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東 云/혜천대학 세무회계과 교수 직업(vocation)은 신(神)의 소명(召命)이라 한다. 소명(vocatio)이란, 일정한 임무나 사명 혹은 직책을 주기 위해 부른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이 주어진 어떤 자리에서 해야만 할 그 어떤 사명의식을 뜻한다. 즉, 천직(calling)을 의미하는데, 신이 불러서 내게 맡긴 일이기에 소중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직업 그 자체에는 귀천(貴賤)이 있을 수 없으며, 있다면 오직 그 사람의 됨됨이에 귀천이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러한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단이 됨은 물론, 사회에 기여·봉사함으로써 보람을 느끼게 해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도구인 것이다. 따라서, 적성(適性)과 소질(素質) 그리고 취미(趣味)를 직업 삼아 자신의 능력만큼 사는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자신이 주어진 자리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 능력이 있다고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때, 그 동안의 흘린 땀이 헛되지 않았다고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스스로 느끼는 즐거움이야 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며, 수입이 많고 적음을 떠나 만족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열 때문에 아스팔트가 녹아버릴 듯한 어느 날, L.A. 시내로 들어가는 길을 가득 메운 자동차들이 쉴새없이 경적을 눌러대는 가운데, 에어컨마저 고장난 차 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신경질적으로 닦고 있는 디펜서(마이클 더글라스)도 끼어 있다. 목을 조여들어 오는 넥타이, 그리고 어디선가 날아 들어온 파리 한 마리가 땀으로 젖어 있는 디펜스의 목 주위를 웽웽거리며 맴돈다. 도로 위에 뛰어들어 호객행위를 하는 여인, 삿대질과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 모든 것이 디펜스를 짜증나게 한다. 그의 인내는 한계를 벗어나 자동차를 팽개친 채 비지땀을 흘리며 어디론가 뛰어간다. 그는 딸의 생일을 축하하러 가는 길이다. 군인처럼 짧게 깎은 머리,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을 한 그의 손에는 보통 회사원처럼 서류가방 하나가 들려있지만, 그는 오랫동안 근무했던 방위산업체에서 이미 퇴직을 당했고, 아내와 아이를 때려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이다. 전처의 집을 향해 걸어가는 그는 어이없는 일을 계속 당한다. 전화를 걸기 위해 동전을 바꿔달라고 했으나 물건을 사야 바꿔준다는 폭리를 취하는 한국인 슈퍼마켓 주인, 통행료를 요구하는 라틴계 건달들, 메뉴판에 있는 사진과는 전혀 다른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점, 원인도 이유도 모르게 뜯었다 헤집었다 하는 도로공사판, 거리를 가득 메운 거지들, 소시민의 심각한 생활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를 치는 부자들…. 짧은 하루동안의 여정 속에서 지극히 평범했던 생활이 일시에 무너져 버리고, 사회의 냉대와 소외라는 현실에 직면함으로써, 물질만능의 자본주의사회에서 존재의미를 박탈당했다는 열등감을 느끼자, 그의 분노가 폭발하여 도시를 광란에 빠트린다. 그는 다 글렀어이제 그 끝은 죽음, 끝없는 추락이다. 그는 오늘의 보통 중산층 중년남성의 비극적인 주인공이며, 왜곡되고 삐뚤어진 현대사회의 불행한 희생자일 뿐이다. 미국 영화 [폴링 다운(Falling Down, 1993)] 속의 이야기다. 이 영화 외에도 실업을 큰 주제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글렌게리 글렌로스(1992)]는 한달 동안 시한을 주고 영업실적이 부진한 직원을 해고시킨다는 부동산 세일즈맨의 비정한 생존게임을 그리고 있다. [르네상스 맨(1994)]은 광고회사에 다니다가 해고된 후 엉뚱하게 새로운 직업으로 군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맡게됨으로써, 참다운 보람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다. [제리 맥과이어(1996)]는 모두에게 인정받던 스포츠 에이전트가 인간적인 경영을 꿈꾸었다가 직장에서 쫓겨 나와 가장 인간적인 스포츠 에이전트가 됨으로써,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밴(1996)]은 어느 날 갑자기 해고를 당한 사람이 폐차 직전의 낡은 밴을 구입하여 이동식 햄버거 가게를 시작(창업)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매드 시티(1997)]에서는 박물관 경비인 샘이 어느 날 갑자기 비용절감을 이유로 박물관에서 해고된다. 하소연할 수도 없던 샘은 궁여지책으로 박물관 원장을 만나러 박물관에 갔다가 인질범으로 몰리게 되고, 우연히 박물관에 있던 방송국 기자는 실직자 샘을 이용해 특종을 잡고자 한다. 물론, 샘의 아픔이나 고통에 대한 관심은 찾아볼 래야 찾아볼 수 없으며, 미디어의 거대한 횡포에 함몰되어 가는 무력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국영화들은 [폴링 다운]을 비롯한 이들 미국영화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선다. 켄 로치 감독의 [하층민(1990)]에서 시작된 1990년대 영국의 노동자 영화는 [브래스트 오프(1996)]를 거쳐 [풀 몬티(1997)] 및 [빌리 엘리어트(2000)]에 이어진다. 이들 영화를 살펴보기 전에 영국의 구조조정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된다. 영국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적이 있다. 과잉사회복지, 공공부문 비대화, 초강성 노조 등으로 경기침체가 극심하던 1967년 14억 달러를, 1973년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스태그플레이션과 파운드화 폭락 사태가 발생함으로써, 1976년에 39억 달러를 지원 받았다. 따라서, 대처정부(79년∼90년)에서는 강력한 구조개혁 추진하게 된다. 즉, ① 복지를 위한 공공지출의 삭감과 세금인하, ② 국영기업의 민영화, ③ 노동조합의 활동규제, ④ 철저한 통화정책에 입각한 인플레이션 억제, ⑤ 기업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 ⑥ 외환관리의 전폐와 빅뱅(big bang) 등을 통한 금융시장의 활성화 ⑦ 작은 정부의 실현 ⑧ 산학협동(産學協同) 중심의 교육정책 ⑨ 유럽통합 반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정책기조 아래 철의 여인 대처는 철강·조선·석탄 등 대규모 사양산업을 과감히 퇴출시키고, 서비스산업을 일으키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50개가 넘는 공기업이 민영화되고 각종 경제규제가 철폐되었다. 대량실업과 임금삭감이 뒤따랐고 노동자들의 시위가 이어졌지만, 영국경제는 극적으로 IMF를 졸업했다. 그러나 대처 수상에 대한 평가는 현재에도 영국 내에서 엇갈린다. 경제는 아직도 긴축정책의 후유증을 벗지 못하고 상당수 노동자들은 실직과 상대적 빈곤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래스트 오프], [풀 몬티], [빌리 엘리어트] 모두 이와 같은 대처의 경제정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먼저 [브래스드 오프]부터 살펴보자. 대처정부의 탄광을 폐쇄시키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1984년이래 140개의 탄광이 폐쇄되고, 그 결과 25만 명이 실직 당한 사건을 배경으로 이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영국 요크셔 지방의 작은 가상의 그림리 탄광에 초점을 맞춰, 그 지방에서 전통을 지켜온 탄광 노동자들로 구성된 탄광 밴드를 중심으로 이 문제를 다룬다. 폐광에 대한 찬반투표가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은 심란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그들은 이러한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 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 회사측은 폐광을 하기 위해서 퇴직금을 미끼로 마을 사람들을 회유하지만, 10년, 20년을 탄광 한 곳에서 일해 온 광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이제 와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더구나 그들이 갈 곳은 없기 때문에 심적·경제적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영화는 이런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다루면서, 밴드를 지켜나가려는 그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특히, 밴드 리더인 대니의 밴드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는데, 그에게 있어 음악은 탄광의 전통이며 정신을 나타내주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탄광은 폐광되고 밴드의 단원들도 실업으로 밴드에 대한 열의를 잃는 등 더 이상 밴드를 유지할 힘도 없었지만, 대니의 열정 덕분에 밴드는 전국 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마침내 우승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실업의 고통으로 몰아넣은 대처 정부의 정책에 대한 통렬한 고발을 담아내고 있다. 물론, 대처정부의 경제정책으로 IMF를 극복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참으로 암울한 시기였다. "음악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산업전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가정, 인생까지도 파괴하고 있다. 진보라는 미명 아래 몇 푼의 돈을 위해…. 2주전에 탄광이 폐쇄되어 수많은 광부가 실직 당했고, 승리의 의지 그리고 투쟁의 의지조차 잃었으며, 삶의 의미마저 잃는다면…. 쥐꼬리만큼 남은 희망, 연주 하나는 끝내주지만 무슨 소용이죠?" 우승 소감으로 대니가 한 연설이다. 그는 열성적인 노동조합원도 아니었고, 단지 밴드를 사랑하는 병든 노인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터뜨린 분노는 더욱 커 보인다. 이 영화는 이러한 시기를 살아간 노동자들의 한과 분노, 좌절과 절망,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감동적인 작품이다. [빌리 엘리어트]도 [브레스드 오프]와 마찬가지로, 1984년 대처정부의 광산 구조조정의 여파로 탄광노동조합의 파업시위가 한창이던 영국 북부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다. 빌리 엘리어트는 파업에 참여중인 아버지와 형 그리고 치매증세가 있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11세 소년으로, 아버지가 빌리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막내아들을 남자답게 키워줄 권투교습비를 대는 일뿐이다. 하지만, 빌리는 엉뚱하게도 발레에 푹 빠지고 만다. 아버지는 평생 발레구경이라곤 해 본 적도 없는 예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그런 아들의 진실한 춤을 보고 자신의 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그 후, 아들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죽은 부인의 유품을 전당포에 맡기고, 배반자라는 말까지 들으며 시위까지 포기한 아버지의 헌신적인 배려와 빌리를 중심으로 다시 모이게 된 가족의 배려 속에 빌리는 오디션을 받게 되고, 런던의 로얄 발레 스쿨에 입학하기에 이른다. 이제 [풀몬티]에 대하여 살펴보자. 영화는 발전하는 셰필드라는 타이틀 아래, 셰필드에 대한 홍보뉴스가 나오면서 시작된다. "셰필드는 영국 북부의 공업중심지인 요크셔 최대의 도시로 인구는 50만이며, 철강산업 덕분으로 총 9만 명이 철강공장에 종사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그리고 수영을 즐기거나 축구시합을 관전하고 쇼핑도 즐길 수 있으며, 밤에는 수많은 클럽과 디스코텍에서 즐길 수 있으므로 셰필드의 생활은 곧 즐거움이다. 재개발계획의 열기로 빈민가에 미래형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철강 덕분에 셰필드는 미래로 도약하고 있다." 이와 같이 셰필드는 철강산업의 호황으로 번영을 누렸던 도시였다. 이 영화도 대처정부가 대대적인 산업구조 조정을 단행하게 된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다. 활기차게 움직이던 철강공장이 문을 닫고 근로자들이 해고를 당한 남부 요크셔 지방의 셰필드의 암울한 현실을 보게 된다. 이혼남 가즈(로버트 카알라일)도 실직한 철강노동자 중의 하나이며, 무능하고 뚱뚱한 그의 친구 데이브(마크 애디)도 마찬가지. 어느 날 가즈는 아들 네이선(윌리암 스네이프)을 데리고 친구 데이브를 꼬여 고철 수집(절도)에 나선다. 하지만 힘겹게 들고 나오던 고철 덩어리를 개천에 빠뜨리고 설상가상으로 그들 역시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다. 철강산업의 침몰과 더불어 표류할 수밖에 없게 된 실직자들의 참담한 모습을 담아낸 것이라고 할까? 또한, 이들은 직업소개소에 가보지만 매일 허탕이다. 그곳에서 다른 많은 실직자들과 마찬가지로 담배를 피거나 술을 마시고 카드놀이를 하는 게 전부이며, 예전에 다니던 공장 작업반장이었던 제랄드(톰 윌킨슨)와도 자주 마주친다. 가즈는 그의 이혼한 아내로부터 아들을 계속 만나려면 양육비를 댈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최후통첩을 받았고, 데이브는 실직 이후 무력함으로 자신감을 상실했으며, 제랄드는 실직된지 6개월이 지났으나 용기가 없어 아내에게 말도 못하고 매일 사무실에 나가는 것처럼 행세하며 아내를 속이고 있다. 이 세 남자의 사생활은 엉망인 상태다. 아들의 양육비 연체로 인해 당장 현금이 필요하게 된 절박한 상황에서 우연히 동네 여성전용 클럽을 방문한 가즈는 남자 스트립쇼에 많은 여성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스트립쇼를 계획하게 된다. 아마추어 볼륨댄서인 제랄드가 안무를 담당하고, 자살하려는 순간에 구해준 것이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된 롬퍼(스티븐 휴이슨), 중년의 나이에도 예전의 춤 솜씨를 간직하고 있는 흑인 호스(폴 바버), 그리고 춤은 못 추지만 몸에는 자신이 있는 배관공 가이(휴고 스피어)가 이들의 계획에 합류하게 된다. 이제 멤버는 갖추어 졌지만, 댄서에게 필요한 신체적 조화와 기술과 우아함은 찾아 볼 수조차 없다. 그렇지만 그들은 가게에서 훔친 플래쉬 댄스 비디오를 보며 제럴드의 지도아래 연습에 열중하게 된다. 하지만, 동네 허름한 창고를 빌려 리허설을 하던 중, 과다노출로 인한 풍기문란으로 가즈 등이 경찰에 체포된다. 이 사건으로 이들에 대한 소문이 온 마을에 퍼지게 되고, 호기심 많은 여성들이 표를 구입하게 된다. 이 여섯 명의 남자들은 이제는 쇼를 실행할 수도 취소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누가 나 같은 뚱보의 춤을 보겠어?" "저요. 여보. 난 보고 싶어요." 결국, 가즈와 그의 친구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쇼를 할 것에 합의한다. 드디어 쇼가 벌어진다. 영화제목 풀몬티, 즉 몽땅 벗는다는 뜻과도 같이, 옷을 몽땅 훌훌 벗어던진다. [풀 몬티]의 작가 사이먼 뷰포이는 실업이라는 정치·경제적 현실 자체보다 그것이 가져온 노동자들의 모멸감과 황폐함을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했듯이, 이 시대 힘없는 남자들의 슬픈 자화상은 영화를 보는 내내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초췌한 남자들이 실업 수당을 타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어디선가 도나 서머의 Hot Stuff이란 노래가 들려오자, 이 노래에 맞춰 스트립 쇼 연습을 해왔던 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에 맞춰 살짝살짝 춤을 추는 장면, 플래쉬 댄스의 비디오를 보면서 저건 용접이 아니라 불꽃놀이야!라고 꼬집는 장면이나, 리허설 중 체포되어 신문에 알려진 후 룸퍼의 동료 악단들이 시침 뚝 때고 스트립퍼란 곡을 연주하는 장면, 비닐랩 다이어트를 시도하면서도 입에는 초코바를 물고 있는 데이브의 모습 등…. 이 영화는 이와 같이 장면 장면을 코믹하게 묘사함으로써, 실업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웃음으로 풀어내어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너무 슬프면 오히려 눈물보다는 웃음이 나듯이, 웃음은 눈물보다 더 강렬한 절망과 슬픔을 담아내기도 한다. 이렇게 실직이란 암울한 현실에 기죽어 있던 그들이 짧은 순간이지만 억눌렸던 열정을 발산하는 모습은 은근한 통쾌감을 주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는 2001년 12월 27일 국내 국책·민간 경제연구소장 15명을 대상으로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이슈를 조사한 결과, ① 반도체 경기 부진 ② 9·11테러와 대테러전쟁 ③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 ④ IMF 차입금 완전 상환 ⑤ 청년실업 등 고용불안 ⑥ 공적자금의 부실확대 ⑦ 정주영 회장의 별세 ⑧ 중국의 WTO가입 ⑨ 경제정책 부재 속에 정치논리 확산 ⑩ 공공부문 구조조정 제자리 걸음을 뽑았고, 아울러 내년 우리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① 일관된 경제정책 부재(정치논리 확산) ② 노사관계 불안정 ③ 부실기업 처리 지연 ④ 금융시장 불안 ⑤ 공적자금 부실확대(재정파탄) ⑥ 세계불황 ⑦ 고용불안(실업률 급증) ⑧ 통상교섭력 부재 ⑨ 환율불안정 ⑩ 경제의 대외의존도 심화를 들고 있다. 따라서, 내년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 과제로, ① 구조조정 완결 ② 부실기업 처리 ③ 일관된 경제정책(정치논리 배제) ④ 금융시장 불안해소 ⑤ 내수진작 및 설비투자 확대 ⑥ 공적자금의 효율적 회수(재정안정) ⑦ 기업의 투명경영 제고 ⑧ 고용안정 ⑨ 규제완화 ⑩ 신산업 육성 및 지원을 꼽았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2002년 우리 나라의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10가지 항목을 들어 전망하고 있다(최희갑 외, 2002년 TREND 10(국내편), 삼성경제연구소, [CEO Information], 제329호, 2002. 1. 3.). 즉, ① 저성장과 청년실업 증가 ② 금융산업 재편과 소매금융 확대 ③ 세계경영의 가속 ④ 디지털 컨버전스 확산 ⑤ 농업기반 침하와 벤처의 싹 ⑥ 사회 양극화의 심화 ⑦ 반일 생활권 시대의 개막 ⑧ 주5일제 도입과 여가문화 확산 ⑨ 선거정국과 경제정책 혼선 ⑩ 안개 속의 남북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새 해에도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슬림경영에 나서고 상시 구조조정체제에 돌입될 것이고, 기업의 채용규모가 축소되고 채용행태가 경력자 위주로 바뀌면서 청년층의 실업이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며, 산업별 인력수급 불일치(mismatch)가 확대되면서 3D업종에 대해서는 취업을 기피하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시경제정책은 완전고용, 물가안정, 국제수지균형, 경제성장의 네 가지 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에서 각 개인에게 당면한 문제는 바로 실업이며, 이 글의 주제인 실업에 대해서만 살펴보자. 실업이란, 사람들이 일할 능력과 일하려는 의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취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실업은 여러 측면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첫째, 사회적 측면으로는, 가정파탄, 새로운 사회피부양층의 형성과 중산층몰락, 계층간 소득격차의 확대와 위화감 심화, 범죄증가와 사회불안심리 확산 및 정치적 불안 초래, 둘째, 기업경영 측면에서 평생직업관 붕괴 및 노사간 신뢰관계 악화, 고용불안에 따른 생산성 저하, 연공주의 인사의 붕괴, 우수인력 확보난, 셋째, 경제적 측면에서는 경제의 악순환, 세수 차질과 조세마찰 발생, 실업대책 재정부담 증가 등 근로자들의 소득의 감소를 초래하여 근로자들의 물질적인 생존기반을 송두리째 무너트리며,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로 인해 생기는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소외감으로 야기되는 사회문제는 심각하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실업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실업에는 노동의 수급과 노동시장의 수급실정 등의 여러 가지 원인에 따라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이런 구분을 통해 우리는 실업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업의 유형 ┌───┬────┬───────────────────────────┐ │의사 │비자발적│현재의 임금수준에서도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지만, 일할 │ │여부 │실업 │기회를 얻지 못하여 실업인 상태 │ │ ├────┼───────────────────────────┤ │ │자발적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이 현재의 임금수준에서 일 │ │ │실업 │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일할 수 있지만, 일할 │ │ │ │의사가 없어서 실업인 상태(예: 마찰적 실업) │ ├───┴────┼───────────────────────────┤ │경기적 실업(수 │경기침체로 인하여 총수요의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 │요부족 실업) │기업들이 생산을 계속할 수 없어 노동자를 해고함으로써 │ │ │발생하는 실업 │ ├───┬────┼───────────────────────────┤ │구조적│경제구조│만성적인 총수요부족에 기인하는 선진국형 실업과 자본부 │ │실업 │적 실업 │족에 기인하는 저개발국형 구조적 실업 │ │ ├────┼───────────────────────────┤ │ │노동구조│특수한 노동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여 발생하는 실업 │ │ │적 실업 │ │ ├───┴────┼───────────────────────────┤ │마찰적 실업 │고용기회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기술 │ │ │에 적합한 직업을 구하려 하거나, 직업을 바꾸는 경우와 │ │ │같이 일시적으로 실업상태에 있는 것. 이 실업은 비교적 │ │ │단기에 걸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시적 실업에 │ │ │속하며, 더나은 직장을 구하려고 탐색한다는 의미에 │ │ │서 탐색적 실업이라고도 한다. │ ├────────┼───────────────────────────┤ │계절적 실업(단 │생산 또는 수요의 계절적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실업(예 │ │기적 실업) │: 레저산업, 농업, 건설업 등) │ ├────────┼───────────────────────────┤ │기술적 실업 │기술의 진보에 따라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됨으로 │ │ │써 발생하는 실업(예 : 공장자동화, 로봇화) │ ├────────┼───────────────────────────┤ │자연적 실업 │마찰적 실업과 구조적 실업을 합한 것 │ ├────────┼───────────────────────────┤ │위장실업(잠재 │외견상으로는 취업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한계생산 │ │실업) │력은 0에 가까운 상태로 위장된 취업상태에 있는 것. 예 │ │ │를 들어, 인구과다형 후진 농업국에 노동력이 많이 집중 │ │ │되어 있는 경우에 위장실업이 많다. │ └────────┴───────────────────────────┘그렇다고 직업이 없는 모든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직업이 없는 5살 짜리 어린아이와 80세의 할아버지를 실업자로 간주할 수는 없다. 실업자는 통계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통해 파악된다. 여기에서 경제활동인구(economically active population)는 나라마다 분류 기준이 다른데, 우리 나라에서는 만 15세 이상의 인구 중에서 일할 의사가 없는 학생이나 주부, 일할 능력이 없는 환자 등을 뺀 민간인을 말한다. 경제활동인구의 대상을 15세 이상으로 잡은 것은 의무교육 기간이 끝나 취업이 가능한 연령이 15세이기 때문이다. 이 경제활동인구조사는 매월 전국의 약 30,000가구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통계청 직원이 직접 가구를 방문하는 면접조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 조사에서는 만 15세 이상 인구의 매월 15일이 속한 1주간의 활동상태를 파악하여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취업자란 소득·이익·임금 등 수입을 목적으로 주당 1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이나,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수입이 오지 않더라도 가구(家口) 단위에서 경영하는 농장이나 사업체의 수입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 가족 종사자로서 주당 18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주부들이나 학생들은 원래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지만, 파출부와 같이 가사를 돌보면서 부수입을 올리는 일을 하거나 학생이면서도 신문배달을 한다면 경제활동인구에 잡혀 취업자로 분류된다. 그리고 실업자(Unemployed person)는 조사대상주간에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일을 하지 못하였으며,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보았으며, 일이 주어졌을 경우 즉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여건이 구비된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서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보았다는 것은 단순히 신문이나 잡지의 구직광고 등을 찾아보는 것이 아닌 구직업체를 찾아간다던지 전화를 걸어보는 등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라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제활동인구에서 취업자를 빼면 실업자의 수가 된다. 만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앞의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하여 이를 경제활동인구라고 하며, 만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경제활동참가율이라고 한다. 취업자, 실업자가 아닌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며, 전업주부나 학생 등이 주로 포함된다. 이러한 경제활동인구나 취업, 실업의 구분기준은 ILO(국제노동기구) 및 세계각국이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기준이며, 통계청도 이러한 국제기준에 따라 통계를 작성하고 있지만, 통계조사 작성상 문제점이 있다. 즉, 임시로 고용되거나 파트 타임으로 일하면서 정식 고용을 원하는 사람도 취업자로 잡혀 실업 통계에서 빠지고, 오랫동안 일자리를 찾아다닌 끝에 지쳐서 당분간 구직활동을 포기한 실망 실업자(discouraged worker)도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보아 역시 실업 통계에서 빠진다. 따라서, 실업 통계에 나오는 실업률은 실제 실업률보다 낮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다.
고용통계에서의 분류기준 ┌─────┬────┬───┬────────────────┐ │15세 이상 │경제활동│취업자│수입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자 │ │인구 │인구 │ ├────────────────┤ │ │ │ │18시간 이상 일한 무급가족종사자 │ │ │ │ ├────────────────┤ │ │ │ │일시휴직자 │ │ │ ├───┼────────────────┤ │ │ │실업자│신규실업자 │ │ │ │ ├────────────────┤ │ │ │ │전직실업자 │ │ ├────┼───┴────────────────┤ │ │비경제활│육아 │ │ │동인구 ├────────────────────┤ │ │ │가사 │ │ │ ├────────────────────┤ │ │ │통학 │ │ │ ├────────────────────┤ │ │ │심신장애 │ │ │ ├────────────────────┤ │ │ │기타 │ └─────┴────┴────────────────────┘그리고 실업률(Unemployment Rate)은 실업자가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실업자 실업률(%) = ─────── × 100 경제활동인구또한 자연실업률이란, 총노동자수로써 자연적 실업자수를 나눈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정보부족에 따른 직장이동의 어려움, 전문직업의 불일치, 실업보상제도, 최저임금제도 등의 원인으로 발행하는 실업으로, 완전고용(즉, 자발적 실업만이 있는 상태) 하에서도 존재하는 실업률을 말한다. 이러한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취업, 실업, 노동력 등과 같은 인구의 경제적 특성을 조사하여 인력자원의 개발정책수립에 필요한 노동의 공급, 고용구조, 직업훈련, 소득증진 등을 위한 정부정책수립 및 평가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업률계산에서 제외된 실망실업자를 포함시킬 경우에는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 이러한 실망실업자수는 1998년 47만명, 1999년 54만명, 2000년 46만명, 2001년 1/4∼3/4분기 48만명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김범식·이정일, 심화되는 실업문제와 대응방향, 삼성경제연구소, [CEO Information], 제327호, 2001.12.19.). 실망실업자=해당 연도의 15세 이상 인구×(외환위기 이전 경제활동참가율-해당 연도의 경제활동참가율) 그리고 경제활동참가율은 외환위기 이전 62.0%(95∼97년 평균)에서 98년 60.7%, 99년 60.5%, 2000년 60.7%로 낮아졌다. 실망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98년 이후 지표실업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데, 2001년 1/4∼3/4분기 평균 지표실업률은 3.9%이지만, 실망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5.9%로 지표실업률보다 2%포인트 높다. 체감실업률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공식실업자+실망실업자 체감실업률= ────────────── 경제활동참가인구이를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김범식·이정일, 앞 논문
지표실업률과 체감실업률 추이 (단위 : %) ┌───────┬──┬──┬──┬──┬──┬──────┐ │ │1996│1997│1998│1999│2000│01. 1/4∼3/4│ ├───────┼──┼──┼──┼──┼──┼──────┤ │체감실업률(A) │2.1 │2.6 │8.8 │8.5 │6.0 │ 5.9 │ ├───────┼──┼──┼──┼──┼──┼──────┤ │지표실업률(B) │2.0 │2.6 │6.8 │6.3 │4.1 │ 3.9 │ ├───────┼──┼──┼──┼──┼──┼──────┤ │ A-B │0.1 │0.0 │2.0 │2.2 │1.9 │ 2.0 │ └───────┴──┴──┴──┴──┴──┴──────┘오쿤(A. Okun)은 한 국가의 실업률이 1% 상승함에 따라 실질 GNP 성장률이 2.25% 하락한다면, 10%의 실업률 증가는 실질 GNP 90조원의 감소를 가져온다고 하였다. 이러한 손실은 공공지출, 투자, 개인소비 등에 적용될 수 있다. 실업률이 증가하여 GNP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것은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바로 생산의 감소를 가져와 고용이 줄게 되어 일자리가 있는 사람도 일자리를 잃게 되며,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도 일자리 찾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인플레이션과 실업은 모두 경제에 해악을 초래하지만, 실업의 해악은 인플레이션의 해악보다 더 크다. 인플레이션을 우리 인체의 고혈압에 비유한다면 실업은 암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외환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로 대량실업이 속출하게 되자 1998년 3월에 ① 일자리 제공, ② 고용안정, ③ 직업훈련과 취업알선, ④ 실업자 생활보호 등 4가지 체계를 골자로 한 실업문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1년 동안 총 10조 707억원의 실업대책 자금을 투입하였다(노동부 1999. 1.). 정부가 이와 같이 대량실업 사태에 대비하여 포괄적인 실업대책을 신속히 수립하여 대처하였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만하지만, 대규모 실업대책이 처음 실시됨으로써, 그 과정에서 여러 부문에서 비효율적인 집행과 정책조정이 미흡했던 부분들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일자리제공사업의 많은 부문이 근원적인 일자리창출을 담보할 수 있는 중장기적 비젼 없이 구빈적 차원에서 이루어짐으로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도덕적 해이를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일자리제공, 고용안정, 직업훈련과 취업알선, 실업자 생활보호정책 등이 실태조사 및 정책전달체계의 불비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들 정책의 실시과정에서 모니터링 및 평가에 기초한 피드백시스템이 확립되어 있지 못하여 예산낭비 및 도덕적 해이가 크게 확산되었다. 그 과정에서 심지어 주부 고령자 등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사람들이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거나 실업급여와 공공근로를 중복수혜 하는 경우도 발생하였다. 또한, 직업훈련의 실효성도 대단히 낮게 나타났다(이효수, 미래지향적 가치창조형 실업대책, 영남대 사회과학연구소 Working Paper Series, ISS015-CER006., 1999. 3. 4.). 그러므로 실업의 근본적 해결책은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 강화 및 사회갈등의 최소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있다는 생각 하에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장상수·백필규·엄동욱, IMF와 실업, 삼성경제연구소, [연구보고서], 1998년 6월.).
실업·고용대책 ┌───────┬────────────────────────────┐ │ 구 분 │ 주 요 대 책 │ ├───────┼────────────────────────────┤ │고금리 완화 │·고금리 완화를 통한 기업의 정리해고 압력 완화 │ │및 공공투자확 │·생계지원 대출자금의 중소기업 고용촉진자금으로의 전환 │ │대 │·도로, 항만시설 및 정보화 관련투자 등 공공지출부문 증 │ │ │대 │ ├───────┼────────────────────────────┤ │대량실업의 완 │·고용보험 비적용실업자를 위한 노사정 고용센타 설립 │ │충장치 │·대기업, 중소기업 단체의 파견회사 설립 및 활성화 │ │ │·실직자 전문지의 발행 등 자조적 경제활동 및 원조제도 │ │ │활성화 │ ├───────┼────────────────────────────┤ │기업의 구조조 │·구조조정 수반형 고용조정에 대한 기업의 자율성 최대한 │ │정·고용조정 │보장 │ │지원 │·법정퇴직금제도의 폐지 및 퇴직금의 연금화, 급여화 추진 │ │ │·파견근로제 관련규제의 완화를 통한 실업자 재취업기회 │ │ │확대 │ │ │·휴업수당제도의 사용자 귀책사유 완화 및 수당 지불기준 │ │ │완화 │ │ │·고용보험의 고용안정사업 개선 │ ├───────┼────────────────────────────┤ │직업훈련제도 │· 교육·취업 일체형 교육프로그램 개발 │ │개선 │·재취업률, 구인 등의 노동시장 수요를 감안한 교육훈련 │ │ │실시 │ │ │·공공 직업훈련기관의 수요자 중심의 운용 및 교육훈련기 │ │ │관과 민간부문과의 협력체제 강화 │ │ │·훈련관련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 │ │·고숙련·다경험 실직자 대상의 재취업교육 전문강사 육성 │ ├───────┼────────────────────────────┤ │직업안전망의 │·관민 협동의 종합 고용정보망 의 조기 구축 │ │강화 및 행정 │·전국화·통합화·표준화를 통한 안방정보서비스 시스템 │ │서비스 확충 │구축 │ │ │·시공의 제약을 최소화하는 인프라 확충 │ │ │·적정 행정인력의 산정 및 부처간 인력재배치 │ ├───────┼────────────────────────────┤ │벤처기업 육성 │·벤처기업의 경영을 지원하는 벤처지원기업 의 한시적 육 │ │및 창업활성화 │성 │ │ │·벤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 │ │·사업타당성 평가조직의 설치 및 벤처기업 지원의 선택과 │ │ │집중 │ │ │·대기업의 사내벤처 활성화 및 분사화에 대한 지원 │ ├───────┼────────────────────────────┤ │정부의 솔선수 │·조직개편 및 적정인력화를 통한 국가살림의 건실화 │ │범·책임분담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경쟁력 강화를 저해하는 규제 │ │ │완화 │ │ │·정부투자기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사업체 조기 민영화 │ │ │실시 │ │ │·행정개혁을 통한 재정 건실화 및 실업관련 재원 확보 │ │ │·실업대책자금의 안정적 조달체제 확립 및 재원의 대폭 확 │ │ │충 │ ├───────┼────────────────────────────┤ │기업의 고용유 │·한계기업의 대량감원, 인건비 대폭 삭감의 자율적 실시 │ │지·창출노력 │허용 │ │ │·근로자의 일부 급여삭감분을 보전하기 위한 스톡옵션제 │ │ │도입 │ │ │·이중임금제 도입 │ │ │·연공주의 인사제도 탈피 및 성과주의 인사제도의 조기 확 │ │ │립 │ │ │·퇴직금제도의 연금화·급여화, 복리후생제도의 카페테리 │ │ │아 플랜화·급여화 │ │ │·파견회사, 아웃소싱(업무위탁)회사 설립 및 재취업 지원 │ │ │·대기업집단의 출향제도(사외인재파견제) 활성화 │ └───────┴────────────────────────────┘즉, 대졸미취업자를 위한 인턴제도·직업훈련·공공근로 등을 통한 정식고용 유도, 중년층에 대한 직업훈련을 통한 자격증 취득 후 창업이나 취업 유도, 자영업에 대한 창업지원, 중소·벤처창업지원, 여성에 대한 창업 및 취업 지원, 고용유지 지원금을 통한 재취업 지원, 실업자 개인의 의식전환을 통한 취업 유도 등이 필요하다(자세한 내용은 윤구현·백순기 외, 실업을 극복한다①∼⑨, [매일경제], 2001. 2.22.∼ 3. 3. 참조). 이제 더 이상 잃어버릴 것도 없다(nothing to lose). 자존심도 허기진 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벗어라! 훌훌 벗어버려라! 실업을 다룬 영화들의 공통된 특징은 돌파구가 없다는데 있는데, [풀 몬티]나 [브레스드 오프]에서도 고실업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못한다. 단지, 실업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영화에서 스트립쇼 연습 때 흘러나오는 노래 섹시한 당신의 첫 가사 "난 기적을 믿어요"와도 같이, 기적(희망)을 믿는 마음이야말로 절망으로 가득 찬 기적 없는 세상에서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보여줄 뿐이다. 실업의 유일한 해결책은 충분한 실업연금이 아니라 일자리 마련에 있으며, 실업자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통한 자신감의 회복이 절실히 요구된다. 인생이 낭비되는 것은 죄악이다. 프랑스의 위대한 조각가 로댕의 말처럼, "직업은 생활의 방편이 아니라 생활의 목적이다. 일한다는 것은 인생의 가치요, 인생의 기쁨이요 행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