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東 云/혜천대학 세무회계과 교수 영국의 낭만파시인 바이런(1788∼1824)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까 나는 유명해졌다″라는 말을 하였다. 어떻게 어느 날 갑자기 노력도 없이 유명해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갑자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떼돈을 벌었다″ 일전에 한국 복권사상 최대의 금액인 55억 원에 당첨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야말로 복권(福券)은 복(福)을 넝쿨 채 가져다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역할을 한 샘인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사는 지도 모른다. 이런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노려서 말이다. 복권의 묘미는 누구나 1등 짜리가 될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달콤한 꿀맛을 맛보려고 벌떼같이 덤벼들곤 한다. 그야 말로 ′당신에게 일어 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 [당신에게 일어 날 수 있는 일(1994)]을 보는 즐거움은 복권이 당첨되었다는 사실보다는 이를 남에게 나누어줌으로써 더 큰 행복을 찾게된다는 사실에 있다. 찰리 랭(니콜라스 케이지)은 이웃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성실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그리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는 것이 삶의 기쁨인 소박한 꿈을 품고 사는 평범한 경찰관이다. 하지만, 아내인 미용사 뮤리얼 랭(로지 페레즈)은 이런 남편과는 정반대로 유일한 관심사는 돈뿐이다. 그녀는 하루빨리 이 가난한 퀸즈의 단칸방을 벗어나 화려한 맨하탄에 대한 허황된 환상을 꿈꾸는 허영에 가득 찬 여자다. 한편, 조그만 커피숍에서 일하는 마음씨 착한 웨이트리스 이본 비아시(브리짓 폰다)는 별거중인 남편이 자신의 카드사용을 남발하여 파산선고를 받아 빚만 잔득 지고, 이혼을 하고 싶어도 소송비가 없어서 이렇게 하지도 저렇게 하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들을 비롯, 많은 사람들이 총 6,400만 달러가 걸린 뉴욕복권에 당첨되는 기적을 꿈꾸는 도시에서 살아간다. 사건의 발단은 찰리가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아내의 잔소리에 못 이겨 복권을 사면서부터 시작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찰리는 그의 동료와 순찰을 돌다가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선다. 그의 동료는 배가 고프다면서 새치기를 하라고 줄의 맨 앞으로 끌고 가지만, 찰리는 끝까지 질서를 지키며 자기 순서를 기다려 복권을 사게 된다. 그의 평상시의 성실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본이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바로 그날, 찰리는 우연히 점심을 먹으려고 이본이 일하는 곳으로 오게 된다. 착하기만 한 찰리는 이본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기분을 풀어주려고 애쓴다. 점심식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출동명령이 떨어지자 음식값을 지불하고자 한다. 이본은 식사를 하지도 않았는데 음식값은 받을 수 없고, 커피 값만 받겠다고 한다. 막상 복권을 사느라고 커피 값 외에 팁이 모자란 찰리는, 복권이 당첨되면 상금의 반을 나누어주고, 당첨되지 못하더라도 팁을 두배로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랭 부부에게 복권이 4백만 달러에 당첨되는 행운이 찾아오게 되자, 남편이 팁으로 당첨금의 반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본에게 2백만 달러를 가져가자, 이 욕심 많은 아내 뮤리얼은 끌어 오르는 욕심을 참고, 이를 통해 자신의 신분상승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를 허락한다. 뉴욕의 신문들은 일제히 백마탄 기사와 같은 경찰과 신데렐라와 같은 웨이트리스의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대서특필하게 된다. 그 돈으로 이본은 자기가 일을 하던 식당을 인수하고, 뮤리얼은 자신이 꿈꾸던 대로 화려하고 허영에 가득 찬 생활을 한다. 심지어 모피코트를 사서 입고 나오다가 동물애호가들의 물감세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찰리는 돈이 좀 많아졌을 뿐 예전과 다름없이 남을 도우면서 경찰의 일을 하고 있으며, 수퍼마켓에 든 강도를 잡는 공도 세운다. 그러는 사이 그는 이런 아내의 생활에 환멸을 느껴 점점 마음이 멀어져간다. 어느 날 복권당첨자들 만의 파티(뉴욕복권 갑부클럽)가 벌어지고, 그곳에 참석했다가 이본을 본 찰리는 파티장소인 배에서 내려와 잔돈이 없는 이본 대신 택시비를 내주는 사이, 배를 놓치게 되어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고, 서로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치에 빠져 멋대로 행동하는 아내와 싸우고 집을 나온 찰리는 플라자호텔에서 하룻밤 지내게 되고, 마침 전 남편이 집에 찾아와 돈을 요구하자 내일까지 집을 비우라면서 집을 나온 이본도 플라자호텔로 오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뮤리얼은 남편이 이본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당첨금 반환소송을 걸어 이본에게 준 돈마저도 다 제 것으로 만든다. 이본은 언제나 자신은 운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찰리까지 어렵게 만들었다고 미안해하며 그의 곁을 떠나려 한다. 하지만, 빈털털이가 된 찰리와 이본은 그들이 처음 만난 식당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변함없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또한, 그곳에서 그들은 거지에게 선행을 베푼다. 그 거지는 바로 변장한 신문기자로서, 그는 정신적·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진 돈을 모두 털어 어려운 사람에게 사랑을 베푼 그들의 선행을 신문에 보도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각지에서 보낸 격려편지와 60만 달러나 되는 돈을 받고 다시 용기를 얻는다. 한편, 허영에 찬 생활을 하던 뮤리얼은 사기꾼에 속아 돈을 다 날리고 과거의 미용사로 돌아간다. ″마음이 순수하면 당신에게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난답니다 / 마음이 순수하면 좀처럼 속 좁은 생각은 하지 않죠 / 불가능한 계획으로는 낭패보기 십상이에요 / 꿈이 산산이 부서질 때는 웃으면서 잊어버려요 / 그러면 인생은 점점 더 즐거워지고 사랑은 깊어만 간답니다 / 마음을 순수히 간직하는 게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해요 / 제 아무리 부자라도 마음이 순수한 것만 못하죠 / 오래 살고 싶으면 열심히 살 생각을 하세요 / 마음이 순수한 사람이라면 하루 빨리 시작하는 게 최고죠″ 이 영화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일어나기를 바라는 그런 내용을 소재로 하였다. 영화 속의 주인공 찰리는 평생에 한 번 얻기 힘든 기회를 얻게 된다. 4백만 달러라는 엄청난 당첨금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돈 모두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당첨되기 전의 약속을 지킨다. 현대사회는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물질만능의 사회이다. 이런 사회 속의 절대 다수의 사람들의 모습은 찰리보다는 그의 아내의 모습에 더 가까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찰리의 모습을 보면,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으나 현 시대를 살아가기엔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돈은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 돈 자체가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돈이 사람을 따라야지 사람이 돈을 따르면 안 된다는 말과도 같이, 그러한 물질적 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면 뮤리얼과 찰리를 비교해보며 이를 살펴보자. 뮤리얼은 돈만 많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찰리는 ″당신 때문에 내가 있는데″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세상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돈만 좋아한 뮤리얼은 불행해졌지만, 찰리는 행복을 얻었다. 그 이유는 찰리는 남을 도와주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뮤리얼은 그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길 원하기 때문에 돈이 없는 그녀는 행복할 수조차 없다. 흔히 우리의 삶은 도박에 비유되곤 한다. ′일확천금′이라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나약함 외에도, 매 순간마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면 이 영화에서 나타난 복권에 대하여 살펴보고, 이것이 과연 우리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그 관점에 따라 투자, 투기, 혹은 도박으로 구분하여, 과연 복권이 어디에 속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자. ′제비를 뽑아서 맞는 표에 대해 많은 배당을 주는 표찰′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 복권(lotto, 福券)은 ′행운′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되었다. 1826년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높은 당첨금의 기대를 주면서도 큰 피해 없이 자발적으로 복권 구입가격을 지불하는 희망세′라고 복권을 정의하였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복권이 ′국가나 지방자치체 등 공공기관 등에서 수행하고자 하는 사업목적에 맞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발행하는 당첨금이 따르는 표′로 정의되고 있다(한국전자복권(주)의 ′복권이야기′에서 발췌). 그러나 복권(福券)에서 福자는 하늘에서 사람에게 내린다는 뜻인 시(示= ·귀신 기)는 이것이 부수로 쓰일 때는 ′보이다′는 뜻이 아니라 ′제사′와 관련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자와 아랫배가 불룩한 모습을 하여 ′풍요로움′을 뜻하는 복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따라서, 신에게 음식을 차려 놓고 그 앞에 엎드려 있는 사람의 모습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즉, 종교가 보편화되기 이전에는 ′제사′가 ′복′을 비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옛날 사람들은, 제사를 정성껏 모셔야 많은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全廣鎭, ′생활한자(112) - 福祉′, 조선일보, 1999. 7.10. 25면 참조). 그러므로 복이란 하늘에서 내려준 것이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券자는 옛날에 사람들이 약속을 할 때 그 내용을 글, 그림 등으로 새겨 두 쪽으로 나누어 하나씩 가지고 있다가 다시 만날 때 두 쪽을 맞추어 보고 증거를 삼았다는 데서, ′증서′, ′문서′, ′계약서′의 뜻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복권은 ′복을 전해주는 증서′라는 뜻인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복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기에 예로부터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것까지도 금기시했으므로,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하여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복권에 관한 이야기는 구약성서(舊約聖書)에도 나오고, 그리고 BC 100년 경, 중국의 진 나라에서 KENO라는 복권게임이 국가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이 기금은 만리장성의 건립 등 국방비로 쓰였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본격적인 의미의 복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것은 로마시대부터의 일이니 그 역사를 되짚어보는 일은 큰 의미는 없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우리 나라의 경우, 복권의 기원은 조선시대 후기의 ′작백계′나 ′산통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백계′는 ′잡백계′ 또는 ′작태계′라고도 불렸는데, 그 방법은 일정번호를 붙인 표를 100명 단위 혹은 1,000명 단위로 팔고 이를 추첨하여 총 매출액의 100분의 80을 복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산통계′는 통이나 상자 속에 각 계원의 이름이 적힌 공을 넣고 그 통을 돌리 때 나오는 공을 가지고 당첨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이런 ′계′는 친목도모와 서로간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널리 실시되었다. 또한, ′삽십육계(三十六契)′란 것도 있었는데, ′작백계′와 유사한 것으로, 복권을 10전씩에 팔아 추첨하여 총매출액의 80%를 매입자에게 상금으로 돌려주는 우수한 복권이었다. 도망치는 것을 ′삼십육계친다′고 하는데, 복권을 팔아 줄행랑을 친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한다. 일제시대와 5, 60년대에도 전국 규모의 복권이나 개발기관에서 발행하는 복권이 꾸준히 나왔으나 현재와 같은 정기발행복권이 등장한 것은 1969년 주택은행의 ′주택복권′이 발행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다. 복권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영국작가 조지 오웰이 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는 데, ″매주 막대한 상금이 지급되는 복권은 무산계급이 진지한 주의를 기울이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아마 복권은 수백만의 무산계급엔 그들이 살아남아 있는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즐거움이고, 어리석은 장난이고, 진통제고, 지적인 자극이었다. 복권에 관한 한 간신히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들까지도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었고, 돈을 계산하는 솜씨가 있었다.″ 오웰의 미래소설 1984년 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 작품이 발표된 1949년 무렵만 해도 복권은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못했으나, 오웰은 80년대 ′복권의 전성시대′를 30여년전에 거의 정확히 예견한 것이다. 오웰의 표현대로 복권이 현대인에게 즐거움인 동시에 진통제 역할을 하는 까닭은 내던지는 기분으로 구입한 단 몇 장의 복권이 엄청난 행운을 안겨다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분수대 - 福券 당첨, 중앙일보, 1995. 5.12. 5면 참조.). 이와 같이 복권은 즐거움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도박성 및 사행성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복권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를 가지고 있는 샘인데, 사람들이 복권을 구입하게 되는 동기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리서치앤리서치′가 2000년 3월 5일 ′복권 구입목적′에 대해 조사한 ′복권구입 조사자료′는 다음과 같다. 즉, 복권 1매 당 액면가가 소액(500원 또는 1,000원)이므로, 참가자들은 사행적인 ′투기′라는 생각보다는 적은 돈으로도 직접 게임에 참가하여 즐길 수 있는 ′생활 속의 건전한 오락′의 의미를 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
┌───────┬─────┬──┬──┬───┐ │복권 구입목적 │취미·재미 │꿈 │목돈│기타 │ ├───────┼─────┼──┼──┼───┤ │ % │59.3 │33.2│4.2 │3.3 │ └───────┴─────┴──┴──┴───┘그러면 복권의 순기능에 대해 살펴보자. ① 불법 사행적 노름 도박을 복권으로 대체함으로써, 사행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복권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는 건전한 사회풍토를 해치고 국민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영국 사회문제연구소의 여론조사(1998년) 결과에 의하면, 다음의 표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복권이 사행성을 조장하여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부작용이 다른 종류의 도박게임보다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다.
┌─────┬───┬───┬──┬───┐ │슬롯머신 │경마 │카지노│복권│합계 │ ├─────┼───┼───┼──┼───┤ │48% │31% │13% │8% │100% │ └─────┴───┴───┴──┴───┘②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복권구입은 ′자발적 납세(Voluntary Tax)′라고도 한다. 미국 내에서는 평균적으로 복권이 주정부 예산의 0.5%에 달하는 수익을 거주자들에게 또 다른 세금의 부가 없이 제공하고 있다. ③ 소득재분배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복권 총매출액의 50% 내외를 당첨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복권사업에 직접적으로 관련하여 소매업, 복권인쇄회사, 광고회사, 운송회사 등의 직접적인 소득증대에 기여한다. 또한, 간접적으로는 기금조성 및 지출과정 등에서 파생되는 직·간접의 금융효과가 기대된다. ④ 성공적인 수익기금 조성으로 사회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Washington 대통령과 Jefferson 대통령은 국가발전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복권을 발행하였고, Virginia주에서는 질병, 재난, 그리고 빈민구호의 기금마련을 위해 복권을 발행한 적도 있다. 또한, Harvard, Yale, Princeton 등과 같은 Ivy League의 대학들도 기금마련을 위해 복권을 발행한 사실도 있다. 현재 100여개국에서 복권을 발행하고 있으며, 이렇듯 복권발행의 수익금은 국가의 중대한 사업 전개, 필요한 기간산업 지원, 의료, 복지, 교육, 지방재정 지원 등 국가가 국민들의 궁극적인 생활향상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데 쓰여지고 있다.(한국전자복권(주)의 ′복권이야기′에서 발췌)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볼 때, 복권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 따라 이를 건전한(?) 꿈의 공장으로 볼 것인지 그렇지 않은 지를 판가름해야 할 것 같다.물론, 영화 속의 뮤리얼 같이 되었다면 그 자신에게는 당첨되지 않음만 못할 것이다. 우리는 여러 의사결정을 하며 살고 있다. 그 의사결정이라는 행위를 할 때, 의사결정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데, 안전을 추구하느냐, 안전보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더 큰 이익을 얻고자하느냐에 따라 유형은 달라진다. 보통 안정적이라 하면 은행에 정기예금하여 이자수익을 얻는 것을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 할 수 있는데, 이 때 예금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무위험이자율′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복권을 사는 것은 ′투자, 투기, 도박′ 중 어디에 속하는가? 미래의 이익을 얻기 위하여 지금 당장 매력이 있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학생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친구들이 노는 동안에 공부에 열중한다. 이것은 그의 장래를 위하여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投資, investment)란 글자에서 投(던질 투)자는 ′손 수′( =手)와 ′몽둥이(창) 수′( )가 합쳐진 글자로, ′던지다′라는 본 뜻에서, ′내버리다′ ′주다′ ′맞다′ 등의 뜻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資(재물 자)자는 ′버금 차′(次)와 ′조개(돈) 패′(貝)으로 구성되어, 사람이 목숨 다음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돈이나 재물이라는 데서 ′재물′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후에 ′밑천′ ′비용′ 등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므로 투자는 ′돈이나 재물을 대주다′, 즉 ′이익을 얻으려고 사업밑천으로 돈을 대다′는 뜻이다(全廣鎭, ′생활한자(283) - 投資′, 조선일보, 2000. 1.27. 42면 참조.). 다시 말해 투자란, 미래의 소비를 위하여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으로, 미래에 수익을 얻기 위해 현재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제 투기(投機, speculation)에 대하여 살펴보자. 투기란, ′(큰 이익을 챙길) 기회를 노리다′라는 뜻에서 나온 말(全廣鎭, 앞 글)로, 예를 들어 유가증권의 시세변동에서 발생하는 차익(差益)을 얻기 위해서 하는 거래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투자보다는 더 많은 위험이 따른다. 투자의 경우에는 반대급부로서의 결과(이자 등)를 얻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구별되지만, 현실적으로 투기와 투자의 구별은 극히 곤란하다. 예를 들어, ′일확천금′을 노려 복권을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닐 것이다. 우리 나라의 주택복권을 예로 들어보자. 1,000원짜리 주택복권 1회 총 발행금액은 36억원이고, 그 가운데 18억원을 당첨금으로 지급하므로 당첨 확률은 50%이다. 그러나 1등 상금 3억원에 당첨될 확률은 360만분의 1이다. 그렇게 낮은 확률인데도 사람들이 복권을 사는 것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우연을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아마도 복권을 몇 장 산 사람은, 자기가 산 복권이 고액 당첨되기를 간절히 기도할지도 모른다. 성 어거스틴은 ″산을 옮기는 것은 간절한 기도가 아니라 삽과 괭이와 땀이다″라고 했다(이재규, ′벤처와 복권′ 중에서 발췌). 그러면 투자와 투기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는데, 그렇다고 양자간의 구분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사실 오랜 기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과거의 행동이 투기였는지 투자였는지 구분될 수 있는 것이지 의사결정을 할 당시에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충분히 생각을 했으며,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양자의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 │ 분 류 │ 투 자 │투 기 │ ├──────┼───────────┼───────────┤ │위험성 │낮다(위험 회피) │높다(위험 선호) │ ├──────┼───────────┼───────────┤ │투하자금 │여유자금 │모든 보유자금을 최대한│ │ │ │활용 │ ├──────┼───────────┼───────────┤ │거래방법 │현물거래 │신용거래 │ ├──────┼───────────┼───────────┤ │기간 │장기 │단기 │ ├──┬───┼───────────┼───────────┤ │주식│주가의│장기적으로 차분히 오르│단기적으로 격렬하게 움│ │시장│움직임│기를 기다린다 │직이기를 바란다 │ │ ├───┼───────────┼───────────┤ │ │시장성│특별히 중시하지 않는다│언제나 중시한다 │ │ ├───┼───────────┼───────────┤ │ │기간 │장기매매(배당금) │단기매매(시세차익) │ ├──┼───┼───────────┼───────────┤ │부동│목적 │부동산을 이용하거나 관│살 때와 팔 때의 가격차│ │산시│ │리하는 것 │익(양도차익) │ │장 ├───┼───────────┼───────────┤ │ │대상물│일정수준의 개발지를 대│주로 미개발지를 대상으│ │ │ │상으로 함 │로 함 │ │ ├───┼───────────┼───────────┤ │ │안정성│합리적인 안전성을 투자│상당한 위험부담을 감수│ │ │ │대상으로 함 │하더라도 ′한탕′하려 │ │ │ │ │함 │ └──┴───┴───────────┴───────────┘더 큰 문제는 도박(賭博, gambling)이다. 도박이란 글자에서 賭(돈걸 도)자는 貝와 ′놈 자′(者)로 구성되어, ′재다′ ′가름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우스개로 ′돈내기를 하는 놈′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博(노름 박)자는 ′많다′. ′전부′라는 뜻인 ′十′(열 십)과 ′펴다′ ′깔다′의 뜻인 (펼 부)가 합쳐진 것으로, ′넓다′ ′크다′라는 의미인데, ′쌍륙′ ′노름′을 뜻하는 博(박)이 같은 음이었기 때문에, ′노름′을 뜻하기도 하였다. ′노름은 본전에 망한다′는 속담과도 같이, 본전을 찾으려다 더욱 깊이 빠져들어 끝내는 신세를 망친다는 뜻이다(全廣鎭, ′생활한자(203) - 賭博′,조선일보, 1999.10.25. 46면 참조.). 따라서, 도박은 금품을 걸고 승부를 다투는 것으로, 내기·노름·박희(博戱)라고도 한다. 우리 나라 형법에서는 ′도박′이란, ′당사자 상호간에 재물을 걸고 우연한 승패에 의하여 그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하는데, 승패의 우연성은 단지 당사자의 주관에 있어서 불확실하면 족하고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필요는 없다. 또 승패의 결정이 다소라도 우연성이 인정되고 있는 한 당사자의 기능이 승패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되는 경우에도 도박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통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김석준, ′도박의 실태와 의식에 관한 연구 :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6, pp.23∼34.). 따라서, 도박이란 이길 확률을 모르는 상태 또는 확률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요행을 바라는 마음에서 돈을 거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실상 돈을 잃고 도박을 즐겼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도박의 유일한 즐거움은 돈을 따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박은 스릴이 있고 인간 고유의 사행심을 자극해서, 예로부터 세계 각처에서 행하여졌다. 이미 기원전 1600년에 이집트에서 타우, 세나트라는 도박이 성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도박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을 노예로 삼았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당시 도박이 만연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원시 벽화에도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그려진 것이 있으니 이미 돈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도박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도박 역사도, 삼국사기 백제기에 의하면 백제 개로왕이 고구려 간첩 도림 승려와 바둑 두는 데 빠져 백제를 망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투호(화살을 병 속에 던져 넣는 놀이), 투전 등의 노름에 대한 기록도 많다. 대동야승에는 ′바둑, 장기, 쌍륙 등은 잡기에 속한다 … 이런 유희는 모두 소일하기 위한 것이나 어떤 자는 너무 즐겨 의지를 상실하는 자도 있고 혹은 도박을 하여 재산을 손해보는 자도 있다′고 적고 있다. 어찌 보면 사람 사는 곳에는 언제든지 도박이 함께 존재한 셈이다(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참조). 문제는 도박은 유희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계까지가 놀이고, 어느 한계까지가 범죄에 해당하는 도박인지의 판별은 즐거움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에 그치느냐 내기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데 그 어려움이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도박으로 인한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는데 있다. 파산, 실직, 이혼은 물론, 자살까지 수반된다.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는 매년 1000명 이상이 자살한다고 하니 도박의 도시가 아니라 자살의 도시인 셈이다. 도박은 중독자 자신과 가족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절도죄의 35%, 비폭력 범죄의 40%가 도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중독상태에 빠지면 불행히도 같은 흥분을 얻기 위해서는 도박에 거는 돈의 액수가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인데, 이를 내성이라 한다. 도박 중독자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적 증상이다. 또 다른 한 가지 특징은 금단증상인데 이게 가장 큰 문제다(신영철, ′대박에 집착하는 정신질환, 도박′에서 발췌). 세계 단도박협회(斷賭博協會)에서 제시한 ′도박 중독 자기진단′을 살펴보면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다음의 20문항 중 7개 이상에 해당하면 도박중독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신병원이나 정신과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중앙일보, 2000.11.29.). 1. 일, 공부 대신 도박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2. 도박이 가정을 불행하게 했다. 3. 도박이 내 평판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4. 도박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다. 5.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박을 했다. 6. 도박이 능력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됐다. 7. 도박으로 잃은 돈을 도박으로 되찾겠다고 생각했다. 8. 돈을 딴 후에도 더 따야겠다는 충동을 느낀다. 9. 수중의 돈이 떨어질 때까지 도박을 한다. 10. 도박을 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 11. 돈이 될 만한 것을 팔아서 도박을 했다. 12. 도박 밑천 생각에 생활비조차 아깝다. 13. 도박으로 가족들과의 생활이 소홀해졌다. 14. 계획했던 시간 이상으로 도박을 했다. 15. 걱정거리를 피하기 위해 도박을 했다. 16. 밑천 마련을 위해 나쁜 일을 계획하거나 해본 적이 있다. 17. 도박이 수면을 어렵게 했던 적이 있다. 18. 부부싸움, 의견 대립, 실망 등이 도박 충동을 일으킨다. 19. 단기간에 도박으로 큰 돈을 벌겠다는 충동을 느꼈다. 20. 도박 문제로 자살, 자해 행위를 생각했다. 오 헨리의 단편소설에 뜻하지 않은 유산으로 횡재를 한 가난한 신사가 그 횡재 때문에 목숨을 단축한 이야기가 있다. 워낙 궁색했던 터에 먹고 입고 하고 싶은 대로 돈을 써대는데 겨우 한달 지나니까 더 쓰고 싶은 마음이 고갈되어 엄습해 오는 허망함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고 만다. ″돈이 충족시킬 수 있는 분량은 전 인생사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는 유서를 남겨놓고…. 실제로 인도 북부에서 한마을 사람들이 쓰레기를 치우다가 고대문명의 유물로 보이는 약 500kg 분량의 금덩이를 발견, 약탈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온 마을 사람이 달려들어 약탈하자 이를 막고자 출동한 경찰이 약탈에 가세하고 정부에서는 100년 이상된 지하유물은 정부 것이라고 소유권을 내세웠다. 이 겹친 탐욕으로 고자질이며 음해가 난무하고 서로 싸움질하느라 마을 인심은 사나워지고 마을이 황폐화했다는 것이다. 횡재는 재앙을 자초한다. 이와는 달리, ′12분의 1′의 인생으로 ′12분의 11′의 인생을 낭비시키지 않으려는 선례도 많다. 고려 공민왕(恭愍王)때 일이다. 지금 서울 목동(木洞)인 양천(陽川)땅을 걷던 형제 가운데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주웠다. 그중 한 덩이를 형에게 주고 양천강을 건너고자 배를 탔다. 강복판에 이르렀을 때 아우가 주웠던 금덩이를 강물 속에 던져버리는 것이었 다. 형이 영문을 물었다. ″황금을 나누어 갖고 보니 혹시 형에게 준 금덩이가 더 크지 않았나, 혹시 형은 내가 큰걸 가졌다고 앙심을 품지는 않았나… 하는 등의 사특한 마음이 맹동하여 평소에 돈독한 형제간의 우애를 해치는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라 강물 속 에 던져버린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형도 네 말이 옳다하고 역시 그 횡재를 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그래서 한강 양천 나루 앞 여울을 투금탄(投金灘)이라 한다. 또한, 일사유사(逸士遺事) 라는 문헌에 삯바느질로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가난한 과부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비오는 날 처마 물 떨어지는 소리가 이상하게 들려 그 밑을 파보았더니 금은 보화가 가득한 솥 하나가 묻혀 있었다. 난리를 피해 묻어 놓고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주인 없는 보물인 것이다. 이 과부는 그 횡재를 다시 땅에 묻고 이사를 해버린다. 아이 형제를 훌륭하게 키워 놓고 임종 때에야 비로소 이 이야기를 했다. ″재(財)는 재(災)다. 사람이 나서 마땅히 궁핍한 것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하는데, 어릴 때에 의식(衣食)의 안일에 습성이 들면 공부에 힘쓰지 않을 것이요, 가난하게 자라지 않으면 어찌 재물이 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겠는가″하고 끝내 그 재물의 소재를 밝히지 않고 눈을 감았다. 심청이 공양미 3백섬에 팔려가던 전야, 아버님의 마지막 밥상을 걸게 차려 바친다. 영문모른 심봉사는 ″허! 과(過)타, 과찬(過餐)이면 손복(損福) 하느니라″하고 거부반응을 보인다. 그 가난한 심봉사도 분에 넘는 한끼 밥상마저 복을 깎는다는 진리를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이규태, ′이규태코너- 韓國의 橫財觀′, 조선일보, 1990.11.20. 5면; 이규태, ′이규태 코너 - 횡재는 재앙이다′, 조선일보, 2000. 7.24. 7면.). 이와 같이 분수를 지킬 줄 알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유태인의 지혜의 보고(寶庫)라는 탈무드에 보면, ′세 친구′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왕이 한 사람에게 전령을 보내어 즉시 대령할 것을 명령했다. 그런데, 이 사람에게는 세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첫 번째 친구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있어, 그 친구가 자기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여기고 있었다. 두 번째 친구 역시 사랑하고 있으나 첫 번째 친구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았으며, 세 번째 친구도 친구이기는 했지만 별로 큰 관심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왕의 부름을 받자 그는 자기가 어떤 나쁜 짓이라도 하여 벌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여 무서웠다. 그래서 세 명의 친구들에게 함께 가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는 먼저 제일 소중히 여기고 있는 친구에게 함께 가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지만, 그 친구는 아무 이유도 말하지 않고 거절했다. 그래서 두 번째 친구에게 부탁했더니, 궁전 문 앞까지는 함께 가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다음 세 번 째 친구에게 부탁하자. ″그러지, 내가 함께 가주겠네, 자네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으니 조금도 두려워할 것이 없네, 내가 함께 가서 임금님께 잘 말씀드려 주겠네.″하고 쾌히 응해 주었다. 왜 세 명의 친구들은 각기 그렇게 말했을까? 첫 번째 친구란 곧 재산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돈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더라도 죽을 때는 그대로 남겨두고 가야하는 것이다. 두 번째 친구란 친척을 말하는 것이다. 친척은 무덤까지도 따라가 주지만 그 를 그곳에 혼자 남겨두고 돌아가 버린다. 세 번째 친구는, 즉 ′선행′을 말하는 것이다. 선행은, 평소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죽은 뒤에는 영원히 그와 함께 남아 있기 마련이다. 영원한 친구는 돈도 친척도 아니요, 그가 쌓은 ′선행′이라는 뜻이다. 행복은 돈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쉬는 것이기에, 투자·투기·도박의 구분도 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매 순간을 감사하면서 살고, 남에게 인색하게 하지 않는′ 올바른 가치관(재물관과 행복관)이 정립되어 있다면, 대박에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동화 속에나 나오는 일′인 것 같은 영화 속의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라 로슈프코가 한 말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맺는다. ″근본적으로 행복과 불행은 그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작은 것도 커지고, 큰 것도 작아질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현명한 사람은 큰 불행도 작게 처리해 버린다. 어리석은 사람은 조그마한 불행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스스로 큰 고민 속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