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東 云 혜천대학 세무회계과 교수(E-mail : dwjung@hc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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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진실이라고 믿게 하기 위한 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정보전달체제를 장악함으로써 보여지는 것은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즉, TV 등을 이용하여 잘못된 것을 교묘하게 조작함으로써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 말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건(스캔들)이 발생하게 되어 대중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 영화에서는 가상전쟁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영화의 원제목
은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뜻에서 하극상 또는 주객이 전도된 것을 말하는데, 영화 속으로 들어가 그 의미를 파악해 보면, 진실을 감추기 위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클린턴의 대통령 자리까지 뒤흔들었던 섹스 스캔들(지퍼게이트)을 절묘하게 예견하고, 그것의 실체까지 들여다보았다"하여 많은 관심을 끌어 모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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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왝더독>은 대통령을 소재로 했다는 점과 현직 대통령을 재선시키기 위해 음모를 꾀한다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영화 속에 나타난 대통령의 모습이다. 대통령의 모습은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보이는 데, 첫째로 선하고 정의로운 초인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에서는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에 맞서 당당하게 무찌르는 영웅의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다. <에어포스 원(1997)>에서는 대통령이 테러분자들에게 납치 당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용감한 영웅으로 묘사된다. 둘째로 무능력하거나 추악한 지도자의 모습이다. <화성침공(1996)>에서는 권위적인 모습을 지니면서 국가의 안보에는 관심이 없는 무책임한 대통령상을 묘사함으로써, 대통령을 극단적으로 조롱과 멸시를 하고 있다. <왝더독(1997)>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소녀를 성추행하고 자신의 참모진의 허수아비에 불과한 무능력한 인물로 그려진다. 고위층의 범죄와 부패를 마치 당연한 일인 양 다루고 있는 <1600번지 살인사건(1997)>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내 워싱턴과 제퍼슨의 초상화 아래서 정사를 벌이던 금발의 미녀가 공식 연회장 화장실에서 피살된 채 발견되고, 백악관 내 모든 사람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 중에서도 대통령이 강력한 용의자. 관객은 범인이 누구이든 간에 혐의를 대통령에 두고 그의 부정을 보는 것을 즐기게 된다. 물론, 범인은 대통령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지만…. 그리고 <절대권력(1997)>에는 밀회를 즐기던 대통령이 술에 취한 채 정부를 구타하는 장면이 나온 후, 그녀는 경호원에 의해 살해된다. 절대권력자의 추한 모습이다.
이제 음모론에 대하여 살펴보자. 보통 음모론은, 고통과 재난 등이 어떤 강력한 개인이나 집단의 음모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하는 것을 말하는데,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참다운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때 많이 나타난다. "진실은 저 너머 있다(Truth is out there.)." 이는 미국TV 시리즈
에 등장하는 유명한 문구다. 천재시인 이상의 시를 근거로 하여 한반도를 영원히 지배하려는 일본제국주의의 음모를 파헤친 한국 영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1998)>에서도 "진실은 언제나 숨겨져 왔다"는 문구가 나오는데, 음모가 담겨져 있음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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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영화 속에서 제기된 음모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는 케네디 미국대통령의 암살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작품이다. 제목부터 음모인 <컨스피러시(1997)>는 정부기관에 의한 시민통제를 소재로 했는데, 국가가 중단시킨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는 음모집단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음모이론은 죄 없는 희생자들을 만들어내는 거대 권력기관의 정보독점으로부터 나타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왝더독>에서는 대통령의 성추행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가상 전쟁을 만들어 대통령에 재선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트루먼쇼(1998)>는 자신도 모르게 모든 것이 꾸며진 삶을 사는 한 사람을 통해, 미디어의 가공할 음모를 다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작품은 미국 폭스TV사가 제작한 TV시리즈
이다. 이는 전세계 60여개국에 방송되면서 음모론에 대한 가장 많은 관심을 끌어온 작품으로, 강력한 권력집단들이 외계인들과 지구 식민지화 계획에 합의했다는 설정 하에서, 외계인과 결탁한 국가기관의 음모를 두 명의 FBI요원이 파헤친다. 또한, 외계인 음모이론을 매우 코믹하게 그린 영화로 <맨 인 블랙(1997)>을 들 수 있다. 지구에는 이미 엘비스 프레슬리를 비롯한 수많은 외계인들이 사람의 탈을 쓰고 살고 있으며, 지구에 살고 있는 외계인들을 보호하고 분쟁을 조정하며, 외계인의 정체가 드러날 경우 기억을 없애버리는 일을 하는 맨 인 블랙이라는 특급비밀조직이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 UFO를 목격했다거나 또는 UFO에 납치됐다가 풀려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늘 이 맨 인 블랙, 즉 검은 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사람들의 방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는 달리 <아웃브레이크(1995)>에서는 의학사상 밝혀진 바 없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고, 치사율 100%의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아프리카의 오지를 휩쓸어 주민 대다수가 죽어버린 마을을 발견한 미육군 전염병연구소의 대령 샘(더스틴 호프만)은, 이 위험한 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번지지 않도록 비상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조사를 중단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바이러스를 세균전에 이용하려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샘은 바이러스를 박멸하기 위해 군부에 대항한다. 이 영화는 바로 에이즈 바이러스와 관련된 음모이론을 각색한 것으로, 에이즈 음모이론은 이 바이러스가 미군의 생물학전 실험결과로 생겨났다고 본다. 대통령 선거 12일전. 백악관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통령이 백악관에 견학 온 걸스카웃 학생을 성추행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여론이 들끓고, 야당 대통령 후보 닐 상원의원은 그의 도덕적 타락을 문제삼아 사퇴를 요구하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급격히 하락하여, 현직 대통령의 재선은 불가능한 것 같아 보인다. 여론에 의해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자, 다급해진 대통령 보좌관 에임즈(앤 헤치)는 노련한 정치 해결사 브린(로버트 드 니로)을 영입하여 사태를 수습하고자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림으로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였다. 브린은 대처방안으로 가상 전쟁 시나리오를 만들고자 한다. 급박하고 생생한 전쟁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헐리우드의 유명한 영화제작자 모츠(더스틴 호프만)의 도움을 요청한다. 그들은 미국 국민들에게 생소한 알바니아를 그 대상으로 하여, 은밀하게 핵실험을 하고 있으므로 응징한다는 각본을 짜고, 反알바니아 감정을 고취시키는 비상책을 마련한다. 모츠는 여배우를 케스팅하여 알바니아의 소녀로 분장시키고 공포에 질린 모습을 연출시킨다. 테러분자들에 의해 마을은 불타고, 강간당한 소녀는 절규한다. 할리우드의 최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총동원해 긴박한 전쟁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하여, 이 모든 가상 시나리오는 TV를 통해 방송된다. 브린의 계획이 적중, 언론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B-3라는 고성능 폭격기의 전진배치와 군장성들의 주둔지 이동에 관한 뉴스가 매일 속보로 보도되고 전쟁발발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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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보도된 후, 예상대로 성추행사건은 무마되고 국민들의 관심은 전쟁으로 쏠린다. 마치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클린턴이 기다렸다는 듯이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사일공격을 가한 것과 수법이 너무나도 똑같다. 알바니아 테러 장면이 TV를 통해 나가고, 에임즈와 브린은 후속 작품으로 테러 현장 주민의 인터뷰 장면에 등장할 알바니아계 모녀를 직접 데려오기 위해 떠나지만, 도중에 이들의 음모를 알아차린 CIA요원들에게 잡히게 되고, 그들에게 잡혔던 에임즈와 브린은 CIA요원을 설득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하지만 CIA는 선수를 쳐서 TV를 통해 전쟁이 종결됐다는 뉴스를 내보낸다. 그러자 브린은 두번째 가상 시나리오를 기획, 테러분자들에 의해 알바니아에 포로로 잡힌 303부대 소속 병사 슈만(우디 해럴슨)을 전쟁 영웅으로 조작한다. 슈만에게 헌 신발이란 별명의 붙여주고 슈만과 관련된 각종 보도성 행사를 마련함은 물론, 쟈니 그린(윌리 넬슨)을 고용하여 We are the World 유형의 노래를 작곡하게 하여 국민들의 심금을 울림으로써, 국민들의 동정 여론을 들끓게 하는데 성공한다. 자연히 성추행사건은 잠잠해지고 대통령의 지지도는 다시 급상승한다. 마침내 슈만을 구출하라는 국민들의 여론이 확산되고 브린은 슈만의 미국송환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
하지만 소환도중, 예기치 않은 사고로 슈만이 죽자, 그의 죽음을 국가적 영웅의 죽음으로 위장한다. 그의 장레식. "가슴에 명예를 안고 우리 여기 모였네. 용감무쌍한 그대들로 위대한 조국은 자유로우리. 신이여 축복하소서 우리 303부대의 용사들을! 어깨를 맞댄 우리, 두려움 없고 이성은 냉철하고 눈은 빛나리. 하늘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우린 303용사들이라네…." 앞서가는 게 바로 제작이라는 모츠의 말처럼, 정신병으로 성폭행을 저질러 특수감옥에 12년간 수감되어 있던 슈만이 전쟁 영웅으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애초에 없던 전쟁을 만들어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한 대통령은 위대한 업적을 이룬 셈이고, 가히 노벨 평화상(?) 감이다.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은 89%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되고 희대의 사기극 대통령 만들기 작전은 종결된다. 이제 그 비밀을 아는 영화 제작자 모츠, 그는 슈만의 장례식 이후에도 개입하기를 원한다. 이 모든 것이 자기 작품이라고 떠들어대는 그를 기관원들이 데려가는 모습을 브린이 창을 통해 내려다보고 있다. 며칠 후 방송에서는 모츠가 그의 집에서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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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진실은 없다. 미디어를 통해 나가는 현실보다 더 현실감이 있는 영상, 백악관의 브리핑을 사람들은 진실이라 믿을 뿐이다. 그것도 첨단정보화시대가 낳은 열매라고 기뻐하면서. 물론, 영화는 정치적 풍자 쪽에 초점을 맞춰, 목적을 위해서라면 진실도 얼마든지 조작하는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
그러나 그 과정에서 드러난 또 다른 것이 우리를 섬뜩하게 한다. 바로 정보와 진실의 문제로 혼란스럽다. 감독은 브린과 모츠의 입을 빌어 "국민이 전쟁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뭔가. CNN뉴스에서 본 폭격장면 뿐이지 않는가"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네이팜탄에 맞은 나체의 소녀, 승리의 상징인 V자, 수리비치산에 성조기를 꽂는 5인의 해병대. 50년 후에 기억되는 건 전쟁이 아니라 그 사건들일 뿐이다. 걸프전, 스마트 폭탄 투하, 100일간 하루 2,500번의 공습을 했다는 사실만 존재한다. 뉴스화면을 통해 분명 확인했다고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가 바보는 아닌지…. 실제로 영화에서 걸프전 당시의 폭탄 투하장면은 스튜디오에서 만든 장면이라고 까지 말한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첨단정보의 위력. 그것은 곧 절대권력이 된다. 영화는 정보와 최첨단영상기술이란 바로 진실의 독점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정보를 장악한 나라에서 "이것이 진실이다"라고 하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기술을 가지지 못한 나라는 그것을 믿을 수밖에 없다(이대현, 영화 <왝 더 독>과 진실의 실체, 한국일보사, [주간한국], 1739호, 1998. 9.24. 참조.). 경영학에 시나리오경영이란 용어가 있다. 이는 시나리오기법에서 유입된 것인데, 시나리오기법은 세계 제2차 대전 때 미국 공군이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적군의 공격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하여, 이라크와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군사전략용으로 폭넓게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이 기법이 기업 경영에 도입된 것은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후, 군 전략 참모들이 민간기업으로 유입되면서 군사전략을 기업경영에 도입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며, 시나리오경영이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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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각본)란 말은 16세기 이탈리아의 즉흥희극 콤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에서 극의 줄거리와 배우의 역할 등을 표시한 메모를 뜻하는 것이었으나, 현재에는 스크린에 영사할 것을 전제로 하여 영화형식에 따라 문장으로 작성한 각본을 말한다. 그러므로 시나리오경영(Scenario Management)이란,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래에 전개될 변화과정을 시나리오로 구성함으로써, 각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경영기법을 뜻한다. |
우리 나라에서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1996년도 신년사를 통해 그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화두가 되었는데, 불확실한 경제적 요인에 따라 앞으로 기업에 끼칠 영향을 분석하여 기업이 대응할 수 있도록 각본(시나리오)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의사결정을 하게 될 때 주어진 상황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이란, 기업목표의 설정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결정대안을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제반활동과 행동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주어진 환경 및 미래의 예측가능성에 따라 그 의사결정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즉, 확실성 및 위험 그리고 불확실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확실성이란, 각 대체안에 대해 하나의 결과만 발생한다는 사실이 존재하는 경우, 즉 미래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 것인가를 명확히 알고 있는 상태(100%의 발생확률)를 말한다. 여기에서 확률이란, 확신의 정도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동전을 던져 동전의 윗면이 나올 확률은 0.5이다. 그리고 위험이란, 미래의 발생가능한 상황에 대해 예측할 수 있으며, 그 가능한 상황발생의 객관적인 확률분포를 과거의 경험이나 자료를 통해 알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언제 죽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평균수명에 의해 예측할 수는 있다. 또한 불확실성이란, 미래의 발생가능한 여러 상황에 대한 발생확률을 알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시나리오 경영이란, 위험이나 불확실성 하에서 가능한 대체안들을 만들어 미래를 예측하고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써, 이 영화에서 이용한 전쟁 시나리오와는 본질적인 차이는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상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현직 대통령이 재선되지 못하리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목적을 설정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물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01년 9월 11일 항공기 자살테러에 의해 워싱턴의 펜타곤과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 사건으로 현재(2001년 9월 28일)까지 알려진 6,300여명의 사망자 중 2,000명 이상이 7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었으니, 미국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그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행동을 개시하였고, 이로 인해 동시불황(同時不況)을 겪고 있는 세계경제에 끼칠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즉, 이 사건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 지에 대해 아사히신문에서 미국 보복공격의 전개 양상이 장기화 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세 가지 전쟁시나리오를 통해 예측했다(전호림, 향후 세계경제 3가지 시나리오, 매일경제, 2001.10.11. 6면, 송의달, 과거중동지역 전쟁땐 어땠나, 조선일보, 20001. 9.15. 16면 참조.). ① 걸프전형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개인소비 침체이다.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침공했을 당시 미국의 소비동향지수는 전월 대비 16.7%가 하락했다. 그러다 다국적군이 이라크 공습에 나선 1991년 1월에는 10% 감소했고, 2월에 전쟁이 끝나자 개인소비는 곧바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번 테러 직후인 9월 조사 당시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대비 14.4%가 떨어져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1990년과 1991년의 물가가 각각 8.5%와 9.3%씩 상승했다. 주가의 경우에는 걸프전이 발생했을 당시 전날 690.21이던 종합 주가지수는 다음 날 1.93포인트(0.28%)하락하는데 그쳤지만, 다음 날 9.91포인트(1.44%)로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6일 연속 주가가 급락했다. 걸프전 발발 당시 주가를 회복한 것은 두 달 반이 넘은 10월 19일(696.01)이 되어서야 가능했다. 그러나 걸프전은 짧은 기간에 끝났기 때문에 미국의 성장률은 1991년 한해 동안만 -0.5%를 기록했을 뿐 1992년에는 다시 3%의 높은 성장률로 반전했다. 따라서,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한정적인 것이었다. ② 베트남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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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행동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분쟁이 이전투구식으로 전개되면 소비침체와 군사지출에 대한 부담 증가 등으로 경기후퇴 국면이 장기화될 소지가 있다. 1964년 8월 미국의회가 베트남 무력행사를 승인하고 본격적인 전쟁상태에 들어간 뒤 군사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 1966년 이후는 10% 이상 늘어났다. 미국의 성장률은 1965년부터 1966년에 걸쳐 6%대를 기록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비부담이 늘어 1967년 2%대로 떨어지고 1970년에는 0.2%로 거의 제로성장에 그쳤다. 전쟁이 길어지면 소비와 설비투자 의욕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테러사건 전부터 침체기미를 보이던 세계경제 또한 동시 불황에 들어갈 가능성이 짙다. |
③ 세계대전형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반발이 이슬람 제국 전체로 확산되어 전쟁이 미국·유럽대 이슬람제국 양상을 띠게되면 중동지역이 전쟁에 말려들어 유가상승을 초래한다. 이는 이미 글로벌화한 세계경제를 크게 축소할 우려가 있다. 이집트의 이스라엘침공(4차 중동전쟁)으로 야기된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는 당시 국제 유가(브렌트유 기준)는 배럴당 평균 5달러에서 다음 해 11달러로 120%나 치솟았다. 이로 인해 전세계 공업생산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불황을 초래했다. 미국은 오일쇼크 이후 1974년과 1975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세계 경제도 혼란을 겪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평년보다 약 3배인 각각 25.8%와 26.3%를 기록했다. 걸프전 때와 비교해 볼 때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전쟁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라도 앞으로 경제성장이 낮아질 것이고, 국제사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 예상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보더라도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요소를 안고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그러기에 시나리오경영을 통하여 다량의 정보를 사전에 수집해 신속하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항공기 자살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내에 3700명의 직원이 상주했던 모건 스탠리사의 경우, 인명 및 재산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실종 직원은 15명에 불과하며, 지난 1993년 이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이후, 이 회사는 테러 가능성에 남달리 신경을 써왔다. 실제 남쪽 타워에 있던 모건 스탠리 직원들은 이번에 북쪽 타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 바로 보안책임자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빌딩을 빠져 나왔다. 더욱이 이 회사는 위험분산을 위해 전산센터 및 백업(back-up)시스템을 다른 지역에 따로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업무를 재개할 수 있었다(朴聖一, 위기관리 기업生死 갈라, 조선일보, 2001. 9.19. 6면.). 미래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가능한 상황을 사전에 준비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유지한 결과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경영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시나리오 경영 기법, [Le@der.HRD], 킴스컨설팅, Weekly Newsletter, Issue 2, 1998.11. 9.). 1단계 : 의사결정 사항에 대한 명확한 이해 2단계 : 의사결정 사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요인 탐색 3단계 : 2단계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요인 탐색 4단계 : 시나리오의 기본 축 구축 5단계 : 시나리오 작성 6단계 : 시사점 도출 이러한 시나리오 작성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① 유능한 워크샵 운영자 ② 최고 책임자의 지원과 참여 ③ 다양한 기능의 전문가(관련부서)의 협조가 필요하다. 워크샵 운영자의 운영 능력이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가 브레인스토밍의 팀 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나리오 경영은 조직의 학습능력을 향상시켜줌으로써 위기관리 능력을 높여준다는데 그 장점이 있다. 즉, 구성원들 스스로 시나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조직 학습능력이 높아지고, 자신이 맡은 일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많은 사항이 이미 작성된 시나리오에 있었기 때문에 조직의 위기관리 능력이 향상된다. 덧붙여 이 영화의 경우를 살펴보면 불법 시나리오를 만들었는데,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시나리오를 만든 목적은 세인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림으로써 그들의 허수아비(?)를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잘못된 만남은 비극을 남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첫째 번은 성동격서요 둘째 번은 토사구팽이다. 먼저 성동격서(聲東擊西, to make a feint to the east and attack in the west)란 말을 살펴보자. 이는 통전(通典)의 병전(兵典)에서는 동쪽인가 하면 서쪽이고, 습격하는 것처럼 보이고는 떨어진다로, 회남자(淮南子)에서는 서쪽을 원하는 데, 동쪽을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로, 그리고 역대명장사략(歷代名將事略)에 의하면 동쪽을 바란다면 서쪽을 바라는 것 같은 모양을 취하고, 서쪽을 바란다면 동쪽을 바라는 것 같은 모양을 취한다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그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초(楚)나라와 한(漢)나라가 서로 싸우던 시기이다. 위왕(魏王) 표(豹)의 투항으로 한나라 유방(劉邦)은 항우(項羽)와 표의 협공을 당하는 매우 위험한 형세에 처하였다. 그러자 그는 곤경을 벗어나기 위해 한신(韓信)을 보내어 정벌에 나섰다. 이에 표는 백직(柏直)을 대장으로 임명하여, 황하의 동쪽 포판(蒲坂)에 진을 치고, 한나라 군대의 도하(渡河)를 저지하였다. 한신은 포판의 공격이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사병들을 낮에는 큰 소리로 훈련시키고 밤에는 불을 밝힘으로써, 공격할 의사가 있음을 나타내었다. 백직은 한나라 군대의 동태를 살펴보고 그들의 어리석은 작전을 비웃었다. 한편, 한신은 비밀리에 군대를 이끌고 하양에 도착하여, 강을 건널 뗏목을 만들었다. 뗏목으로 황하를 건넌 한나라 군사들은 신속하게 진군하여 표의 후방 요지인 안읍(安邑)을 점령하고, 그를 사로잡았다. |
따라서 성동격서란, 동쪽을 칠 듯이 말하고 실제로는 서쪽을 친다는 뜻으로, 상대방을 속여 교묘하게 공략함을 비유한 말이다. 개인이나 정치인들의 처세, 또는 운동 경기 등에서 많이 쓰이는 수법이다. 이 방법은 흔히, 양동작전이라고도 하는데, 양동(陽動)은 움직이는 척한다는 본래의 뜻에서 속임수 전술을 나타내는 말로 확대되었다. 사상 최대의 작전으로 잘 알려진 제2차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1944년 아이젠하워 사령부는 프랑스 본토로 상륙하고자 하여 그 장소를 물색하던 중, 가장 상륙하기 쉬운 칼레지구에 병력을 집중시킨 것같이 꾸민 후, 정작 6월 6일 노르망디에 상륙함으로써 연합군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독일군은 급속히 붕괴의 길을 걷게 된다. 둘째, 토사구팽( 死狗烹)인데,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아 먹힌다는 뜻으로, 쓸모가 있을 때는 긴요하게 쓰이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는 말이다. 의심이 많고 편협된 인물이었던 유방이 의협심 강한 천하장사였던 항우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신이라는 불세출의 명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后列傳)에 나오는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초패왕(楚 王) 항우(項羽)를 물리치고 한(漢)나라의 고조(高祖)가 된 유방(劉邦)은 소하(蕭何) 장량(張良)과 더불어 한나라 창업 삼걸(三傑)의 한 사람인 한신(韓信 : ?∼B.C.196)을 초왕(楚王)에 책봉했다(B.C.200). 그런데 다음 해, 항우의 맹장(猛將)이었던 종리매(鍾離昧)가 한신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고조는 과거 그에게 고전한 악몽이 되살아나 크게 노했다. 그래서 한신에게 당장 압송하라고 명령했으나, 종리매와 오랜 친구인 한신은 고조의 명령을 어기고 오히려 그를 숨겨 주었다. 그러자 고조에게 한신은 반심을 품고 있다는 상소가 올라왔다. 진노한 고조는 참모 진평(陳平)의 헌책(獻策)에 따라 제후들에게 이렇게 명했다. "제후는 초(楚) 땅의 진(陳 : 하남성 내)에서 대기하다가 운몽호(雲夢湖)로 유행(遊幸)하는 짐을 따르도록 하라." 한신을 진에서 포박하든가 나오지 않으면 제후(諸侯)의 군사로 주살(誅殺)할 계획이었다. 고조의 명을 받자 한신은 예삿일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래서 아예 반기를 들까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죄가 없으므로 별일 없을 것으로 믿고 순순히 고조를 배알하기로 했다. 그러나 불안이 싹 가신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활한 가신(家臣)이 한신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종리매의 목을 가져가시면 폐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옵니다." 한신이 이 이야기를 하자 종리매는 크게 노했다. "고조가 초나라를 치지 않는 것은 자네 곁에 내가 있기 때문일세. 그런데도 자네가 내 목을 가지고 고조에게 가겠다면 당장 내 손으로 잘라 주지. 하지만 그땐 자네도 망한다는 걸 잊지 말게." 종리매가 자결하자 한신은 그 목을 가지고 고조를 배알했다. 그러나 역적으로 포박 당하자 그는 분개하여 이렇게 말했다. "역시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그대로구나. 교활한 토끼를 사냥하고 나면 (쓸모가 없어져) 좋은 사냥개는 삶아 먹히고(교토사양구팽, 狡 死良狗烹), 하늘 높이 나는 새를 다 잡으면 좋은 활은 곳간에 처박히며(고조진양궁장, 高鳥盡良弓藏), 적국을 쳐부수고 나면 지혜 있는 신하는 버림을 받는다(적국파모신망, 敵國破謀臣亡)고 하더니 한나라를 세우기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한 내가, 이번에는 고조에게 죽게 되었구나." 이 일로 해서 한신은 회음후(淮陰侯)로 좌천되고 주거를 도읍인 장안(長安)으로 제한 당하게 되었다. |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내팽개친다는 말이다. 영화에서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나가 되었던 그들이 목표를 달성된 뒤에는 그 걸림돌이 될 모츠를 제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을 잘 해주면 기억하지 못하고, 망치면 그 존재를 깨닫게 되듯이, 목적을 위해선 수단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그러나 그런 행동에 대한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마련이고, 그도 똑같은 아픔을 겪게 될 것이다. 시나리오경영이라 해서 진실에 바탕을 두지 않은 상황을 만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올바르게 예측함으로써 위험을 회피함은 물론,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는 철저히 진실을 왜곡한 채, 단지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목표에 도달하면 그뿐인 것이다. 쇼로 치장된 정치, 이미지 조작의 힘은 정말로 엄청나다는 사실을 이 영화에서는 극렬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 그 뒤에 숨어 있는 / 보이지 않는 /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이란 칼릴 지브란의 시에서처럼, 때로는 진실은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살아 숨쉬며, 잔잔한 기쁨을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