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우리한의원장 김 수 범 박사 계미(癸未)년의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의 어려웠던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달이다. 그리고 일년 중에 가장 추운 때이기도 하다. 흰눈이 내리고 찬 바람이 피부를 스칠 때면 살을 잘라내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한다. 만물이 왕성한 활동을 하기보다는 최소한의 활동을 하고자 하는 것이 현실이다. 새해가 되면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모든 일에 힘이 든다. 평소 몸이 차서 항상 두터운 옷을 입어야 하며 음식도 항상 따뜻한 것만을 먹어야 속이 편하다. 조금만 날씨가 추워도 움직이기가 싫으며 항상 따뜻한 곳에 있고 싶어한다. 또 남들과 처음 만나서 인사를 할 때도 두렵다. 자신의 차가운 손을 잡는 순간 깜짝 놀래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놀래기 때문이다. 특히 몸이 찬 소음인들이 가장 힘들다. 아마도 겨울은 추위를 피하여 잘 지내야 하며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열이 많은 소양인이나 태음인들은 겨울이 되어도 추위를 타지 않으며 다른 체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활동도 잘 하는 편이다. 병적으로 심한 경우에는 남들은 춥다고 하여도 자신은 열이 많아서 얼음을 씹어 먹거나 창문을 열어 놓으며 시원하다고 한다. 또 특이한 증세도 있다. 손발과 아랫배는 찬데 가슴과 머리에는 열이 많은 증세이다. 바로 상열하한(上熱下寒)증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신이 몸이 찬지 더운지 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많은 사람은 손발과 아랫배가 차기 때문에 추위를 많이 탄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인삼을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인삼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으나 머리와 가슴에는 더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옛날에는 이런 경우에 부자나 초오 같은 약초를 다려먹으면 부작용이 나서 열이 나거나 졸도를 하거나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몸이 차다고 하여도 실제로 몸이 차서 오는 증세인지 아니면 몸은 열이 많아서 오는 증세인지를 확인을 하여야 한다. 체질적으로 보면 몸이 차서 오는 경우는 소음인이 많으며 몸이 찬 태음인의 경우에도 올 수 있다. 그러나 몸에 열이 많아서 오는 경우에는 소양인의 경우나 열이 많은 태음인의 경우에 상열하한증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체질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체적으로 각 체질의 특성과 체질에 따라서 올 수 있는 냉증의 원인을 알아서 냉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수족냉증으로 고생을 가장 많이 하는 체질은 꼼꼼하고 내성적이고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 체질이다. 외모를 보아도 말라있으며 체격도 왜소하고 식욕도 없어 보인다. 다른 체질보다 많이 먹지 못하고 항상 소화기능이 약하다 보니 자연히 영양공급이 부족하다. 또한 영양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혈액이 생성되는 것도 부족하여 몸이 차지게 된다. 따라서 소음인들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음식물의 소화흡수가 잘 되게 하는 것이 몸의 냉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하여서는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몸의 보온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화가 잘 되기 위하여서도 음식을 따뜻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으며 체질에 맞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여 줌으로써 혈액순환이 잘되게 하는 것도 몸을 따뜻하게 하여주는 좋은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으로는 쑥, 쑥갓, 파, 마늘, 생강, 고추, 후추, 겨자, 카레 등의 매운 음식들이 따뜻한 성질의 것이다. 따뜻한 성질의 음식으로는 닭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명태, 미꾸라지, 보신탕등이 있다. 소음인의 가장 좋은 음식으로는 역시 삼계탕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여름에 먹는 삼계탕을 생각하지만 소음인이라면 사계절 모두 닭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보통 여름에 먹는 삼계탕은 인삼과 마늘등을 넣은 것이지만 겨울에 먹는 삼계탕은 인삼에 수정과를 만들 때에 넣는 계피를 넣은 계피삼계탕을 먹으면 한겨울의 냉증을 없애는데 좋다. 냉증을 없애는 차로는 인삼차, 생강차, 계피차가 몸을 따뚯하게 하여 주는 효능이 있다. 직선적이고 창의력이 강하고 금방 화를 냈다가도 바로 후회하며 판단이 빠른 소양인들은 원래 화와 열이 많아서 추위를 별로 타지는 않는다. 여름에 더위를 많이 타는 반면에 웬만한 추위는 춥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병적으로 열이 많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에는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한 증세를 느끼며 갈증이 심하여 얼음을 씹어 먹어야 시원한 경우도 있다. 더 심해지는 경우에는 화와 열이 가슴과 머리에만 올라가고 아랫배, 손, 발에는 냉증이 심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바로 상열하한증으로 열의 균형이 깨져서 상체로만 올라가다 보면 하체가 차지는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몸이 차다고 인삼, 부자, 초오 등을 먹는 경우에 열이 더욱 올라가서 손발은 더욱 차지며 답답한 증세가 나타난다. 화와 열을 하초나 배꼽아래의 단전 쪽으로 내려 주기만 하여도 아랫배가 따뜻해지며 손발의 냉증도 없어진다. 몸의 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신선한 오이, 호박, 신선한 야채 등과 참외, 수박, 파인애플, 레몬, 바나나등과 같은 여름과일이나 열대과일이 좋다. 고기를 먹어도 찬 성질의 돼지고기, 오리고기와 같은 성질이 차면서 음기를 보해주는 음식이 좋다. 또 해삼, 새우, 조개류, 굴, 전복, 복어, 가물치 등과 같이 맑은 음식을 먹는 것도 화와 열을 내리고 수족의 냉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화와 열을 내리고 냉증을 없애는 차로는 시원하고 열을 내리는 옥수수차, 보리차가 좋고, 화와 열을 내리고 음기를 보하려면 산수유차, 구기자차가 좋다. 무엇이든 잘먹고 비만하고 참을성이 많으며 성취력이 강한 태음인들 중에도 냉증이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체격이 크거나 차분하고 통통한 편이 많다. 습과 열이 많으며 기순환과 수분대사가 안 되는 것이 문제점이다. 태음인에게는 평소에 몸이 찬 경우와 열이 많은 경우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평소에 몸이 찬 경우는 살이 희면서도 근육이 없는 물살인 경우가 많다. 수분의 대사가 안되어 나타나는 냉증으로 추위를 많이 탄다. 이러한 경우에는 몸의 수분대사를 도와주거나 땀을 내주면 몸이 가벼워지면서 전체적인 냉증이 없어진다. 음식도 담백한 것을 먹으며 몸 안의 습을 없애고 수분대사를 도우며 땀을 내주는 것이 몸 안의 냉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몸의 습을 없애는데 좋은 식품으로는 율무이다. 율무는 몸 안의 습을 없애는 효과가 있고 피부를 깨끗하게 하고 수분의 대사가 잘 되게 하고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율무밥을 해먹거나 율무차를 만들어 마시면 좋다. 음식 중에는 버섯, 연근, 마, 더덕 등의 요리해 먹으면 좋다. 평소에 열이 많은 경우에는 소양인과 같이 가슴과 머리쪽으로 열이 올라가면서 손발과 아랫배가 차지는 상열하한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만하면서 얼굴이 붉고 무엇이든 잘 먹고 쉽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얼핏보면 얼굴이 붉어서 건강해 보이지만 열이 많은 증세로 여러 가지 성인병이 올 수 있다. 또한 얼굴과 머리, 가슴에 열이 많이 올라가는 것이 심해지면 손발과 아랫배가 차서 냉증이 오는 상열하한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손발이 차서 따뜻한 음식을 먹어보지만 더 열이 생기고 손발은 더욱 차지게 된다. 몸 안의 열을 내려주고 습을 없애주어야 아랫배 쪽으로 순환이 되면서 냉증도 없어진다. 열이 많은 경우에는 칡차를 복용하면 머리의 열을 내리고 발산하는 작용을 하여 열과 수분을 없애는 효과를 나타낸다. 과일에는 배, 매실이 좋으며 음식중에는 미역, 다시마, 콩, 무, 콩나물 등이 몸의 열을 내리며 습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저돌적이고 영웅심이 많고 리더쉽이 강한 태양인은 따뜻하며 강한 기를 가지고 있는 체질로 추위를 많이 타지는 않는다. 체질적으로 보면 열이 많은 소양인과 추위를 많이 타는 소음인의 중간정도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추위에 그렇게 영향을 받지는 않으나 위로 오르는 기운이 많고 안에서 잡아주는 기능이 약하다 보니 상체의 기능은 강하나 하체의 기능이 약하다. 태양인의 임상 예가 많지는 않지만 유추하여 본다면 기가 많이 오르다 보면 하체가 약해져 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만일 온다면 상열하한증과 같은 증세로서 증세가 나타난다. 맑고 담백하며 기를 내려주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음식에는 붕어, 새우, 조개류, 굴, 전북 등의 맑은 음식을 먹으면 좋다. 과일에는 포도, 머루, 다래, 앵두, 송화가루, 순채나물 등이 좋으며 메밀과 냉면을 먹는 것도 좋다. 차로써는 위로 오르는 기운을 내려주는 모과차나 시원한 성질로 기를 내려주는 솔잎차를 마시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