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고 있는 영업이익, 그 영업이익이 맞습니까?(1) - 손익계산서의 구조

한 해 동안 회사의 성적을 알고 싶다면 어떤 재무 정보를 봐야 할까? 한번쯤 회계를 공부해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손익계산서’를 떠올릴 것이다. 손익계산서상 ‘이익’을 확인한다면 회사가 얼마나 벌었는지, 얼마나 썼는지, 그리고 얼마 남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손익계산서에 다양한 이익이 표현되었기 때문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회사의 최종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어떤 이익을 중점적으로 보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회사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을 살펴본다는 사람들과 ‘영업이익’을 살펴본다는 사람들로 의견이 나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이것들 중 어떤 이익을 확인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업이익이 실제 회계에서 이야기하는 영업이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된 뉴스기사를 보면서 함께 고민해보자.
‘영업이익’에 대한 정의가 바뀐다고?
2023년 11월에 한 기사에서 ‘2027년부터 상장사 손익계산서가 바뀐다’는 이야기가 실렸다. 그동안 들쭉날쭉했던 손익계산서가 명확히 규정되면서 (영업이익에 대한) 기업 간 비교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야기와 함께 말이다. [그림] 상장사 손익계산서 2027년부터 바뀐다
해당 기사는 회계를 공부했거나 하는 사람들 – 회계사 등 회계전문가를 제외하고 – 을 무척 혼란스럽게 했다. 회사마다 영업이익을 다르게 표시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혼란스러운데, 그동안 알고 있던 ‘영업이익’에 대한 정의가 바뀐다니 말이다. 기사의 내용을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의 개념과 구조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익’이라고 해서 다 같은 이익이 아니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회사의 목적 중 하나다. 그리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비용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쉽게 표현하면 벌어들인 돈은 ‘수익’을 의미하고 쓴 돈은 ‘비용’을 의미하는데, 벌어드린 돈, 즉 수익에서 쓴 돈, 즉 비용을 빼고 남은 돈이 ‘이익’이다. 만일 수익보다 비용이 크면 이익이 아니라 ‘손실’이라고 이야기한다. ‘손익계산서’는 일정기간1) 동안 – 일반적인 경우에는 1년 동안 – 발생한 수익과 비용을 나타내는 재무보고서라고 하는데, ‘손익계산서’를 통해 한 해 동안의 회사의 성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수익과 비용의 종류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손익계산서에서는 이익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1) ‘일정기간’을 회계용어로는 ‘회계기간’이라고 한다. 회계에서는 회계기간을 산업의 특성에 맞게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1년 동안으로 설정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림] (포괄2))손익계산서의 구조
2) 실제 회사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당기순이익 이외에 포괄손익이 포함된 ‘포괄손익계산서’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 당기순이익만 포함된 손익계산서가 실무에서 주로 사용되므로 ‘손익계산서’ 개념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추후에 ‘포괄’손익계산서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을 생각해보자. 제품 판매는 ‘매출’이라는 수익이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즉 ‘매출원가’ 또한 발생한다. 그리고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이익을 ‘매출총이익’이라고 하는데, 매출총이익은 제품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매출총이익이 아니라 매출총손실이 발생한다면 제품판매가격보다 제품생산비용이 더 크다는 의미인데, 이런 경우에는 제품을 팔수록 이익이 아니라 손실이 증가한다. 하지만 물건만 만든다고 해서, 즉 매출원가라는 비용만으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광고선전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필요하며, 판매를 위한 직원 등도 필요하다. 그 외에도 회사 운영을 위한 관리비용도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비용을 ‘판매관리비’라고 한다. 그리고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차감한 이익이 바로 ‘영업이익’이라고 하며, 매출이라는 수익 창출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활동인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라는 비용을 포함하기 때문에 기업의 본질적인 이익 단위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이외에도 다양한 수익과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령, 영업에 사용하던 유형자산을 처분할 때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고, 갑작스런 화재 등으로 재해손실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듯 회사 운영 과정에서 비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은 ‘기타수익’, ‘기타비용’ 또는 ‘금융수익’, ‘금융비용’ 등3)으로 구분해서 손익계산서에 표시한다. 그리고 영업이익에서 기타손익 및 금융손익 등을 가감한 이익이 바로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라고 한다. 3) ‘영업외수익’ 또는 ‘영업외비용’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하면 이익의 일정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데, 이러한 세금을 ‘법인세비용’이라고 한다. 그리고 법인세차감전순이익에서 법인세비용을 차감한 이익을 ‘당기순이익’이라고 하며, 회사에서 최종적으로 벌어들인 이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떤 이익이 회사의 성과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이익일까? 일부에서는 회사에서 발생한 모든 수익과 비용이 다 반영된 ‘당기순이익’이 가장 명확한 이익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회사의 당기순이익의 변동을 보면 변동폭이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 변동폭이 큰 이유 중 대부분이 비일상적인 손익인 기타손익 및 금융손익 때문인데, 당기순이익은 영업활동과 무관한 손익에도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회사의 영업활동과 관련된 손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이야말로 회사의 성과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이익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림] LG전자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의 Trend
하지만 회사의 성과를 잘 나타내는 이익을 ‘영업이익’이라고 결론을 내기에 앞서 영업이익에 대한 명확한 정의부터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재 상장사에서 의무로 적용하고 있는 회계기준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하, K-IFRS)4)의 근간이 되는 국제회계기준(이하, IFRS)5)에서는 애초에 영업이익을 규정하지 않았었다. 4) 우리나라에서는 회사는 재무제표를 작성 시에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중에 선택하여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K-IFRS는 국가 간 회계기준의 일관성에 중점을 둔 반면에, K-GAAP은 회사의 회계처리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상장사의 경우에는 K-IFRS 적용을 강제화하고 있으며, 회계기준 또한 K-GAAP대비 K-IFRS가 상당히 복잡하다. 5)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는 기업의 회계처리와 재무제표에 대한 국제적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마련해 공표하는 회계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