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東 云/혜천대학 세무회계과 교수
100만 달러를 받는다면, 아내를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지내게 할 수 있겠는가? [은밀한 유혹(Indecent Proposal, 1993)]은 유부녀를 돈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많은 논란과 비평가들의 혹평, 그리고 여성 단체의 항의까지도 받았던 영화로,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한가에 관하여 게임을 벌인다. 그러나 이에 한 술 더 떠, 정신병원의 폐허에서 하룻밤을 살아남으면 100만 달러를 주겠다는 100만 달러와 목숨을 흥정하는 [헌티드 힐]이라는 영화도 있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외모나 분위기가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내용에 대해 암시를 해주는 것은 물론, 그 이미지를 나타내주는 것이 바로 영화의 얼굴인 제목이다. 우리 영화 [약속]과 [연풍연가]는 [돌아서서 떠나라]와 [제주도]란 제목으로 극장에 걸릴 뻔했다고 하는데, 이런 제목으로 개봉되었다면 과연 흥행에 성공했을지 의문이다. 우리 영화와는 달리 외국 영화의 경우에는 그 원제목을 어떻게 번역했는가에 따라 그 흥행이 좌우되기도 한다. 즉, 번역이란 제2의 창작이라는 말이 있듯이 심사숙고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것이 영화의 제목과 같이 하나의 단어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라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제목 중에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When A Man Loves A Woman)]나 [귀여운 연인(Pretty Woman]처럼 잘 알려져 있는 노래들을 영화제목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반면에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원제목을 그대로 영화제목으로 할 때, 영어 세 자리 이상을 쓸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이란 영화를 [메탈 자켓]으로 간판을 붙인 예가 있다. 원제목인 풀 메탈 자켓은 살상용 실탄이란 뜻의 미 해병대 용어로, 언제라도 사람을 사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살인병기로서의 군인을 뜻하는 것인 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여 전무후무한 흥행기록을 올린 [사랑과 영혼(Ghost)]을 영어제목 그대로 귀신이라고 간판을 달았다면 흥행실적이 그렇게까지는 올라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와 유사한 경우 중의 하나로 점잖지 못한 제안(Indecent Proposal)이라는 원제를 은밀한 유혹으로 개명하여 그런 대로 짭짤한 수익을 올린 영화가 있다. 원제 그대로 극장에 내 걸었다면 관객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그쳤을지 모른다. 유혹이라는 말이 본디 듣는 이의 마음을 묘하게 흔드는 구석이 있지만, 그 방면에서는 워낙 흔하게 쓰였던 관계로 무덤덤해 하던 사람들의 구미를 은밀한이라는 수식어가 결정적으로 당기지 않았나 싶다(오영수, [31가지 테마가 있는 경제여행], 사계절출 판사, 1997.). 이 제목 은밀한 유혹이라고 개명한 분께 박수(?). 이것이 바로 brand power가 아닐까…. 다이애나(데미 무어)가 고등학교 1학년, 데이빗(우디 해럴슨)이 졸업반일 때 만난 후,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자 하지만, 부모들의 반대로 모험 없는 인생은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여 둘은 도망하여 결혼한다. 그 후, 자신들의 집을 짓기 위하여 융자를 받아 땅을 구입한다. 그러나 경제불황이 닥쳐 부동산경기가 하락하여 데이빗마저 일자리를 잃게 되고 집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생각다 못한 두 사람은 도박을 해서라도 자금을 벌기 위하여 라스베가스로 간다. 첫날은 운이 좋아 필요한 돈의 절반을 따지만, 다음날 모든 걸 잃고 만다. 빈털터리가 되어 어쩔 줄 모를 때, 다이애나에게 관심을 보이던 기품 있고 매너 좋은 존 게이지(로버트 레드포드)란 억만장자가 멀쩡하게 남편이 있는 유부녀 다이애나와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대가로 1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의를 해온다.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 사람은 겉으로는 사는 것이 가능할 진 몰라도 그 마음까지는 안 된다. 사랑은 살 수 없는 것이다라는 말에 이러한 제의를 한 것이다. 단 하룻밤으로 일생을 보장받는 것이다. 그 큰 돈이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무엇보다도 이 일은 아무 것도 아니며, 육체적인 것일 뿐 마음도 감정도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두 사람은 갈등 끝에 존과 하룻밤을 지내기로 결정한다. 100만 달러의 대가로 외간남자와 하룻밤을 지낸 후, 이 세상 그 무엇도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지 못하는 완벽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그 부부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에 대해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돈을 받아 들고 그들의 땅을 찾고자 하지만, 이미 상환기간이 지나 땅은 은행에 넘어가고, 데이빗은 그 이후 다이애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단지 육체적 관계였을 뿐 사랑은 아니었다는 다이애나. 아침 햇살이 비추면 다 잊혀지는 지난 밤 꿈처럼, 많은 시간이 지나면 잊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더구나 잘못된 일을 했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어야겠다고 생각한 것부터 잘못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속된 데이빗의 의심에 다이애나는 그와 헤어지고, 친근하게 접근하는 존에게 끌리게 되어 함께 지내게 된다. 화가 난 데이빗은 존에게 찾아가 다음과 같이 독설을 퍼붓는다. "당신의 상징쯤 되는 그리폰(독수리라는 뜻)말인데, 뻐꾸기란 이름이 어떨까요? 뻐꾸기라는 새는 제 둥지는 없고, 남의 둥지에 들어가서 남의 일들을 다 망쳐 놓는다." 데이빗은 학생들에게 건축을 가르치면서 차츰 이성을 찾는다. "건축은 열정으로 이루어지는 겁니다…인간은 돈에 굴복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위대한 건 돈으로는 가질 수 없는 거죠. 우리가 우리의 일을 위해서 땀을 흘리고 성취해내면 우리의 영혼은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일에 열중하더라도 다이애나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해 그는 그녀를 찾아간다. "처음 우리의 잘못은 우리가 한 일을 잊을 수 있다는 거였어…하지만 이젠 알아.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서로의 잘못을 잊어버리기 때문이 아니라 용서하기 때문이지…그가 훨씬 나은 남자라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이젠 아니야. 그는 그저 돈이 더 많은 사람일 뿐이지." 다이애나 역시 데이빗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둘의 사랑이 진실하다는 것을 느낀 게이지는 다이애나를 데이빗에게 돌려보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처음 시작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그 무엇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일이죠.…당신이 원하는 것만 해요. 아니면 하지 말고…." 다이애나는 데이빗이 청혼했던 부두에서 재회한다. 두 손을 맞잡고…언제나… 이들 부부는 심각한 혼란을 겪지만,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게이지가 그녀의 행복을 위해 그녀를 양보함으로써, 애정과 신뢰를 되찾는다는 행복한 결말로 게임이 마무리된다. "진실로 원하는 것이면 오히려 놔주는 거라고들 하죠. 그래도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면 그게 진정한 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건 처음부터 내 몫이 아니었던 거라고요. 한 가지 확실한 건 난 처음부터 그의 것이었고, 그는 내 사랑이었다는 거예요." 이 영화가 처음 상영됐을 때, 우리 나라 여성들의 가치관에 대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과연 내 여자는 돈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만을 사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극에 달했던 것이다. 그 당시 한 잡지사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이러니컬하게도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잘생긴 남자라면…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개봉 당시 실제로 영화와 같은 내용의 제안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 여성의 80%가 기꺼이 응하겠다고 답해 한바탕 소용돌이를 불러일으켰다. 어쨌든 100만달러와 하룻밤의 데이트. 보통 사람 같으면 평생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돈을 하룻밤 데이트에 내겠다고 하니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라고 만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미국의 한 사업가로부터 1,700만 캐나다 달러에 하룻밤을 보내자는 은밀한 유혹을 받은 사실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녀는 이 제의로 인해 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제의를 한다는 것 자체에 더 큰 분노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게이지는 다이애나를 위해서 라면 100만 달러가 아깝지 않았고, 다이애나의 입장에서는 절실하게 돈이 필요했다. 따라서, 둘 사이에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한 것이다. 즉, 인생에 있어서의 선택과정을 경제학에서는 한계적인 선택이라는 표현 하에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을 대비시켜 설명한다. 여기에서 한계효용은 선택대상이 되는 재화의 가치를, 한계비용은 그 재화의 가격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서 둘 사이의 사건을 매춘(불법)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단지 돈과 여성이 대상이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심청이가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하여 공양미 300석에 목숨을 바친 것, 안중근 의사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 빵을 현금을 주고 사는 것 등도 마찬가지이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이러한 예들은 회계상의 거래와는 거리가 먼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것을 회계에서는 거래(去來, transaction)라 하는데, 같은 한자 문화권에서도 서로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생의(生意)라고 하는데, 살기 위하여 발버둥치는 의지라는 의미로, 필사적인 느낌이 든다. 일본에서는 취인(取引)이라고 하는데, 取하고 또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引, 즉 끌어당기기까지 한다는 의미이다. 팔기만 하고 사지는 않겠다는 자세이므로, 어떻게 세계 최대의 무역흑자국이 되지 않았겠는가? 우리 나라는 거래라고 쓰는데, 오고 간다는 의미로, 정말 도통한 장사의 통큰 경지라 할만하다(김광준, 비즈니스 필로소피, [매경춘추], 매일경제, 1997. 3. 7. 27면 참조.). 기업에서 거래를 하게 되면 그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주고받게 되는데, 이와 같이 거래가 발생했다는 것을 입증해 줄 수 있는 서류를 증빙서류라 한다. 즉, 거래가 발생하면 분개를 함으로써 회계기록이 시작되지만 분개를 하기 위해서는 증빙서류(영수증, 청구서, 세금계산서 등)에 의해 거래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한 다음, 거래를 분석하게 된다. 거래(去來, transaction)는 한자로 거(갈 거·덜 거·과거 거)와 래(올 래·부를 래·부터 래)로 구성되어 있는데, 去자는 밥그릇( )과 그 뚜껑(土=大의 변형)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솥에서 밥을 떠서 그릇에 담는다는 데서, 가다, 덜다 의 뜻을 나타낸다. 그리고 來자는 보리 이삭이 열려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로, 보리는 인간의 주된 양식 중의 하나로써, 하늘이 내리신 것이라 하여, 오다의 뜻으로 쓰인다. 그러므로 거래란, 오고 간다, 물건을 사고 판다는 뜻이다. 영어로 trans는 이전, action은 행동이란 의미로, 한자나 영어 모두 교환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거래는 주고(give) 받는(take) 행위로서 이 관계의 균형이 이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또한, 이를 사건(events)이라고도 하는데, 일상생활에서 거래란 사업 또는 업무의 추진·수행·협상·해결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며, 특히 상인과 고객 사이의 상품매매 또는 금전대차를 가리킨다. 그러나 회계에서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부채·자본·수익·비용에 증감변화를 일으키는 일체의 경제적 사건 중에서 화폐단위를 이용하여 객관적으로 측정가능한 것을 거래라 하며, 이는 장부기록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현금을 주고 상품을 받았다면 이는 거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회계상의 거래가 될 수 있는 경제적 사건은 교환(交換, exchange)이라는 형태를 가진다. 그러나 교환이 없이 발생하는 경제적 사건에도 회사의 경제가치를 증대·감소시키는 것이 있으며, 경제적 사건이지만 회계상의 거래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는 회사의 경제가치를 증대시키는 경우에 국한된다. 다시 말하면, 회사의 경제가치를 감소시키는 경제적 사건은 교환이라는 객관적 사실이 없더라도 회계상의 거래로 인식한다. 이와 같은 사고를 보수주의라 한다. 이 거래라는 말은 일반적으로도 사용되지만, 회계상의 거래는 일반적인 거래와는 다르다. 이를 예를 들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趙益淳·李晩雨, [會計原理] (서울 : 博英社, 1993), pp.44∼4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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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일반적인 거래 │회계상의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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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지회사에서 묘목구입 │ ○ │ ○ │
├─────────────────┼───────┼───────┤
│ 묘목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성장함 │ ○ │ × │
├─────────────────┼───────┼───────┤
│ 타인이 이미 키워 놓은 삼림구입 │ ○ │ ○ │
├─────────────────┼───────┼───────┤
│ 삼림이 화재로 소실됨 │ × │ ○ │
├─────────────────┼───────┼───────┤
│ 타제지회사가 삼림을 구입하고자 함│ ○ │ × │
├─────────────────┼───────┼───────┤
│ 보유하고 있는 토지의 가격상승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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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거래와 회계상의 거래는 이러한 차이가 있다. 이는 제지회사의 예를 들어 구별해 보았으나, 일반적인 경우에 양자를 구별해 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
┌───────────────────────┐
│ 일 반 적 인 거 래 │
├─────────┬─────────────┼───────────┐
│① 회계상의 거래 │② 회계상의 거래인 동시 │③ 회계상의 거래이지 │
│는 아니지만, 일반 │에 일반적인 거래인 경우 │만, 일반적인 거래가 아│
│적인 거래인 경우 │ │닌 경우 │
├─────────┼─────────────┼───────────┤
│건물·토지 등의 │상품의 매매, 채권·채무의 │화재·도난·훼손·분 │
│임대차계약, 상품의│발생·소멸, 각종 대금의 │실, 고정자산의 감가상 │
│주문 │수급, 각종 손익의 발생 │각, 채권의 대손상각 │
└─────────┼─────────────┴───────────┤
│ 회 계 상 의 거 래 │
└─────────────────────────┘
예를 들어, 건물이나 토지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 미래의 경영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는 일반적인 거래이지만, 계약을 체결한 시점에서는 기업의 자산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단지 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는 회계상 거래가 아니다(①의 경우). 물론,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쟁기업의 출현, 경영자의 교체 등도 회계상의 거래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리고 화재·도난·분실 등의 경우는 이로 인해 기업의 자산이 감소되므로 회계에서는 거래로 인식한다(③의 경우). 이러한 회계상의 거래는 그 내용과 성질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거래발생장소에 따라 외부거래(external transaction)와 내부거래(internal transaction)로 분류된다. 전자는 기업의 외부에서 발생한 거래로 기업 대 고객·공급자·종업원·은행·기업주·정부 등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며, 상품매매, 채권의 회수, 채무의 상환, 제경비의 지급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후자는 기업 내부에서 회계자료를 분류 또는 재분류함으로써 발생한 거래로, 유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 이익잉여금의 적립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거래발생시점에 따라 개시거래(opening transaction), 영업거래(business transaction) 그리고 결산거래(closing transaction)로 분류된다. 개시거래는 기업이 회계기간 초에 전기에서 이월된 자산·부채·자본항목을 장부에 기록하는 거래를 말한다. 때에 따라서는 개업할 때 나타나는 거래를 말하기도 하는데, 개업거래라고도 한다. 영업거래는 기업의 회계기간중의 영업활동에 의해 상품매매·각종 비용의 지급 등이 발생한 거래를 말한다. 대부분의 거래는 이에 속하므로 보통거래(proper transaction)라고도 한다. 그리고 결산거래는 기말에 자산·부채·자본·수익·비용의 각 금액을 확정하기 위하여 장부에 기록하는 거래를 말한다. 보통 이 거래는 자산·부채·자본·수익·비용이 실제로 증감·발생(實去來)하는 것이 아니라, 장부상으로만 증감·발생하는 것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의제거래(擬制去來)라고도 한다. 셋째, 현금수입에 따른 분류로, 상품을 현금으로 매입한 경우와 같이 현금수불을 수반하는 현금거래(cash transaction), 예를 들어, 상품을 외상으로 매입한 경우와 같이 거래발생시 현금수불을 수반하지 않는 거래를 대체거래(transfer transaction)라 한다. 넷째, 손익과의 관계, 즉 수익·비용의 발생을 수반하는가라는 점에서 분류한 것으로, 이는 다음 세 가지로 분류된다. ⑴ 교환거래(exchange transaction) 수익·비용의 발생이 수반되지 않고, 자산, 부채 및 자본의 상호관계의 변화만이 발생하는 거래로 교체거래라고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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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 채 │
│ │ │
│ ④ ←→ ② │
│ 자 산 │ ←→ │
│ ① ├─────────┤
│ ←→ │ 자 본 │
│ │ ③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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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자산 간의 거래 : 특정 자산이 증가되는 동시에 다른 자산이 감소되는 거래이다. 예를 들어, 상품을 현금으로 매입한 경우이다. ② 부채 간의 거래 : 특정 부채가 증가되는 동시에 다른 부채가 감소되는 거래이다. 예를 들어, 외상매입금을 갚기 위하여 어음을 발행한 경우이다. ③ 자본 간의 거래 : 자본항목끼리 서로 증감하는 거래이다. 예를 들어, 적립금을 자본에 전입한 경우이다. ④ 자산과 부채 간의 거래 : 손익의 발생 없이 자산과 부채 간에 증감이 발생되는 거래이다. 예를 들어, 상품을 외상으로 매입한 경우에는 상품이라는 자산이 증가하고 외상매입금이라는 부채가 증가한다. 그리고 차입금을 현금으로 갚았을 경우에는 현금이라는 자산이 감소하면서 차입금이라는 부채가 감소한다. ⑵ 손익거래(profit and loss transaction) 수익·비용의 발생이 수반되는 거래이다. 즉, 수익이 발생되면 자본이 증가되고 비용이 발생되면 자본이 감소되므로 자본에 영향을 끼치는 거래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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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 채 │
│ │ │
│ 자 산 ├────── ↑ ──────┤
│ │ ↓ │
│ │ ② │
│ ① ←→ 자 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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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자산과 자본 간의 거래 : 자산의 증감변동이 자본에 영향을 끼치는 거래이다. 이 거래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다. 첫째, 건물임대료를 현금으로 받았을 경우, 임대료라는 수익이 발생되면서 현금이라는 자산이 증가한다. 둘째, 교통비를 현금으로 지급했을 경우, 여비교통비라는 비용이 발생되면서 현금이라는 자산이 감소한다. 셋째, 상품을 현금으로 판매했을 경우, 매출이라는 수익이 발생되면서 현금이라는 자산이 증가된다. ② 부채와 자본 간의 거래 : 부채의 증감변동이 자본에 영향을 끼치는 거래이다. 예를 들어 차입금을 면제받는 경우, 차입금이라는 부채가 감소되면서 그만큼의 이익이 발생한다. ⑶ 혼합거래(mixed transaction) 교환거래와 손익거래가 동시에 발생하는 거래이다. 예를 들어, 차입금의 원금과 이자를 같이 지급한 경우이다. 다섯째, 거래요소의 결합수에 따른 분류이다. 먼저, 단순거래는 차변의 거래요소 하나와 대변의 거래요소 하나로 이루어진 거래로, 예를 들어 상품을 현금으로 매출한 경우이다. 그리고 복합거래는 세 가지 이상의 거래요소로 이루어진 거래로, 예를 들어 상품을 일부는 현금, 나머지는 외상으로 매입한 경우이다. 여섯째, 기타의 분류로, 실질거래는 회계상 대부분의 거래가 이에 해당하는데, 자산·부채·자본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변동시키는 거래이다. 그리고 형식거래는 회계상 거래로 기록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산·부채·자본의 크기를 변동시키지 않고 비망적인 성격을 갖는다. 우리의 삶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어떤 결정을 할 때 언제나 그 일의 가치를 따지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의사결정자의 가치기준에 따라 달라 질 수밖에 없다. 거래는 이러한 가치기준의 문제이지 단순히 물건의 오고 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책]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중국의 전국시대 제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이 다른 사람들의 음모로 면직되어 낙향해 있다가 다시 재상으로 임명되어 수도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담습자(譚拾子)라는 사람이 국경까지 마중 나가 맹상군을 만나 말했다. "그대는 제나라 사대부들에게 원한을 가진 것은 없소이까?" "있지요" "그들을 죽일 생각입니까?" "그렇소" "사유필지(事有必至) 이유고연(理有固然)이란 말을 아십니까?" "무슨 뜻이오?" "일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는 건 죽음을 말하며,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건 부귀하면 모여들고 빈천해지면 떠나버린다는 그런 뜻입니다. 청컨대 시장을 비유해서 말씀드리지요. 시장엔 아침에 사람들이 들끓지만 저녁이 되면 텅 비고 맙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아침시장을 사랑해서라거나 저녁시장을 미워해서가 아니지요. 구하는 것이 있으면 가고, 없으면 떠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대는 원한을 덮어 주셔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맹상군은 원한을 가지고 있는 5백명의 명단을 적은 첩(牒)을 없애버렸다. 그는 새롭게 출발하는 마당에서 인화(人和)를 위해 지난날의 개인적인 원한을 버린 것이다. 거래도 이와 같이 사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과 팔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인화의 수단이 아닐까…. 상인(商人)이라는 말에서 商자가 장사한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헤아린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