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수립 시 주의할 사항들(2) _ 생산계획부터 비용계획 수립까지

목 차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Plan(계획) – Do(실행) – See(분석)”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즉, 계획 또는 목표를 수립하고 이에 맞게 사업을 실행하며 그 결과, 즉 계획 대비 실행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분석 결과에 맞춰 다시 향후 계획 또는 목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1년 조금 넘게 기획한 관리회계에 대한 칼럼 또한 이에 맞춰서 작성하려고 했으며, 그 마지막인 비용계획 수립을 끝으로 관리회계 기초와 관련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생산계획의 시작은 재고정책부터
판매계획이 확정1)되면 비로소 생산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런데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생산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재고정책을 먼저 고려해야 하며, 재고정책을 기반으로 생산 수량을 확정해야 원재료 등의 구매계획, 설비투자계획 및 인건비 등 기타 경비에 대한 계획을 상세하게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을 생산했다고 해서 제품이 바로 팔리지는 않는다. 생산된 제품은 팔리기 전까지는 ‘재고자산’이라는 자산으로 기록되었다가 제품이 팔릴 때 ‘매출원가’2)라는 비용으로 기록되는데, 제품의 생산 시점과 판매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20x2년에 90개의 제품을 생산했다고 해보자. 그리고 20x2년에 80개의 제품이 판매되었다고 해도, 판매된 80개의 제품이 전부 20x2년에 생산된 제품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만약 20x1년 말에 팔지 않고 남아 있는 제품이 10개가 존재한다면, 20x2년에 판매된 80개 중에 70개는 20x2년에 생산된 제품이지만 나머지 10개는 20x1년에 생산된 제품일 가능성이 높기3) 때문이다. 1) 물론 종합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이전에 확정된 판매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 그리고 판매계획이 수정되면 생산계획도 그에 맞게 다시 수정되어야 한다. 2) 제품 생산에 투입된 원가는 ‘제조원가’라고 하는 데, ‘매출원가’와는 차이가 있다. 3) 재고자산의 흐름 중 선입선출법(FIFO)으로 가정한 경우를 의미한다. [그림] 재고자산의 흐름 : 생산 vs. 판매
이처럼 판매계획을 수립했다고 해서 예상 판매수량을 그대로 생산수량으로 확정할 수는 없으며, 회사의 재고현황을 고려하여 생산수량을 계획해야 한다. 재고현황 또한 회사의 재고 정책을 기준으로 관리되어야 하는데, 재고자산을 과다하게 보유하면 보관비용이나 유지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할 수도 있으며 재고자산을 부족하게 보유하면 판매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고자산의 보관 및 유지비용에 이슈가 판매기회 상실에 대한 이슈보다 크다면 재고를 적게 가져가는 방식으로 재고정책을 유지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재고를 가져가는 방식의 재고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구매계획 및 제조경비계획도 면밀하게…
판매계획과 재고정책을 기반으로 생산량계획이 확정되면 원재료 구매계획과 제조경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원재료 구매계획은 제품생산과 유사하게 기말 원재료 수준을 기준으로 구매계획을 수립한다. 리고 제조경비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제조경비를 변동비와 고정비로 구분해야 하며, 고정비는 다년간 활용 목적으로 지출되는 설비투자계획과 1년 단위 등으로 지출되는 인건비계획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변동비의 경우에는 생산량에 맞추어 지출계획을 수립하면 되지만, 설비투자에 대한 계획은 다년간 활용을 목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별도의 투자의사결정을 통해 수익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 인건비계획 또한 연간기준으로는 고정비의 성격에 해당되므로, 즉 생산량 변동에 따라 손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없으므로 인력 충원 및 감원 등에 대한 계획 또한 신중해야 한다. [그림] 카페 사업상 비용의 변동비 / 고정비 분류 예시4)
4)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는 항목별 차이는 많지 않다. 해당 항목이 제조활동에 사용되면 제조원가로 분류되고 판매활동이나 사업 전반에 걸친 관리활동에 사용되면 판매관리비로 분류된다.

제품 종류가 많으면 대표제품군으로…
생산계획을 세울 때도 앞서 판매계획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개별 제품별로 생산계획을 세울 수도 있지만, 효율성과 판매계획과의 연계성을 위해 판매계획에서 설정한 ‘대표제품’군을 기준으로 생산계획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계획 대비 실적을 분석할 때에도 실적을 대표제품군으로 그룹화하여 예실분석5)을 진행하기도 한다. 5) 예산과 실적의 차이분석에 대한 줄임말이다.
판매관리비뿐만 아니라 제조경비도 비용이다!
비용계획의 수립은 앞서 제조경비계획과 유사하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비용에는 제조경비와 판매관리비가 전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제조경비와 판매관리비는 사용목적에 따라 기능(Function)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 원천인 성격(Nature)에는 차이가 없다. 가령 인력을 고용하여 지급하는 월급은 급여라는 성격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해당 인력이 제조활동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제조경비로 분류되지만, 판매활동 또는 관리활동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판매관리비로 분류된다.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비 또한 해당 건물이 제조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장 건물이라면 제조경비로 분류되지만, 판매활동 또는 관리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무 건물이라면 판매관리비로 분류된다. 이처럼 제조경비 또는 판매관리비는 그 사용 원천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비용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용계획에는 판매관리비에 대한 계획뿐만 아니라 제조경비계획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비용계획 수립 시, 고려할 사항들
비용계획을 수립할 때는 다양한 항목들을 고려해야 한다. 비용계획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비용 하나하나마다 그 성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비용 유형별로 얼마나 자세하게 비용계획을 수립할지 고민해야 한다. 가령 해외매출 비중이 높고 물류비의 비중이 높다면 물류비를 보관료, 운송료 등으로 세분화해야 한다. 또한 판매채널이 다양하다면 판매채널 별로 발생하는 광고선전비를 브랜드 광고, 바이럴광고, 채널광고, 및 판매수수료 등으로 세분화하여 관리해야 할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세분화된 비용 항목별로 예산을 수립한다면 보다 정확한 예산 및 실적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고려할 부분은 비용 항목별로 직접비화가 가능한 수준6)이 어디까지인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광고선전비를 예로 들면, 한 사업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브랜드 광고비는 브랜드별로는 직접비에 해당된다. 하지만, 브랜드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제품 기준으로는 간접비이기 때문에 브랜드 광고비가 각 제품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E-commerce에서 자주 발생하는 채널광고비 또한 채널별 손익분석을 위해서는 직접비에 해당하지만 제품 기준으로는 간접비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예산을 수립하고 손익을 관리하기 위해서 비용 항목이 어떤 관점이나 수준에서 직접비화가 가능한지를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6) 분석하는 대상 및 관점에 따라 직접비 및 간접비(또는 공통비)로 분류되는 기준이 다르다. 세 번째로 예산-실적 차이에 대한 책임 단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결국 예산을 수립하면 해당 예산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실적과 비교하고 분석하는 절차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원인을 분석하여 향후 개선을 위해서 책임지고 운영할 담당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비용 항목별로 책임단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가령 인건비와 관련된 책임단위는 인사부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인력의 운영계획은 인사부서에서 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광고선전비에 대한 책임단위는 마케팅 부서로 설정한다. 이렇게 비용별로 책임부서가 다르게 설정된다. 마지막으로 앞서 고려한 세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예산-실적 분석을 위해 ‘지출결의서’ 등의 실적 집계 절차와 연계되어야 한다. 앞에서 예산을 상세하게 설계하여 수립했지만, 실적은 세분화된 예산만큼 상세하게 집계되지 않는다면 정확한 예산-실적 분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세분화된 예산 항목들이 회사의 현황에 맞지 않는지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실적 집계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서 세분화된 예산 절차가 덜 상세하도록 조율할 필요도 있다. 사업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모든 업무를 다 상세하게 관리한다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업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고려사항을 반영한 비용계획 및 ‘지출결의서’ 양식 예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