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東 云 혜천대학 세무회계과 교수(E-mail : dwjung@hcc.ac.kr) 한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관점에 따라 달라 질 수밖에 없겠지만, 후세에 그의 행적이 끼친 영향력이 큰 요인이 된다. 자본주의의 출발점이 되었던 500여전 콜럼버스의 시대로 되돌아가 그의 행적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1992년 신대륙 발견 5백주년을 맞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신대륙의 발견자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졌는데, 영화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SF영화로 이름을 떨친 리들리 스콧 감독의 <1492 콜럼버스>와 <007 시리즈>로 명성을 얻은 존 글렌 감독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발견>이 그것이다. 존 글렌 감독의 영화는 필자가 직접 보지 못하였으므로, 스콧 감독의 영화만 살펴보자. 참고로 <1492 콜럼버스>는 저작권 관계로 콜럼버스 기념사업회의 공인 작품이 되지 못함으로써, 원제에서는 콜럼버스의 이름을 쓰지 못하고 <1492: The Conquest Of Paradise>로 표기되었으나, 본고에서는 <1492 콜럼버스>로 표기한다. 이 영화는 콜럼버스의 생애를 신대륙을 발견한 1492년을 중심으로 연대기적으로 다루고 있다. 500년 전 왕정 스페인은 공포와 미신이 지배하는 인간의 꿈은 말살된 시대였다. 그러나 그때 한 남자가 명예와 황금, 신의 영광을 위해 대담히 도전, 암흑의 바다를 건넜으니…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시작되고, 곧이어 페르난도의 독백이 이어진다. "아버지가 남긴 많은 말들 중에 지금도 생생한 말은 역사는 만장일치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한마디다. 선각자는 바로 그 선각 때문에 박해를 받아야 했는데…신대륙이 존재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아무도 황혼이 지는 바다 저 편을 항해할 엄두도 못 내었다. 그것은 바로 무한이었다.…언젠가 아버지한테 어디를 가시고 싶은지 물었더니 말하시길, 전세계의 바다를 여행하시고 싶다 하셨다. 기후의 악조건을 넘어서…." 1491년 스페인의 안다르시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제라르 드 빠르디유)는 그의 아들 페르난도와 함께 먼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먼 바다에 있는 배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것은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항해를 통하여 이를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실제로는 바오로 토스카넬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콜럼버스에게 보낸 편지 중, "이 지구 그림과 같이 지구는 둥근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젊은이가 말했듯이 내가 직접 가서 본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지구가 평평하지도 않고 서쪽 끝이 낭떠러지로 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육지를 걸어서 동쪽으로 동쪽으로 아시아로 가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배를 타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간다면 반드시 아시아에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도 만일 젊었다면 직접 가서 확인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을 읽는 순간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의심이 풀려, 직접 확인해보겠다는 결심을 하였다고 한다. 당시 유럽에서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으므로, 아시아로 가는 새 항로를 개척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아시아는 향료와 황금이 넘치는 곳이며, 이미 유럽인의 입맛을 돋구는 조미료가 된 후추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아시아로 가는 길은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1년이 걸리는 뱃길과 터키의 육로가 있는데, 터키는 기독교인의 출입을 막고 있기 때문에 제3의 길이 필요하였다. 그것은 바로 서쪽 바다를 건너는 길이라고 콜럼버스는 굳게 믿고 있었다. 이를 믿어준 사제의 도움으로 1491년 쌀라망카 대학에서 그 타당성을 입증할 기회를 얻게 된다. 토스칸리리와 에스드라스의 700해리라는 이론 및 마린 데 티르의 바다는 750해리라는 이론을 들면서, 지구는 평평한 것이 아니라 둥글다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당시 스페인의 종교계나 학설을 뛰어넘는 그의 주장에 아무도 귀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선주인 마틴 핀존이 그를 찾아와 은행가인 싼탕겔을 소개하고 같이 항해를 하자고 제안한다. 싼탕겔은 여왕의 측근인 재무장관 싼체스(아만다 아산테)와 막역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결국, 콜럼버스는 싼탕겔의 소개로 싼체스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이자벨 여왕(시고니 위버)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당시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이 합병된 스페인을 통치하고 있던 여걸이었다. 소요경비가 연회를 한·두 번 여는 정도에 불과하고, 그 정도로 신세계와 황금 및 향료를 얻을 수 있다면 투자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 여왕은 마침내 항해를 허락하게 된다. 기사 칭호와 발견한 곳의 총독이란 칭호 및 발견한 부의 10%를 받는 조건으로…. 이상과 야심은 언제나 맥을 같이 하게 마련…. 드디어 1492년 8월 3일 산타마리아호, 니나호, 핀타호 등 세 척의 범선과 78 명의 선원을 거느리고 필로스 항을 출발하게 된다. 계속되는 항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앞으로 전진하는 거야. 육지는 코앞에 있어"라며 독려한다. 물론, 이 항해에 레기오몬타누스의 삼각법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정보다 자꾸 항해가 지체되자, 이것은 탐욕으로 시작된 항해라면서, 선상반란이 일어날 지경에 이른다. "누구든 처음 시도하는 일은 두려운 법이야. 하지만 두려움을 극복하면 반드시 보답이 온다.…주님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는 이상 우리는 할 수 있어.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이 바다를 처음 건넌 용기를 칭송할 것이고, 여러분들은 거기 동참했던 것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는 말로 설득,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어려운 난관을 헤치고 1492년 10월 12일 예정의 2배가 넘는 2개월여 동안의 항해 끝에 그들의 눈앞에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섬이 나타난다. 지금의 바하마에 있는 과나이아니(산살바도르)를 발견한 것이다. 그는 그곳을 인도의 일부라 생각하고 식민지 개척을 시작한다. 에덴동산과 같이 세상의 처음이 아마도 이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무력이 아닌 설득으로 순수하기만 한 원주민을 개종시킴은 물론, 가족과 같이 대하리라고 다짐한다. 1492년 12월 5일 하이티. 핀존은 고열에 시달리고, 황금은 물론, 본토도 찾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그곳에 39명이 남기로 하고 스페인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비록 이 번 항해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페인에 돌아온 콜럼버스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많은 사람들로부터 개선장군과 같은 환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본토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두 번째 항해를 나서게 된다. 첫 번째 항해와는 달리 17척의 배와 1,500명의 인원을 이끌고 항해를 하게 된다. 1493년 11월 28일 서인도제도에 도착한 콜럼버스 일행은 그 곳에 남았던 동료들이 많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흥분한 귀족 목시카(마이클 윈콧)는 복수를 하자고 한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정착하러 온 것이며, 전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분한 마음은 알지만, 우린 죽은 자의 뜻을 기려서 여기 온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고 하면서, 평화정책을 유지한다. 우선, 교회를 짓고, 귀족도 예외 없이 모두가 참여하여 도시를 건설한다. 물론, 금 채취도 이루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금이 없다는 원주민을 거짓말을 한다고 하여 목시카는 그의 손을 잘라버린다. 그러자 콜럼버스는 그의 권리를 박탈한다. 목시카는 "당신의 약속을 믿고 이 곳에 온지 4년이 지났으며, 금은 커녕 낙원도 찾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의 유화정책으로는 황금을 비롯한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 사건 이후, 광산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목매달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목시카를 따르는 무리들에 의한 요새에서의 살인, 방화사건이 일어난다. 그들을 토벌하던 중, 궁지에 몰린 목시카는 "너(콜럼버스)의 지위는 오래 가지 못하지만(nothing), 귀족은 영원하다(everything)"는 말을 남기고 산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귀족들마저도 일을 시켰으니 그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은 그의 추종자들을 체포, 처형하게 된다. "희망이란 여행 중에만 있는 것 같구나. 처음에는 모든 것이 가능하게만 보였는데…모든 꿈들이 말야."라며, 콜럼버스는 실망을 금치 못한다. 한편, 본국으로 돌아간 빌 사제에 의해 그의 범죄(?)가 과장되게 보고된다. 신세계를 혼돈과 광란의 세계로 만들었고, 처음부터 그곳을 책임질 능력이 없었다. 중요요직을 자기의 형제들이 독점했으며, 이자벨시 건설을 약속했지만, 엉망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태풍으로 폐허가 되었다. 그리고 황금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으며, 원주민에게 중과세를 했지만, 부족분을 채우지 못하자 학살을 하였다. 또한, 귀족들도 노역에 동원했고 기독교도들을 이방인과 동등하게 취급했으며, 목시카가 항의하자 그를 처형했다. 1500년 9월 15일 이자벨 항구. 프란시스코 보바딜라가 새 총독으로 임명되어 오고, 반대파의 모함을 받아 본국으로 송환된 콜럼버스는 1501년 1월 카스티유 감옥에 투옥된다. 그러나 "평생을 대륙을 찾는데 바쳤습니다. 제 평생을 바쳐서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 이상으로 냉혹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대륙을 탐험하고 싶습니다. 죽기 전에 말입니다."라는 콜럼버스의 간청을 받아들인 여왕은 마지막으로 그의 새로운 항해를 허락한다. 주님의 은총과 폐하의 돌보심으로 신대륙은 발견되었고 1492년 스페인 왕국의 영토로 편입되었다.…신대륙의 항로는 싼토 도밍고까지의 거리는 750해리로 밝혀졌고, 거기에서 산 후앙쪽으로 서북서쪽으로 가다보면 산 라피엘을 지나고, 그라시아스 아디오스를 지나면 신대륙에 도착하게 된다.…폐하의 명에 따라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이다. 1502년 콜럼버스는 아들 페르난도와 함께 마지막 항해를 했고 파나마에 도착해서 태평양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페르난도가 쓴 자서전은 콜럼버스의 이름을 역사 속에 남게 했다.…"인생이란 우리의 꿈 이상으로 기묘한 것…." 감독 리들리 스콧은 이 영화 속에서 유럽의 식민지 쟁탈에 의한 야욕도, 원주민의 아픔도 다루지 않았다. 또한, 이 영화는 아들 페르난도와 함께 마지막 탐험에 나서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를 보면 감독은 영원한 개척자정신을 가지고 있던 영웅 콜럼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같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유럽과 북미를 포함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는 역사적으로 몇 안 되는 영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콜럼버스의 달걀은 그의 대담함과 뛰어난 상상력을 알려 주는 좋은 일화다. 그 일화를 소개해 보자. 한 사람이 훌륭하게 되면 반드시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콜럼버스를 헐뜯고 비난하였다. "그런 모험쯤이야 누구든지 할 수 있어." "물론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대수롭게 여기거나 자랑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최초로 착안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어느 날 콜럼버스는 자기를 시기하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이 책상 위에는 삶은 달걀이 있습니다. 이 달걀을 책상 위에 세워 보십시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달걀을 세우려고, 이리 저리 해 보았으나, 아무도 둥근 달걀을 세울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조용히 일어나 책상 위에 있는 달걀을 집어 한쪽 끝을 깨어 책상 위에 세웠다. "그것쯤이야 누가 못해?"라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비웃었다. "이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이 방법을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신대륙의 발견도 이와 같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누구든 제일 먼저 착안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실증을 강조하는 많은 역사가들은 그를 좋게 평가하기는 커녕, 이익을 찾아 유럽 각지를 떠돌아다닌 사기꾼에 가까운 인물로 표현한다. 영화 속에서는 평화를 사랑하는 이상주의자로 그려지고 있지만, "이젠 우리말을 배우도록 하시죠"라는 원주민 우타판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의 말을 알지 못하면서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했다고 할 수 있었을 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역사상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라는데 의심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본주의 세계경제를 통해 유럽이 세계를 제패하는 길을 열어 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15세기 이후 5백년 가까이 팽창을 거듭한 유럽은 19세기 말 동아시아를 자본주의에 편입시킴으로써 세계 전체를 손아귀에 넣게 된다. 그 시작은 콜럼버스의 대항해였다. 그러기에 아담 스미스는 유럽인의 미주대륙 상륙을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사건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유럽인의 사회와 경제는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즉, 신대륙에서 건너온 후추, 사탕, 옥수수, 감자, 코코아, 담배 등은 유럽인의 식생활과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주었으며, 막대한 양의 금과 은의 유입은 광대한 시장의 출현과 함께 유럽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어 세계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또한, 지리학과 천문학, 조선과 항해기술 해전에서의 화기이용의 발달을 이룩했고, 근대적 기업형태와 시민계급(중산계급) 그리고 자금조달을 위한 합리적인 금융업 등을 태어나게 했다. 그렇다면 그가 신대륙을 찾아 목숨을 건 항해에 나섰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에서도 잠시 언급되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역사가들은 원(元)제국이 쇠약해지던 14세기 초 유럽의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무역을 중시하여 동서 교통로를 보호해 주던 원의 힘이 약해진 틈을 타 중동의 투르크족들이 동서무역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약탈로 동양의 귀한 제품들의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 올랐다. 유럽의 귀족을 귀족으로 만들어 주는 동양의 각종 진품(珍品)들. 후추, 계피, 육두구, 정향 등 각종 향신료와 고급스러운 실크, 진귀한 보석들은 이미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귀한 제품이었다.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이 후추였다. 물론, 동양의 진품이 유럽에 들어오는 다른 루트도 있었다. 바로 지중해를 통한 길이다. 그러나 베네치아나 제노바 등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의 상인은 역사에도 기록될 만큼 이(利)에 밝은 장사꾼이었으므로, 이 역시 만만치가 않았다. 유럽의 귀족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로(海路)를 개척해 인도와 직접 거래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후추를 직접 가져올 수만 있다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은 물론 다른 국가에 팔아 큰 이익을 남길 것이 틀림없었다. 목숨을 건 모험은 충분한 보상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490년대 초, 이탈리아 출신의 콜럼버스가 인도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스페인 왕실에 후원을 요청한 것이다. 인도는 분명 동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쪽 항로가 더 가깝다고 주장하였으므로, 그는 매우 기이한 인물로 비쳐졌다. 교회로부터 거부당했던 지구 구형설의 맹신자로 왕실로서는 종교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왕실은 전폭적으로 그를 밀었다. 이웃 나라 포르투갈이 희망봉을 발견하는 등 해로 개척에 앞서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원금 역시 그리 크지 않았다. 밑져야 본전이었던 셈이었다. 이렇게 하여 시작된 유럽의 세계 제패는 곧 유럽에 의해 발견된 신대륙의 비극이었다. 1495년 그는 5백명의 원주민을 스페인에 보냄으로써 무려 4백년에 이르는 노예 무역의 첫 장을 열었다. 콜럼버스가 그토록 친절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이라와크족은 금광을 찾으려는 강제 노동으로 멸종되었다. 찬란한 문명을 간직했던 잉카와 마야, 아즈텍문명도 콜럼버스의 등장 이후 반세기만에 사라져 버렸다. 후세 역사가들은 유럽인의 진출로 아메리카에서만 무려 2천만 명이 죽었다고 추정한다. 비(非)유럽지역은 바야흐로 유럽의 기쁨과 국부(國富)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세계사적 의미에서 자본주의의 출발은 바로 이랬다(이재광, 영화로 보는 세계경제사, 중앙일보사, [이코노미스트], 제452호, 1998. 9. 8. 참조하여 일부 수정함.). 본고에서 이러한 경제사적 측면에서 볼 때, 획기적인 역사의 점환점을 이룬 그의 행적을 논하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이를 경영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과거 주식회사제도가 성립되기 이전에는 1항해 1기업이라는 모험기업이 성행하였다. 기업의 생명은 항구를 떠난 배가 무역을 통하여 자국의 특산물을 상대국가에 판매하고, 상대국가의 특산물을 구입하여 되돌아오면 끝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콜럼버스의 1항해는 하나의 기업이었던 셈이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모험기업이란 측면에서 볼 때, 콜럼버스는 벤처사업가인 셈이고, 이사벨여왕은 엔젤투자자인 셈이다. 이러한 가정하에 벤처기업에 대하여 살펴보자. 경제 패러다임이 규모의 경제에서 스피드 경영으로 바뀌고 있으며, 앞선 기술이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기업이 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에도 대기업보다는 기술 및 시장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벤처기업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먼저, 엔젤(Angel; 천사)이란 원래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 128번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가난한 연예인들을 지원해주던 마음씨 좋은 후원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범위가 확대되어 기업화 초기단계(early stage)에 천사처럼 나타나 신기술을 사업화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주는 개인투자자(자산가)를 뜻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엔젤은 주로 창업기업의 후원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법과 엔젤펀드로 소액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투자하게 된다.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모험자본)이 주로 창업 후 완성제품의 시장진입 이후에 투자가 이루어지는 반면, 엔젤캐피탈은 아이디어만 있고 제품이 없는 창업초기단계에 자금공급을 한다는데 특징이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확립된 정의가 내려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학자나 국가에 따라 혹은 이 용어를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해석되고 있다. 그러면 벤처기업에 대한 개념 및 정의에 앞서 벤처(venture)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자. 벤처의 사전적 의미로 그 어원을 찾아보면, 모험(adventure), 우연(accident), 예측할 수 없는 위험(risk)이나 운(lucky) 등을 뜻한다. 현대적 의미의 벤처기업은 지난 1950∼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한 군사 우주 개발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독립하여 개발기술을 사업화한 것이 그 시초라 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미국의 벤처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네스케이프 등이다. 우리 나라의 첫 벤처기업은 지난 1982년 창업한 큐닉스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벤처기업에 대한 엄격한 정의 없이 기술집약적 하이테크 분야에서 고성장하는 신생 중소기업들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벤처기업(Venture Business)이란 용어 외에도 Venture Company, Risky Business, Small Business Venture, High Technology Company, HTSF(High Technology Small Firm), New Technology Based Firm, New Business With High Return 등의 용어가 유사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들을 우리말로 바꿔보면, 모험기업, 도전기업, 기술집약형 기업, 지식집약형 중소기업, 창조적 기술지식 집약형 중소기업, 기술개발선행영 중소기업, 기술지향형 중소기업, 하이테크 기업, 연구개발형 기업, 벤처 비즈니스, 벤처기업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이광조, [벤처창업@경영], 건국대학교출판부, 2002, p.44. 참조 수정함.). 본고에서는 벤처기업이라고 통칭한다. 그러면 정의를 내리기 위해 일반적인 정의와 법률적 정의로 구분하여 살펴보자. 벤처기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몇 가지를 소개해보자. ① 신제품 도입, 신생산방식 도입, 신시장 개척, 산업재조직 등의 행위범주에 포함되는 기업으로, 목표를 수익성과 성장성에 두고, 혁신적 전략실행을 특징으로 하는 사업을 하는 기업(J.W.Carland, F.Hoy, W.R.Boulton, J.A.C.Carland, "Differentiation Entrepreneurs from Small Business Owners: A Conceptualization",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Vol.9, No.2, 1984.). ② 1인 또는 소수의 핵심적 기술창업인이 기술혁신의 개발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 위해 설립하는 신생기업으로, 높은 위험부담이 있으나 성공할 경우 높은 이익이 기대되며, 벤처적 사업에 도전하여 성취하려는 왕성한 기업가정신을 지닌 기술창업인에 의해 주도되는 기업(유용주, 벤처企業 金融支援 活性化 절실하다, 삼성경제연구소, [삼성경제], 제54호, 1996.11.) ③ 독자적인 독립기반 위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경영노하우를 가지고 신규로 시장을 개척하는 기술집약적 중소기업으로서, 높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그 성장가능성을 보고 이에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 왕성한 기업(이종렬, 벤처기업의 부실예측에 관한 연구, 서강대학교, 1997, p.5.) ④ 고위험과 고성과를 특징으로 하는 기술집약적 중소기업(이장우, [벤처경영 : 창업에서 초일류 기업으로], 매일경제신문사, 1995. 5.). ⑤ 개인 또는 소수의 창업인이 위험성은 크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수익이 예상되는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독자적인 기반 위에서 사업화하려는 신생중소기업(벤처기업협회) 그러면 법률상의 정의는 그 나라의 정책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① 미국의 중소기업투자법 : 위험성이 크나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수익이 예상되는 신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독립기반 위에서 영위하는 신생기업(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기업) ② 일본의 중소기업의 창조적 사업활동 촉진에 관한 임시조치법 : 중소기업으로서 R&D 투자비율이 매출액의 3% 이상인 기업, 창업 후 5년 미만인 기업 ③ OECD(법적 정의는 아니나 여기에서 소개한다.) : R&D의 집중도가 높은 기업 또는 기술혁신이나 기술적 우월성이 성공의 주요 요인인 기업 ④ 우리 나라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 중소기업청에서 발간한 벤처기업 확인요령(2002. 4.)에 의하면 벤처기업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
벤처기업의 범위 ┏━━━━━┯━━━━━━━━━━━━━━━━━━━━━━━━━━━━━━━━━━━━━━━━━━┓ ┃ 대상기업 │ 범 위 ┃ ┠─────┼──────────────────────────────────────────┨ ┃ 벤처캐피 │ ㅇ창업 후 7년 이내에 창업투자회사(조합), 한국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금융업자(조합)┃ ┃ 탈 │ 다산벤처(주)로부터 투자를 받아 그 투자총액이 ┃ ┃ 투자기업 │ - 자본금의 20% 이상인 기업(신주, 무담보전환사채, 무담보신주인수권부사채 포함) ┃ ┃ │ - 주식(신주에 한함)에 한정되는 경우는 자본금의 10% 이상인 기업 ┃ ┠─────┼──────────────────────────────────────────┨ ┃ 연구개발 │ ㅇ직전 4분기의 총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가 중소기업청장이 정한 비율(별표) 이상인 기업┃ ┃ 투자기업 │ - 직전 4분기 중에 창업된 기업은 벤처기업 확인을 요청한 날이 속하는 분기의 직전 ┃ ┃ │ 2분기의 매출액 또는 연구개발비를 기준 ┃ ┠─────┼──────────────────────────────────────────┨ ┃ 신기술 │ ㅇ특허권·실용신안권 (등록출원중인 기술중 심사청구 및 출원공개된 기술로서 ┃ ┃ 개발기업 │ 특허청장이 인정하는 기술, 다만 실시권은 불인정)에 의해 생산된 제품의 직전 4분기 ┃ ┃ │ 매출액이 총매출액의 50% 이상이거나 수출액이 총매출액의 25% 이상인 기업 ┃ ┃ │ - 직전 4분기 중에 창업된 기업은 벤처기업 확인을 요청한 날이 속하는 분기의 직전 ┃ ┃ │ 2분기의 매출액 또는 수출액을 기준 ┃ ┃ ├──────────────────────────────────────────┨ ┃ │ ㅇ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신기술 사업에 의해 생산된 제품의 직전 4분기 매출액이 ┃ ┃ │ 총매출액의 50% 이상이거나 수출액이 총매출액의 25% 이상인 기업 ┃ ┃ │ - 직전 4분기 중에 창업된 기업은 벤처기업 확인을 요청한 날이 속하는 분기의 직전 ┃ ┃ │ 2분기의 매출액 또는 수출액을 기준 ┃ ┃ │ - 신기술사업의 유효기간은 기술개발완료일 또는 인증일로부터 5년 이내의 사업에 ┃ ┃ │ 한하여 인정. 다만, 라목 중 우수신기술 이용사업은 인증일로부터 3년 이내의 사업만 ┃ ┃ │ 인정 ┃ ┃ ├──────────────────────────────────────────┨ ┃ │ 가. 산업기반기술개발사업, 자본재시제품개발사업, 에너지기술개발사업, ┃ ┃ │ 대체에너지기술개발사업, 첨단기술제품개발사업, 청정생산기술개발사업, ┃ ┃ │ 외국인투자촉진법 제26조의 규정에 의한 조세감면대상인 고도기술사업(산업자원부) ┃ ┃ │ 나. 우수신기술인증사업(NT), 기계류·부품·소재의 품질인증사업(EM) (기술표준원) ┃ ┃ │ 다. 기술혁신개발사업(중기청) ┃ ┃ │ 라. 전기통신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술개발사업, 우수신기술이용사업, ┃ ┃ │ 소프트웨어기술개발사업, 컴퓨터프로그램저작권사업(정보통신부) ┃ ┃ │ 마. 국산신기술 제품개발 이용사업, 신기술이용사업(KT), 특정연구개발사업, ┃ ┃ │ 중점연구개발사업, 원자력연구개발사업, 기초과학연구사업(과학기술부) ┃ ┃ │ 바. 영상·음반·비디오물·게임물 산업 또는 관광산업중 창작 신기술 또는 신기법을 ┃ ┃ │ 이용하거나 지식집약도가 높은 사업(문화관광부) ┃ ┃ │ (1) 창업투자회사(조합), 신기술사업금융업자(조합) 또는 한국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총 ┃ ┃ │ 사업비용의 20% 이상을 출자 받은 사업 ┃ ┃ │ (2) 다음의 사업 중 당해사업의 매출실적 증가율이 직전 4분기(사업기간이 8분기 미만인┃ ┃ │ 경우는 2분기)대비 100% 이상인 사업 ┃ ┃ │ 컴퓨터그래픽 합성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거나 새롭고 독창적인 지식을 이용한 ┃ ┃ │ 영화·방송프로그램·음반·비디오 또는 게임물 제작 ┃ ┃ │ 3D기법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제작(단순 하청제작은 제외) ┃ ┃ │ 게임소프트웨어(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21조의 규정에 의해 등록된 것에 한함) ┃ ┃ │ ④ 주제공원, 국제회의 등 외 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독특한 여행상품을 ┃ ┃ │ 기획하는 사업 ┃ ┃ │ 사. 환경기술개발사업 및 환경기술평가결과 우수사업(환경부) ┃ ┃ │ 아. 건설신기술이용사업, 건설기술연구개발사업 (건설교통부) ┃ ┃ │ 자. 농업기술개발사업(농림부) ┃ ┃ │ 차.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보건복지부) ┃ ┃ ├──────────────────────────────────────────┨ ┃ │ ㅇ공공연구기관, 한국기술거래소를 통하여 이전(양도·양수에 의한 이전을 말한다) 받은 ┃ ┃ │ 기술에 의해 생산된 제품의 직전4분기 매출액이 총매출액의 50% 이상이거나 수출액이 ┃ ┃ │ 총매출액의 25% 이상인 기업 ┃ ┃ │ - 직전 4분기 중에 창업된 기업은 벤처기업 확인을 요청한 날이 속하는 분기의 직전 ┃ ┃ │ 2분기의 매출액 또는 수출액을 기준 ┃ ┠─────┼──────────────────────────────────────────┨ ┃ 기술평가 │ ㅇ창업중인 기업으로서 평가기관의 기술성 또는 사업화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된 기업 ┃ ┃ 기업 ├──────────────────────────────────────────┨ ┃ │ ㅇ자체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는 기업으로서평가기관의 기술성 또는 사업화 능력이 ┃ ┃ │ 우수하다고 평가된 기업 ┃ ┃ ├──────────────────────────────────────────┨ ┃ │ ㅇ신기술개발기업의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 또는 의장권 보유기업 ┃ ┃ │ - 평가기관의 기술성 또는 사업화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된 기업 ┃ ┗━━━━━┷━━━━━━━━━━━━━━━━━━━━━━━━━━━━━━━━━━━━━━━━━━┛ <별표> 업종별 연구개발 투자비율 ┏━━━━━━━━━━━━━━━━━━━━━━━━━━━━━┯━━━━━━━━━━━━━━━━━━┓ ┃업종(산업분류코드) │연구개발투자비율 ┃ ┠─────────────────────────────┼──────────────────┨ ┃ 제조업(15∼37) │ ┃ ┃ - 의약품(242) │6% 이상 ┃ ┃ - 기계 및 장비제조업(29) │7% 이상 ┃ ┃ - 컴퓨터 및 사무용기기(30) │6% 이상 ┃ ┃ - 전기기계(31) │6% 이상 ┃ ┃ - 반도체 및 전자부품(321) │6% 이상 ┃ ┃ -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시계(33) │8% 이상 ┃ ┃ - 기타제조업 │5% 이상 ┃ ┃ 도매 및 소매업(50∼52) │6% 이상 ┃ ┃ 통신업(64) │7% 이상 ┃ ┃ 사업서비스업 │ ┃ ┃ - 정보처리 및 기타컴퓨터 운용관련업(72) │10% 이상 ┃ ┃ (인터넷산업) │(5% 이상) ┃ ┃ 기타산업 │5% 이상 ┃ ┗━━━━━━━━━━━━━━━━━━━━━━━━━━━━━┷━━━━━━━━━━━━━━━━━━┛이상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즉,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의 중소기업이다. 새로운 고도의 기술(new & high technology)이나 창조적인 아이디어(idea)를 기반으로 한다. 고도의 기업가정신(high entrepreneurship)을 지니고 있다 경영의사결정에 독자성이 있다.라는 점이다. 따라서 벤처기업이란, 고위험과 고수익의 산업으로, 새로운 고도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고도의 기업가정신을 지닌 경영자에 의해 운영되는 중소기업을 말한다. 이러한 벤처기업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김상근, 벤처산업 육성방안에 관한 연구, 중앙공무원 교육원, 2000, p.10.).
벤처기업의 특성 ┏━━━━┯━━━━━━━━━━━━━━━━━━━━━━━━━━━━━━━━━━━━━━━━━━━┓ ┃구 분 │ 특 성 ┃ ┠────┼───────────────────────────────────────────┨ ┃경영자 │ ·지적 능력이 높고, 전문능력을 가지며 고도기술을 가진 고학력 기술자 ┃ ┃ │ ·신세대 감각, 모험심이 강한 30대가 주류 ┃ ┃ │ ·대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서 독립한 경우가 많음 ┃ ┃ │ ·일에 대한 열정, 위험선호, 기민성, 열린 자세, 학습의욕과 변화지향성, 자유(송상호, ┃ ┃ │ 벤처기업인의 6가지 특징, 매일경제, 2000. 2.21. 34면 참조) ┃ ┠────┼───────────────────────────────────────────┨ ┃기업경영│ ·독자적인 기업특성을 지녀 수요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할수있는 점 등시장지향적이다. ┃ ┃ │ ·창조성을 발휘하는 지식집약적 경영 ┃ ┃ │ ·개인이 충분히 창조력을 발휘하는 동태적 경영조직 ┃ ┃ │ ·외부경제 의존형의 기업으로 사회적 분업을 활용 ┃ ┠────┼───────────────────────────────────────────┨ ┃경영조직│ ·조직이 동적, 수평적이고 인간중심의 조직을 형성함으로써 인적 경영자원을 축적 ┃ ┃ │ ·제품은 기술혁신의 템포가 빠른 분야가 많고, 조직에 기동성이 있으며, 의사결정이 빠르 ┃ ┃ │ 고기술과 경영이 분리됨으로써 부단한 기술혁신을 이룸 ┃ ┗━━━━┷━━━━━━━━━━━━━━━━━━━━━━━━━━━━━━━━━━━━━━━━━━━┛ 이러한 벤처기업을 유형별 분포를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 벤처기업의 유형별 분포 ┏━━━━━━━━━━━┯━━━━━━━━┯━━━━━━━━┯━━━━━━━━┯━━━━━━━━┓ ┃ │1999년 조사 │2000년 조사 │2001년 조사 │2001년 3월말 ┃ ┃ │(비율) │(비율) │(비율) │벤처기업 현황 ┃ ┠───────────┼────────┼────────┼────────┼────────┨ ┃벤처캐피탈투자기업 │ 508(15.7%) │ 839(15.7%) │ 882(12.6%) │ 1,514(15.2%) ┃ ┠───────────┼────────┼────────┼────────┼────────┨ ┃R&D투자기업 │ 970(30.0%) │ 800(15.0%) │ 871(12.4%) │ 965(9.7%) ┃ ┠───────────┼────────┼────────┼────────┼────────┨ ┃특허신기술기업 │ 1,380(42.7%) │ 1,663(31.1%) │ 1,467(20.9%) │ 1,985(19.9%) ┃ ┠───────────┼────────┼────────┼────────┼────────┨ ┃기술평가기업 │ 374(11.6%) │ 2,045(38.2%) │ 3,798(54.1%) │ 5,514(55.3%) ┃ ┠───────────┼────────┼────────┼────────┼────────┨ ┃합 계 │ 3,232(100%) │ 5,347(100%) │ 7,018(100%) │ 9,978(100%) ┃ ┖───────────┴────────┴────────┴────────┴────────┚ 자료 : 중소기업청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2001년) 조직문화 비교 ┌──────────────────┬─────────────┬─────────────┐ │ 구 분 │ 기존기업 │ 벤처기업 │ ├──────────────────┼─────────────┼─────────────┤ │ 조직문화 │ 관료적 │ 자율적·개방적 │ ├──────────────────┼─────────────┼─────────────┤ │ 의사소통 │ 하향식 │ 양방향 │ ├──────────────────┼─────────────┼─────────────┤ │ 보상체계 │ 연공위주, 집단중시 │ 능력위주, 개인중시 │ ├──────────────────┼─────────────┼─────────────┤ │ 의사결정요소 │ 정확성, 원칙성 │ 신속성, 유연성 │ └──────────────────┴─────────────┴─────────────┘ 자료 : 장흥순, 신경제와 벤처기업의 생존전략 , 매일경제 , 2001. 2.15. 44면한동안 벤처기업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과 관련된 각종 방안을 내놓았고, 일반인들은 물론 대학생들까지 창업동아리를 통해 벤처열풍에 가담했다. 벤처기업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은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을, 국민에게는 자신감을 부여해준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벤처신드롬으로 수많은 새로운 기업들이 탄생했으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고, 사무실 및 공장에 대한 신규수요는 부동산 경기를 되살렸으며, 또한 이들의 시설투자에 힘입어 기존의 산업 전체가 활기를 되찾았다. 즉, 총 3,274개 업체에 3조 7,501억 원 투자하여 30,869명의 고용을 창출(중소기업청, 4년간의 벤처투자 현황 및 성과 발표, 2002. 4. 1.)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이러한 고용창출 효과 외에도 IMF 외환위기하에서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 정부 주도·규제 위주의 경제정책을 개선함으로써 산업조직의 불균형을 해소함은 물론, 중소기업의 기술집약도를 높이는 데 큰 공헌을 하리라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정현준 게이트, 진승현 리스트, 패스21 등 일부 부도덕한 벤처기업가가 기술개발이나 기업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외면한 채, 주가조작을 하거나, 회사자금을 호화 접대비나 로비자금으로 유용하는 행태를 보고, 기대가 컸던 만큼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 커졌다. 이러한 문제는 벤처기업가의 개인적 비행 외에도, 벤처기업을 선정하느라 몇 가지 기준을 마련한 정부가 해당 기업에 상상할 수조차 없던 여러 혜택을 주었다는 데도 기인한다. 벤처업체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기준을 맞추려고 무리수를 일삼았으며, 코스닥 상장 규정도 주변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다보니 갖가지 편법이 등장했다. 그 과정에서 공식적으로는 벤처 인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무늬만 벤처인 기업이 제도상의 허점을 틈타 급성장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요컨대 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부양책이나 지원책은 벤처기업을 위한 진정한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도 자유로운 기업의 퇴출이나 인수·합병(M&A)을 수용해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한 벤처는 저절로 걸러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면 돈놀이로 당연히 일확천금을 노리는 벤처의 부패와 부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벤처기업도 당장 달콤한 지원책을 기대하지 말고 시장경제원리에 먼저 적응해서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업 역량을 집결시켜야 할 것이다(許眞浩, 돈놀이 벤처는 떠나라, 조선일보, 2000.11. 2. 6면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의 성공 가능성은 두 가지 점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첫째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신만이 개발한 새로운 것이라야 하며, 둘째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콜럼버스만이 항해를 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즉, 벤처기업은 본질적으로 혁신과 모험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자율적 기업가정신 및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사회적 여건과 제도, 특히 다양한 금융·자본시장의 정착이 이루어진 곳에서만 제대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기업형태이다. 따라서, 벤처기업이 성장·발전한다는 것은 바로 자본주의 발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홍재영, 벤처를 살리는 길, 자유기업원, [Opinion Leaders Digest], 02- 09(No.175), 2002. 3.14. 참조). 이러한 벤처기업 발전의 기본방향을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김종현·황봉현, 벤처기업이란, [매일경제], 1997. 4. 2. 2면).
┌───────┬───────┬───────┬───────┬───────┬───────┐ │ 창업의 │ 인재육성을 │ 위험의 │ 창업관련 │ 지적 재산권 │ 모험자본 │ │ 사회적 │ 위한 │ 적극적 │ 규제 │ 보호 │ 사업의 │ │ 분위기 조성 │ 동기부여 │ 수용 │ 완화 │ │ 활성화 │ └────┬──┴────┬──┴────┬──┴────┬──┴────┬──┴────┬──┘ └───────┴──┬────┴───────┴───────┴───────┘ ┌──────────┴───────────────┐ ┌──────────┐ │ 창업을 위한 사회적 기초요건 조성 │ → │ 벤처기업 중심의 │ └──────────────────────────┘ │ 경제활력 회복 │ ┌──────────────────────────┐ │ │ │ 분야별 지원체계 구축 │ → │ │ └──────────┬───────────────┘ └──────────┘ ┌───────┬──┴────┬───────┬───────┬───────┐ ┌────┴──┬────┴──┬────┴──┬────┴──┬────┴──┬────┴──┐ │창업구조조성 │ 자금공급 │ 교육지원 │ 시설지원 │ 인력지원 │ 정부지원체계 │ │·대학·연구소의│ ·엔젤캐피탈 │ ·기술경영, │ ·인큐베이터 │ ·전문연구요원│ ·One Stop │ │ 연구기능강화 │ ·벤처캐피탈 │ 교육확산 │ ·산학단지 │ 제도 │ 지원체계 │ │·산학협력 │ ·금융기관 │ ·직업훈련강화│ ·지식산업단지│ ·산업기능요원│ ·종합조정기구│ │·기업 내창업 │ ·주식공개 │ ·벤처기업지원│ ·벤처빌딩 │ 제도 │ │ │ 활성화 │ │ 교육센터 │ │ ·해외고급인력│ │ │ │ │ │ │ 유치 │ │ └───────┴───────┴───────┴───────┴───────┴───────┘1985년 창업이래 우리 나라 벤처 1세대를 대표한 벤처성공신화의 상징적인 기업으로 불리던 메디슨의 부도는 아쉬움과 특별한 교훈을 준다. 메디슨은 고유사업에 그치지 않고 벤처연방제라는 기치 아래 벤처자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함으로써, 한때는 23개 계열사와 40여개에 달하는 회사에 투자한 지주회사로 변신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차입금의 누적과 코스닥시장의 거품붕괴로 인해 유동성 위기가 닥침으로써 부도사태에 이르렀다. 아무리 훌륭한 사업모형이라 하더라도 차입에 의한 방만한 경영과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메디슨 실패의 교훈, [매일경제], 2002. 1.31. 5면 사설 참조). 정글 속 타잔의 전략과 비교하여 벤처기업의 생존전략을 제시한 장흥순의 연구가 의미 있는 해답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장흥순, 신경제와 벤처기업의 생존전략, [매일경제], 2001. 2.15. 44면을 참조하여 표를 재구성함.).
┌─────────────────┬────────────────────────┐ │타잔의 전략 │벤처기업의 생존전략 │ ├─────────────────┼────────────────────────┤ │ ·팬티만 입어라 │ ·슬림경영(군살빼기, 핵심역량) │ ├─────────────────┼────────────────────────┤ │ ·힘있는 동물들과 친해져라 │ ·전략적 제휴와 협력경영(벤처기업의 │ │ │ 기술·창의성과 대기업의 자금력·판매량의 제휴) │ ├─────────────────┼────────────────────────┤ │ ·줄을 잘 타야 한다 │ ·네트워크 경영 │ ├─────────────────┼────────────────────────┤ │ ·침입자에 공동으로 대응하라 │ ·맷집경영 │ │ ·강인한 체력을 연마하라 │ │ ├─────────────────┼────────────────────────┤ │ ·제인과 동거하라 │ ·벤치마킹 경영(오픈라인 기업과 결합) │ ├─────────────────┼────────────────────────┤ │ ·항상 곁에 있는 치타를 확보하라 │ ·로열티 경영(충성스런 직원확보) │ ├─────────────────┼────────────────────────┤ │ ·고릴라를 부모로 두라 │ ·리더십과 생존경영(위기관리능력) │ ├─────────────────┼────────────────────────┤ │ ·학습능력을 갖춰라 │ ·혁신과 학습경영(지식경영) │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외로움이 뒤따르지만,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으로 가슴은 벅차 오른다. "콜럼버스는 항해자만이 아는 순수한 기쁨과 발견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고조된 환희의 순간을 맛보았다." 모리슨의 말이다. 역사가들의 평가야 어떻든 물론 그의 의도에는 세속적인 욕심도 있었지만,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위대한 몽상가에 의해 개척되어 왔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를 반대했던 사람들조차도 "우리 이름이 역사에 남는다면 그건 바로 콜럼버스 덕분이요"라는 영화 속의 표현과도 같이, 그의 개척자로서의 희망과 용기만은 언제나 살아 숨쉴 것이다. 물론, 탐험을 통한 지배의 역사가 모두 경제적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러나 비전과 신념이 있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조동성 교수의 표현대로 "벤처란 남이 하지 않은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온몸을 불살라 매진해 그 결과를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벤처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하여 이루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벤처정신인 자유와 창조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벤처기업의 성공은 노력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위험, 두려움과 싸우는 용기에 대한 대가다."라는 실리콘벨리의 이종문 회장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므로 정직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비전과 신념이 있다면 이제 용기를 내자. 개척자는 언제나 외롭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끊임없는 투지와 탐구정신 그리고 뚜렷한 목표와 지칠 줄 모르는 집념이 있다. 그에게 외로움은 사치에 불과하다. 미래의 어느 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에 어느새 한 발자국 앞에 다가선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21세기는 도덕성과 창의력을 지닌 이러한 소수의 사람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