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의 재무성과를 숫자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회계 기준이 필요하다. 회사만의 기준이 아니라 외부의 재무정보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회계 기준이 필요한데, 이러한 회계 기준 수립을 위한 근간이 ‘재무회계’이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재무회계에서 정해진 기준을 그대로 준용하는 것 외에 자신만의 사업적인 노하우에 따른 성과측정 방식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이를 지원하는 회계를 ‘관리회계’라고 한다. 재무회계는 그 특성상 회사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할지라도 재무정보 이용자의 신뢰성을 얻기 위해 강제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정이라는 특징이 있다. 반면에 관리회계는 회사 고유의 특성에 따라 성과측정 방식을 달리 적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즉, A회사에서 운영하는 관리회계 규정을 B회사에서는 따를 필요가 없는 자율성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외부에 공시하는 재무정보는 재무제표를 통해 표기되는데, 재무제표는 재무정보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재무회계 기준에 기반한 회계기준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신문기사를 읽다 보면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우 – 재무회계만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 – 가 발생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공헌이익’이라는 개념이다. 이번에는 공시된 재무제표에서는 언급되지 않는 관리회계 개념인 ‘공헌이익’이 등장한 배경과 ‘공헌이익’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흑자를 달성했다!? 공헌이익으로는…
2022년 3월 마켓컬리에서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는 뉴스가 발표되었다. 그런데 공시된 재무제표상에 어디에서도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에서 흑자인 수치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뉴스의 헤드라인을 다시 살펴보니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아닌 ‘공헌이익’에서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는 설명과 더 이상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 시점의 사업구조만으로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세부 내용이 첨언되어 있었다. 해당 뉴스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일반적으로 회사 실적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공시된 재무제표이다. 문제는 주석을 포함한 마켓컬리의 공시된 재무제표1) 어디에도 ‘공헌이익’과 관련된 내용이 기재2)되어 있지 않기에, 뉴스에 실린 마켓컬리의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를 재무정보 이용자가 직접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1) 많은 독자들이 오해하는 내용 중 하나가 ‘주석’은 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및 현금흐름표만으로는 회사의 재무정보를 충분히 표현할 수 없기에 주석 기재는 의무화되어 있으며, 재무정보 이용자는 당연히 주석 또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재무제표 중 하나인 ‘주석’에도 ‘공헌이익’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없다. [그림] 마켓컬리에서 3년 연속 공헌이익에서 흑자를 달성했다!?
흥미로운 점은 마켓컬리뿐만 아니라 마켓컬리와 사업구조가 유사한 쿠팡에서도 2016년부터 ‘공헌이익’을 강조했었고, 최근 롯데온 등 e-commerce 기업들 또한 (공시된 재무제표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공헌이익의 흑자전환을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헌이익이 흑자로 전환되었으니 향후 영업손실 또한 이익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외부 재무정보 이용자에게 설파하려는 목적이 대부분3)이다. 3) 하지만 여전히 외부 재무정보 이용자들은 회사의 주장에 대해 공시된 재무제표를 통해 직접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요원하다는 문제점 또한 내포하고 있다. 이런 회사들의 특징을 잘 살펴보면 향후 사업운영을 위해서는 ① 물류창고 등 초기 투자비가 많이 발생하며 ② 장기간 영업손실은 감소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③ 회사 성장을 위해서는 향후 자금 조달 또한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직 영업손실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되지는 않았지만 회사가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주장하기 위해서 ‘공헌이익’ 관점에서는 흑자가 발생했으니 영업이익으로의 전환은 시간문제라고 역설할 필요가 있는 회사들이 자주 활용하는 재무지표가 바로 ‘공헌이익’이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공헌이익’이 어떤 개념이기에 외부의 재무정보 이용자가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공헌이익’ 발생을 통해 향후 ‘영업이익’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보자.

사업운영, 재무회계상 손익계산서로 충분한 정보가 될까?
가령, 한달 평균 기준으로 잔당 2,000원(VAT 제외)으로 1,000잔 판매하는 Cafe´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Cafe´ 운영을 위해 커피머신 등을 3년 사용 목적으로 36백만원을 초기 투자하였으며, 잔당 약 1,000원(VAT 제외)의 원두 등 재료비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Coffee 판매를 위한 판매수수료로 잔당 500원을 광고대행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으며, 월 기준 임대료 및 종업원 급여 등으로 백만원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외 비용 등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고 월 손익계산서를 작성해보자. [그림] Cafe´의 월 손익계산서 Cafe´의 거래구조
재무회계 기준으로 Cafe´의 월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아닌 1.5백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이 Cafe´ 사장이라면 현재의 거래구조에서 Cafe´를 계속 운영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할까? 단순하게 재무회계상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아닌 1.5백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니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도 좋을지에 대한 판단은 솔직히 쉽지 않다. 조금 더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향후 매출이 증가할지 아닐지에 대한 예측이 중요한데, 얼마 정도의 매출이 증가할지, 유지될지 아니면 감소할지를 예측하는 것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익과 비용의 구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을 정확히 예측하지 않더라도 향후 매출 변동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산출할 수 있다. 매출은 커피판매량에 따라 변동하고, 재료원가 및 판매수수료 또한 커피판매량에 따라 정비례하여 변동한다. 하지만 기계장치 등에 대한 비용은 이미 투자가 완료되었으며 발생주의에 따라 사용기간 동안 비용안분 목적으로 매월 백만원씩 감가상각비로 기록한다. 즉, 커피판매량과는 전혀 관련이 없이 매월 백만원의 비용을 기록한다는 의미이다. 월 임대료 또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커피판매량과는 관련 없이 매월 백만원씩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정리해보면 재료원가 및 판매수수료는 커피판매량에 따른 ‘변동원가’로 볼 수 있고, 기계장치 등의 감가상각비와 월 임대료 등은 커피판매량과 무관하게, 일정하게 발생하는 ‘고정원가’라고 볼 수 있다. ‘변동원가’와 ‘고정원가’를 구분하여 손익계산서를 작성해보자. [그림] 손익구조 보완을 통한 관리회계상 손익계산서
Cafe´의 매출과 비용을 전부 합한 ‘관리회계 이익 ②’는 재무회계상 영업이익과 동일4)하다. 하지만 매출에서 변동원가만을 차감한 ‘관리회계 이익 ①’은 재무회계상 매출총이익과는 차이가 발생하는데, ‘관리회계 이익 ①’은 커피판매량이 변동될 때 매출과 함께 재료원가 및 판매수수료도 변동된다는 특징이 있다. 즉, 커피판매량이 2백만원에서 4백만원으로 두 배 증가할 경우 ‘관리회계 이익 ①’ 또한 0.5백만원에서 백만원으로 두 배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계장치 및 월 임대료 등은 매출 변동과 상관없이 각각 백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즉, 매출의 증가 또는 감소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매출에서 변동원가를 뺀 ‘관리회계 이익 ①’이 (+)인 경우에는 Cafe´ 운영을 계속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매출이 충분하지 않아 재무회계상 영업이익, 즉 ‘관리회계 이익 ②’가 (-)일지라도 매출이 증가할수록 고정원가를 보전하는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여, 매출이 충분하게 증가한다면 고정원가를 충분히 보전하고 나서도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리회계 이익 ①’을 유식한 회계용어로 표현하면 ‘공헌이익’이라고 한다. ‘공헌이익’이란 매출에서 변동원가를 차감하여 나온 이익으로 계산되며, ‘공헌이익’은 회사의 이익을 발생시키기 위해 고정원가에 공헌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다음 호에서는 관리회계에서 이야기하는 공헌이익에 대한 상세 개념과 회사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사례에서 이야기한 마켓컬리의 공헌이익을 직접 산출해 보자. 4) Cafe´에서 제조하는 커피가 제조 즉시 판매되는, 즉 생산량과 판매량이 동일한 경우에는 재무회계 및 관리회계상 손익은 동일하다. 하지만, 생산량과 판매량이 다른 경우에는 재고자산 항목이 추가 고려사항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재무회계 및 관리회계상 손익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 한달 평균 기준으로 잔당 2,000원(VAT 제외)으로 1,000잔 판매된다. • 잔당 약 1,000원(VAT 제외)의 원두 등 재료비가 발생한다. • Cafe´ 운영을 위해 커피머신 등 제조관련 3년 사용 목적으로 36백만원이 초기 투자되었다. → 월 기준 백만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한다. • Coffee 판매를 위한 판매수수료로 잔당 500원을 광고대행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 월 기준 임대료 및 종업원 급여 등으로 1,000,000원 발생한다. • 그 외 비용 등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한다.
Cafe´의 월 손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