면 제품원가뿐만 아니라 판매관리원가를 포함한 총원가를 기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사업전략을 수행하기 전에 미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의 손익을 예측할 필요도 있는데, 이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회계적인 기법이 바로 ‘원가-조업도-이익’의 관계를 분석하는 CVP 분석(Cost Volume Profit analysis)이다. 이 중에 조금 낯선 용어인 ‘조업도’는 ‘(생산)판매량’이라고 보면 되며, 따라서 CVP 분석이란 제품의 원가(Cost), 판매량(Volume)과 이익(Profit)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Cost – Volume – Profit analysis
일반적으로 이익은 매출에서 총원가 즉, 제조원가와 판매관리원가2)를 차감하여 계산된다. 하지만 앞으로 논의할 CVP 분석을 위해서는 총원가를 ‘제조’와 ‘판매관리’라는 기능보다는 판매량에 따라 변동하는 변동원가와 판매량과는 상관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고정원가로 분류하여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익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매출에서 변동제조원가와 변동판매관리원가를 포함한 변동원가를 차감하고 고정제조원가와 고정판매관리원가를 차감한 고정원가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출과 변동원가는 판매량에 비례하여 변동하기 때문에 단위당 판매가격과 단위당 변동원가를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2)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영업외손익’ 및 ‘법인세비용’도 포함되어야 하지만, 관리회계 관점에서는 해당 비용도 판매관리원가에 포함된다고 간주하기도 한다. [그림] CVP 분석을 위한 기본 계산식
CVP 분석을 위한 기본 계산식을 이해했다면 손익분기점부터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얼마나 팔아야 손실이 나지 않을까?
사업을 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 중에 하나가 바로 ‘본전’이다. ‘본전’이란 다른 말로 최소한 손실이 나지 않는 수준을 의미인데, 이를 회계적인 용어로 풀어보면 손익분기점(BEP, Break-Even Point)이라고도 한다. 즉, 수익과 (총)원가가 같아서 이익이 0이 되는 판매량 또는 매출액을 손익분기점이라고 한다. [그림] 손익분기점 계산식
예를 들어, 태윤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당 판매가격이 3,000원3)이고 변동원가는 원두만 포함되며, 아메리카노 한 잔당 1,000원이 들어간다고 하자. 그리고 고정원가로는 월 임차료가 1,000,000원이 발생하고, 바리스타 인건비로 750,000원, 기타 고정원가로 150,000원이 발생한다고 해보자. 이때, 태윤이는 아메리카노를 최소한 얼마나 팔아야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까? 3) 부가가치세는 별도라고 하자. 따라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당 가격은 3,000원이 아니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3,300원이다. [그림] 카페의 손익분기 판매량손익분기점
손익분기점 판매량이란 수익과 (총)원가가 동일해지는 판매량을 의미하는데, 아메리카노를 팔면 한 잔당 3,000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또한, 아메리카노 판매수량에 비례하여 한 잔당 1,000원의 변동원가가 발생하므로 아메리카 판매수량에 비례하여 한 잔당 2,000원의 순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원가가 바로 고정원가인데, 아메리카노를 한 잔도 못 팔지라도 매월 1,900,000원의 임차료, 인건비 등은 지속적으로 동일하게 발생된다. 따라서 매월 1,900,000원의 고정원가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최소 판매수량은 한 잔당 2,000원의 아메리카노 순이익으로 나누어 구할 수 있는데, 계산해보면 950잔이 된다. 즉, 최소한 아메리카노 950잔을 판매해야 2,850,000원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이를 통해 950,000원의 변동원가와 1,900,000원의 고정원가를 보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제품 구성이 다양해도 활용 가능할까?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카페만 보더라도 다양한 메뉴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손익분기점을 계산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가령 태윤이네 카페에서 부가세를 제외한 판매가 3,000원의 아메리카노뿐만 아니라 3,500원에 해당하는 카페라떼도 판매하고 있다고 하자. 그리고 변동원가인 원두는 동일하게 한 잔당 1,000원이 발생하며, 카페라떼의 경우 한 잔당 200원의 우유가 추가된다고 하자. 또한, 앞선 사례처럼 매월 총 1,900,000원의 총고정원가가 발생한다고 할 때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즉 손익분기점은 얼마여야 할까? [그림] 카페의 손익분기점 판매량 2
앞선 방식처럼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의 판매량을 각각 구하는 방식으로 손익분기점 판매량을 구할 수도 있지만,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가 많아지면 만만치 않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변동원가율을 통한 손익분기점 매출액을 구하는 것이다. 사례를 기준으로 아메리카노 판매량과 카페라떼의 판매량을 2대 1로 예상한다면, 카페라떼 한 잔을 팔 때 아메리카노를 두 잔 팔게 되므로 매출은 각각 3,500원과 6,000원으로 총 9,500원의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변동원가는 카페라떼가 1,200원이 발생하고 아메리카노는 두 잔이므로 2,000원이 발생하여 총변동원가는 3,200원이 된다. 따라서 변동원가율은 3,200원을 9,500원으로 나눈 약 33.7%에 해당하게 되고, 총고정원가는 1,900,000원으로 손익분기점 매출액은 2,850,000원이 된다. 또한, 수량으로 환산하면 600잔의 아메리카노와 300잔의 카페라떼를 판매해야 한다. [그림] 카페의 손익분기점 매출액
변동원가율을 활용한 손익분기점 매출액은 제품군이 다양할 때 활용 가능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앞서 가정한 것처럼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의 판매비중4)을 2대 1로 가정했는데, 여러 제품군에 대한 다양한 판매비중을 가정하여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4) 실무상으로 제품믹스(Product Mix)라고도 한다.


그 이름부터 낯선 그 개념, ‘공헌이익’!?
관리회계에서 ‘손익분기점’과 함께 기억해야 할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이다. ‘공헌이익’이란 용어 자체가 낯설어서 친근해지지 않겠지만,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활용된다. 그리고 앞서 배운 ‘손익분기점’에서도 이미 ‘공헌이익’ 개념을 배웠었다. 표현하지만 않았을 뿐이지... 사전적 의미로 ‘단위당 공헌이익’이란 한 단위의 제품을 추가로 판매하는 경우에 추가되는 이익을 의미한다. 앞서 손익분기점 판매량을 계산할 때, ‘총고정원가’를 ‘단위당 판매가격’에서 ‘단위당 변동원가’를 차감한 내역으로 나눴었는데, 바로 ‘단위당 판매가격’에서 ‘단위당 변동원가’를 차감한 내역이 ‘단위당 공헌이익’을 의미한다. 그리고 다양한 제품군을 기준으로는 ‘공헌이익률’이 활용되는데, 공헌이익률은 1에서 변동원가율을 차감하여 계산된다. [그림] 손익분기점 계산식상 ‘단위당 공헌이익’ 및 ‘공헌이익률’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공헌이익만큼 번다?
공헌이익은 사업과 관련된 의사결정 시에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주 활용된다. 예를 들어, 앞선 사례에서 아메리카노만 파는 태윤이네 카페에서 손익분기판매량인 950잔 이상을 판매했다고 해보자. 이때 근처 회사에서 워크숍용으로 필요한 대량의 커피를 주문할 테니 가격할인을 요구했다고 해보자. 이때 태윤이는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얼마까지 할인해줄 수 있을까? [그림] 공헌이익을 통한 판매가격 결정
태윤이네 카페가 이미 손익분기점판매량인 950잔을 넘겼다면, 앞으로 더 이상 고정원가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즉, 손익분기점을 넘었다는 말은 고정원가를 보전할 수 있을 만큼의 이익이 발생했다는 의미인데, 손익분기점 판매량 이후부터는 아메리카노를 팔수록 한 잔당 공헌이익인 2,000원으로 판매량에 비례하여 순이익이 쌓이게 된다. [그림] 판매량 변화에 따른 공헌이익, 고정원가, 총이익의 변화
따라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에서는 단위당 공헌이익이 ‘0’을 넘긴 경우에는 가격을 조정하여 판매해도 순이익이 발생하므로 태윤이는 단위당 판매가격을 기존 3,000원에서 1,000원까지 인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특별 주문에 따른 판매가격 인하가 추후 카페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판매량 증가에 따른 인건비 등 추가적인 고정원가가 발생하지 않는지 여부를 별도로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공헌이익’은 가격 변동의 의사결정 등에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개념이므로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