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東 云/혜천대학 세무회계과 교수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2000)]와 여성마케팅 鄭 東 云 혜천대학 세무회계과 교수(E-mail : dwjung@hcc.ac.kr)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우리 나라 속담이 있다. 겉모습만으로는 그 사람의 속마음을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사람이 동성이 아닌 이성이라면, 더욱더 안개 속에 빠진다. 몇 년 전 1천4백만 부가 팔린 경이적인 베스트셀러,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에서 남자의 정서 상태를 ‘동굴’에, 여자의 정서 상태를 ‘파도’에 비유하고 있는데, ‘남자와 여자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책에서는 ‘다른 것이 힘이다(Difference is Strength)’라고 강조한다. 즉, 남녀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자세히 인식함으로써 서로 간의 관계 속의 긴장을 줄이고 사랑을 이끌어 내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실망과 좌절을 줄이고 친밀감과 행복감을 증진시키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남녀의 관계는 그렇게 고통스러운 투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오직 우리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할 때 거기서 긴 원망과 불화가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남녀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아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성의 은밀한 마음을 아는 방법을 영화에서는 여러 가지로 보여준다. 첫째,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이다. [투명인간의 사랑(Memoirs of An Invisible Man, 1992)]에서는 화학약품에 의해 투명인간이 된 사람이, 투명인간임을 이용하여 악한 사람을 응징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이룬다. 이쯤 되면 한번쯤 투명인간이 되어 그녀의 사랑을 받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할로우 맨(Hollow Man, 2000)]에서는 고릴라를 투명하게 만드는데 성공한 주인공이 스스로 자신이 투명인간이 되지만, 짝사랑하던 여인의 사랑을 얻기는커녕, 성격이 포악해져 동료들을 살해하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이 경우에는 투명인간은 파멸로 이르는 길이다. 둘째, 몰래 카메라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슬리버(Sliver, 1993)]에서는 아파트 주인이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여 입주자들의 사생활을 지켜봄으로써, 자신의 삐뜨러진 욕망 충족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 결말은 파국이다. 이러한 몰래 카메라의 극치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1998)]이다. 트루먼 쇼란 방송국에 입양되어 특수제작된 대형세트장에서 살아가는 트루먼을 30년간 24시간 5천대의 몰래 카메라로 실시간 생중계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일거수 일투족을 미디어에 노출된 채 조작된 삶을 살아가는 한 남자가 우연한 사건에 의문을 품고, 비로소 자신의 삶의 정체성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셋째, 번개나 전기 충격을 맞는 방법이다. [체인지(1996)]에서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남.여 고등학생이 번개를 맞음으로써, 서로의 몸이 뒤바뀌게 된다. 이를 통하여 이성간에 이해의 감정이 커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춘기 때 이성에 대한 그리움을 직접적으로 표출해준 영화이다. 이와는 다르지만, 번개를 맞고 능력이 바뀌는 영화도 있다. [페노메논(Phenomenon, 1996)]이 그것인데, 정체불명의 섬광을 맞은 후, 평범했던 사람이 갑자기 천재가 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단 몇 시간만에 스페인어를 통달하는가 하면, 잠도 자지 않고 전문서적을 하루에 서너 권씩 독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날 또다시 섬광을 맞고 쓰러진 그 사람은 의사로부터 뇌에 종양이 생겨 얼마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확대된 종양이 뇌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활성화시킴으로써, 천재적인 능력을 보였던 것이다. 번개는 한 번만 맞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오늘의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2000)]으로, 감전사고를 당한 후 여성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한 남자가 진정으로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멜 깁슨의 표현대로 “이것은 엉뚱한 발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이고 즐거운 생각”이기도 하다. 이와는 반대로, 남의 마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타인이 속속들이 아는 영화가 있다. [사토라레(2001)]이 그것인데, 3살 때 비행기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난 남자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주위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져 마음속을 들켜버리고 만다. 그러나 가식이 없는 순수하고 진실된 그의 음성이야말로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실 영화 속의 그와 같이 마음속 솔직한 생각들이 드러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만든 영화이었다. 상대방의 마음이 어떻든 이성의 마음을 아름답게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일 지도 모른다. 상대한 응큼한(?) 속마음을 알게 된다면 이미 상대에 대한 아름다움은 상실되고 말테니까. 그렇지만 오늘은 이성의 마음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최고의 광고 기획자이며 바람둥이 이혼남 닉(멜 깁슨)은 명성과 돈, 그 어느 것 하나 세상에 부러운 것이라고는 없는 남자 중의 남자(man of men)다. 그러나 여자들에게는 자상하기는커녕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는 라스베가스에서 태어나 유명한 쇼걸이었던 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또래의 아이들이 야구 등을 하며 놀 때, 쇼걸들의 마스코트로 자랐다. 그의 이상형이었던 어머니는 아버지가 없는 그를 터프한 남자 곁에 두어 길렀다. 이런 비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부인 지지(로렌 홀리)와 이혼을 하고(물론 매력이 있어 여자들이 첫눈에 빠지기도 하지만), 하나 밖에 없는 딸 알렉스(애슐리 존슨)에게도 아저씨 같은 존재였으니, 주위의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안하무인’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남성들의 본능을 자극하여 그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광고 - 주로 ‘벗은 여자’들이 등장하는 남성용품 광고 - 를 제작하여 부와 명성을 쌓았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어느 날 믿을 수 없는 시련이 닥쳐온다. 기획부장으로 승진할 기회를 경쟁사 직원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 그것도 남자가 아닌 능력과 미모를 겸비한 달시(헬렌 헌트)에게 말이다. 그 이유는 남성시장이 대폭적으로 위축되면서 16~24세 여자들이 소비자 집단으로 급증하게 되자, ‘BBDO’라는 회사 기획실에서 연간 5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달시가 스카우트된 것이다. 닉의 회사 ‘슬로안 커티스’는 10년 전 광고계 1위의 회사였으나 현재는 3위 업체다. 그녀를 스카우트하여 광고시장 1위 탈환의 계기를 삼고자 한 것이다. 기획부장은 자신의 자리라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만 남았다고 믿고 있던 닉에게 달시가 자신의 출세에 걸림돌 같은 존재이었으며, 그 상황을 아는 달시에게도 그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달시는 출근 첫날부터 자신의 성공은 팀워크의 결과라면서 도전과 노력을 통하여 아이디어를 창출할 것을 요구한다. “이젠 여자들의 세상입니다. 머리 공약에서 가슴 공약으로 승부를…. 나의 성공비결은 팀워크였습니다. 머리 둘은 하나보다, 머리 다섯은 둘보다 낫죠. 머리와 가슴을 맞대야 합니다. 같이 아이디어를 내놓읍시다.” ‘시어스’라는 회사에서는 여성 겨냥 광고를 통하여 매출이 30% 이상 신장하였다면서, 강력한 소비력을 가진 여성들을 위한 제품 광고를 기획할 팀을 꾸미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회의에 참석한 남자 직원들에게 여성용품을 나눠주면서 ‘여성의 심리를 파악한’ 광고 기획안을 내라고 지시한다. 여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달시에게 지지 않으려고, 닉은 자신이 ‘여자가 되어 보기’로 결심한다. 여자들처럼 코팩을 붙이고, 수분 함유 립스틱을 바르고, 마스카라를 하고, 스타킹을 신기도 하며, 다리의 털도 뽑아보고, 슈퍼 브라를 착용해 본다. “넌 프로야, 넌 할 수 있어.”라고 다짐하며 여성용품을 체험해보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서 욕조에 빠져버렸다. 문제는 욕조에 물이 들어 있었고, 그 안으로 전원이 켜진 헤어 드라이어가 빠지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전기 충격을 받은 닉은 욕실 바닥에 넘어져 정신을 잃고 만다. 다음 날 아침, 어제의 감전 사고로 여느 때보다 늦게 출근하게 된 닉은 이상한 환청에 시달리게 된다. 주위 여자들이 분명 입을 다물고 있는데, 닉에게는 그녀들의 속마음이 다 들리는 것이었다. 갑자기 여자들의 속마음을 듣게 된 그는 처음에는 너무나도 괴로워한다. 여자들이 하나 같이 “향수 쏟았냐?” “속물”이라고 빈정대고 있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겉으론 온갖 입에 발린 소리로 닉을 칭찬하여 자신이 매력이 넘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녀들의 속마음은 겉모습과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고민하다 못한 닉은 정신과 상담여의사 퍼킨스(베트 미들러)를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러자 그녀는, “프로이드는 죽는 순간까지도 여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했으며, “여자의 마음을 알면 세상을 다 가진 거나 마찬가지죠.”라는 말을 듣는다. 이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꾼 그는, 이 비범한 능력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그때부터 그는 이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기적 같은 재능을 써먹기 시작한다. ‘여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된 그에게 거칠 것이 없다. 평소에 흑심을 품고 있던 로라(마리사 토메이)와의 잠자리에서 그녀의 성적인 욕망도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이로 인해 ‘섹스의 신’이라는 호칭까지 얻는다. 딸의 생일에 점수를 따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고, 원치 않는 일을 하는 자신이 견딜 수 없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여직원의 고민도 알게 된다. 후에 그녀의 뜻을 이루어 준다. 그리고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여비서에게 먼저 전화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라는 조언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가 그렇게 하자 여자들이 그를 보는 눈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다.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달시의 모든 아이디어를 훔쳐냄으로써, 사사건건 달시에 앞서 기막힌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도 물론이다. 그리고 때마침 나이키 광고에서 “나이키는 게임이 아니다. 스포츠일 뿐”이라는 카피로 대박을 터뜨린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에서 ‘남녀의 차이가 조화를 이룰 때 더 대단한 것을 창출할 수 있다’는 반증이었던 것이다. 달시의 여성적 감성과 닉의 남성적 지성이 만나 최고의 광고카피가 탄생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상사로부터 다시 인정을 받게 되고, 닉의 이런 능력을 꿈에도 모르는 달시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그의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 비로소 닉은 ‘세상을 다 가진 행운아’가 된 듯 싶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능력이 아닌 남의 걸 훔친 도둑질일 뿐이다. 그리고 어느 틈 엔가 닉도 달시를 관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남자들을 달달 볶는 성질 못된 마녀일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달시는 뛰어난 상상력과 근면성, 관용과 순수함을 지녔던 것이다. “남편하고 헤어진 건 내 자신이 돼갈수록 치르는 대가였죠”라는 말에서 달시의 남편은 그녀의 발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이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캐리어 우먼의 비애라고도 할 만하다. 그런 그녀가 점점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회사에선 닉이 능력을 발휘하는 대신 달시의 실적이 저조하자 달시를 해고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닉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된다. 이제 번개를 맞아 원래대로 돌아온 닉은 우선, ‘카피 라이터’의 꿈이 좌절당하고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소외감 때문에 끊임없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부하 여직원 에린이 결근했을 때, 직접 찾아가서 따뜻하게 감싸주며 그녀의 카피라이터로서의 면접을 하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딸의 댄스파티에 찾아가 화장실에서 딸과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함으로써, 딸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달시를 찾아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당신을 알면 알수록 당신은 날 사로잡았어요. 내 인생을 바꿔 놓을 만큼…” “세상에 어떤 고약한 기사가 사랑하는 사람이 구해 달라는데, 그냥 떠나게 내버려 둔대요. 나의 구세주.” 이제 그는 정말로 여성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재능 없이도 여자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남자가 됨으로써, 딸과의 좋지 못한 관계를 청산하고 너그럽고 이해심 많은 아버지로, 부하직원의 외로움을 이해할 줄 아는 이해심 많은 상사가 된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왓 위민 원트]는 여자들에게는 자기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남자를, 남자들에게는 여성들의 은밀한 생각을 살짝 공개해주는 기쁨(?)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 있다. 남자들이 여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를 경영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고객의 마음을 안다면 그 기업은 진정으로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반증인 셈이다. 영화에서도 표현된 바와 같이 고객 중에 특히 여성이 소비집단으로 급속히 부상하게 되었으므로 이를 ‘여성마케팅’이라 명명하여, 이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경영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 유일하게 과목의 명칭이 외래어로 통용되는 분야가 마케팅(marketing)이다. 이는 market(시장)에 ing(현재진행형)이 합쳐진 형태로, ‘현재 시장’이라는 묘한 용어인 셈이다. 따라서, 이를 차라리 ‘상학(商學)’이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되기도 한다. 이 상(商, 헤아릴 상)의 글자를 분해하여 보면 언(言, 말씀 언)과 내(內, 안 내)로 구성되어 있고, 內의 글자에는 인(人, 사람 인)의 글자가 중심을 이루고 있어,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의 참뜻을 밖에서 헤아려 안다”의 뜻으로 풀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상의 근본은 인간이고 상세계의 중심인물은 인간이다(李勳燮, ?體系마케팅原論?, 경기대학교 학술진흥원, 1994, p.13. 참조). 그리고 상업(商業)이라 할 때, 이는 ‘상품을 이용한 교역’(앞 책, p.17.)을 의미한다. 그러면 마케팅이란, ‘소비자욕구의 본질을 인식하고 그 건전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동시에 이러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확장시키는 활동’(앞 책, p.24.)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러한 마케팅에서 시장세분화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연령, 성별, 직업, 학력 등에 따라 소비자 욕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할만큼 최근 들어 여성들의 구매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여성마케팅은 그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그러므로 여성마케팅은 ‘여성고객을 타켓으로 한 마케팅기법’을 말하는 것으로, 섬세하고 미묘한 여성만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미국 뉴욕 타임즈는 지난 1천년간의 최대혁명은 여권신장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덧붙여서 지난 1천년간은 남성들의 세계였으나 육체적 힘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여성의 출산, 육아환경이 변화하면서 여성의 지위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 것을 예고했다. 여성 미래학자인 페이스 팝콘은 앞날을 명쾌하게 예견하는 그녀의 통찰력을 가지고 앞으로의 시대를 EVEolution이라고 명명했다. 이제서야 이브(Eve)가 세상의 움직임을 좌우할 여성으로 진화(evolution)한 것이라는 뜻이다. 과연 여성의 파워는 21세기를 주도할 것인가?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여성파워의 현주소를 가늠해 본다면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현소은, “21C 마케팅의 기회, 여성마케팅”, 동덕여자대학교 산업연구소, ?산업연구?, 8, 2002.). 미국 전체 소비재의 83%를 여성이 구매한다. 가구의 94%, 휴가.여행관련 상품의 92%, 주택의 91%, 가전제품의 51%, 자동차의 60%를 여성이 구매하며, 새로운 은행계좌를 선택하는 일도 89%는 여성이 한다. 건강관리에 대한 의사결정도 80%는 여성의 몫이다. 그러나 여성시장의 존재를 알고 이를 공략해서 돈을 번 기업은 채 5%도 되지 않는다(정철진, “구매결정권 83%가 여성 ‘여성마케팅’을 펼쳐라”, 매일경제, 2004. 1. 2. 2면). 이쯤 되면 여성에 대한 마케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래의 여성 트렌드를 예측한 ?클릭 이브속으로?(페이스 팝콘 저)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여성의 심리 및 소비성향을 파악한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여성과 남성의 심리적 차이, 두뇌구조로 인한 지각 능력의 차이, 역사 이래로 굳어져온 여성과 남성의 역할차이, 여성만의 본능적 차이 등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하여 여성 트렌드를 8가지 진리라 명명하여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페이스 팝콘.리스 매리골드, ?클릭 이브속으로?, 21세기북스, 2001. 출판사 서평 중에서). [진리 1] 연결 : 친구를 만들어주어라. 남성의 연결은 ‘필요’한 것에 불과하지만, 여성의 연결은 ‘본능’이기 때문에 여성은 사람을 쉽게 사귈 뿐만 아니라 쉽게 영향을 받는다. 여성은 자기 주위의 누군가가 제품을 구매하려 할 때 자신이 사용해본 브랜드를 추천할 확률이 남성의 3배에 이른다. 앞으로는 여성에게 아름다운 브랜드보다 아름다운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는 기업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진리 2] 일인 다역 : 여성의 99가지 생활을 지원하라. 여성의 뇌는 복잡한 모자이크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그물망 사고(web thinking)를 하며, 매우 복잡한 삶의 조건을 지니고 산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직장인 또는 전업주부로서 여성은 몸 하나로 99가지 생활을 해낸다. 그러므로 ‘일인 다역’ 생활에 지친 여성에게 단 10분이라도 돌려줄 수 있는 생활의 편리를 제공하는 기업이 주목받게 된다. [진리 3] 예측 : 여성의 마음을 한발 앞서라. 여성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형편없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여성은 침묵을 지키며 대부분의 경우 ‘Yes’라고 말한다. 대신 다시는 그 가게에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성의 마음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업은 세상의 모든 고객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진리 4] 관찰력 :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을 점령하라. 여성은 뇌뿐만 아니라 신체까지 사용해서 사물을 보기 때문에 주변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다. 같은 뉴스를 봐도 남성은 화면의 변화에 따라 뉴스만 따라가지만 여성은 이것은 물론 앵커의 머리, 옷, 화장 상태까지 본다. 온몸을 동시에 사용하여 사물을 인식하는 여성에게 일면적인 광고는 그리 흥미를 주지 못한다. 앞으로는 여성의 눈으로 보는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기업이 성공하게 될 것이다. [진리 5] 편한 생활 : 걸어서든 뛰어서든 그녀에게 가라. 여성들은 가정과 사회의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여성들이 우리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여성의 시간 절약과 편리성을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진리 6] 브랜드 물려주기 : 엄마가 쓰면 아이도 쓴다. 엄마랑 함께 쓴 물건은 아이에게 대물림된다. 그러므로 여성에게 다가갈 때는 그 여성의 아이와 가족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엄마는 딸의 가장 훌륭한 쇼핑 도우미이자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인 것이다. [진리 7] 공동 양육 : 함께 키우는 브랜드가 되어라. 여성의 양육본능은 목숨을 걸 정도로 끈끈한 것이다. 따라서, 여성으로 하여금 브랜드를 자신의 아이처럼 여기게 할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훌륭하게 성장할 것이다. [진리 8] 투명한 브랜드 : 아무 것도 숨기지 마라. 절대로 여성을 속이려고 하면 안 된다. 여성은 X-레이 눈을 갖고 있어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 여성은 원료, 고용 정책, 경영자의 사생활 등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좋은 브렌드뿐만 아니라 기업윤리나 기업의 투명성 등도 마케팅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현소은, 앞 논문). ①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관계를 중요시한다. ② 여성들은 합리적 소비자이기보다는 경험적 소비자이다. ③ 여성들은 모방형 소비성향이 두드러진다. ④ 여성들은 판매촉진에 약하다. ⑤ 여성들은 차별적인 서비스를 원한다. ⑥ 여성의 소비문화는 더 한층 세련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의 소비성향을 파악하여 집단별로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사례만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라이프스타일 이론에 근거한 시장세분화를 여성소비시장을 중심으로 의, 식, 주, 정보, 레저, 환경, 건강, 사회관, 부부역할, 결혼관 등 10여 개의 요인을 추출하여 군집분석을 통하여 서구지향형, 의식개방형, 현실안주형, 자기만족형의 4개의 집단으로 분류한 결과이다(李奇馥, “여성시장 공략을 위한 여성마케팅전략에 관한 연구”, 홍익대 산업디자인연구소, ?디자인논문집?, 제3호, 1998.). ① 서구지향형 : 의.식.주 등 서구의 생활에 길들여져 있는 계층으로, 개인중심적 소비와 더불어 변화의 수용이나 자신의 개발에 많은 노력을 하는 집단이다. 이들 집단은 미혼의 비율이 높고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에서 높게 나타나는 반면, 30대 이후의 연령에서는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학력별에서도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의 비율이 현저하게 높고 소득수준도 높다. 이 형은 패션지향적이고 서구적 선호집단이므로 가격이 비싸더라도 감각에 맞는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구매하는 집단이다. 따라서, 욕구를 창출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② 의식개방형 : 행동적인 면에서 서구지향형 보다 다소 낮지만 여성의 성, 가치관이나 결혼관 등 내면적인 가치관에서는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계층이다. 미혼과 기혼의 비율이 비슷하고 연령별로 고른 분포를 보이며, 학력도 마찬가지이다. 이 형은 감각적인 면과 실용성을 중시하면서 정보추구에 적극적인 집단으로 까다로운 소비집단이다. 따라서, 제품군에 따라 소비성향이 달라지므로 심도 있는 조사분석이 필요하다. ③ 현실안주형 : 비교적 전통적인 가치관을 중시하는 편이며 사회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낮고 자신과 관련한 소비행동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현모양처적 가치관이 두드러진다. 기혼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의 비율이 현저히 높으며 30대 이하의 연령에서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학력은 저학력의 비중이 높고 소득수준도 비교적 낮다. 이 형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군이므로 제품의 기능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저가정책으로 재래시장이나 대형할인점 등을 통해 이들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④ 자기만족형 : 현실안주형처럼 전통적 가치관을 중시하지만 주생활이나 환경 등 공동체적 삶을 중시하고 개인생활에 적극성을 보이는 계층으로 변화를 추구하되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변화를 수용할 줄 아는 완숙형 소비자이다. 현실안주형과 마찬가지로 기혼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연령별로는 50대의 비율이 낮고 30대의 비율이 높다. 학력은 대졸 이상의 고학력 여성의 비율이 높다. 이 형은 소비생활에 있어서는 고급화, 패션화, 서구화 경향이 강한 집단으로 미용, 건강, 레저 등의 제품군에서 강력한 소비층이 된다. 이러한 제품군간에 공동마케팅을 전개하는 것도 유효한 마케팅전략이다. 또 하나의 사례로, 행동양식, 가치관, 생활습관에 따라 아줌마 집단을 선정하여 특징별로 세분화하여 각 집단에 적합한 마케팅전략 방향을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자. 이 자료에서는 한국의 아줌마들을 ‘폼生폼死’, ‘我生彼死’, ‘꼼生꼼死’, ‘家生我死’로 구분하여 집단별 구입 성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일부만 발췌해 보자(김영수.송미영, “이 시대의 헤로인, ‘아줌마’”, 제일기획사보, 2001. 2. pp.65~70. 참조). 집단별 인구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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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生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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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生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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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生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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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生我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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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징 | ‘나는 한 남자의 아내가 아니라 여자이고 싶다.’로 대표되는 집단 | 뻔뻔함과 무례함은 있으나 강한 생활력과 억척스러움을 가진 집단 | ‘나는 프로페셔널 살림꾼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집단 |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보다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집단 |
연령 | 20~24세, 30~34세 | 25~39세, 50~54세 | 25~34세 | 40~54세 |
월평균 소득 |
286만 원 |
272만 원 | 279만 원 | 292만 원 |
주거형태 | 아파트(전세) | 단독주택(자가) | 아파트.연립(전세) | |
주거평수 | 14~19평, 30~39평 | 20~29평 | 14~29평 | 30~39평 |
학력수준 | 대졸 이상 | 고졸 이하 | 대졸 이상 | 고졸이하 |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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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生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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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生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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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生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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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生我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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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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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
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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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
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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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
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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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
|
1 |
김치냉장고 |
35.8%
|
김치냉장고
|
41.1%
|
김치냉장고
|
20.6%
|
김치냉장고
|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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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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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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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
에어컨
|
18.4%
|
에어컨
|
14.3%
|
에어컨
|
14.1%
|
3
|
MP3플레이어
|
12.7%
|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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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
정수기
|
14.3%
|
진공청소기
|
9.4%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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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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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
정수기
|
13.2%
|
컴퓨터
|
13.1%
|
가스오븐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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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
5
|
DVD플레이어
|
11.5%
|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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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
비디오카메라
|
9.1%
|
컴퓨터
|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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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生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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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生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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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生꼼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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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生我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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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전략 | 고가의 유명 브랜드 | 저가의 단순 기능.성분 | 효용성.다양한 기능성 | 가족 편의성 강조 |
프로모션전략 | 잡지를 통한 이미지 전달 광고 | TV를 통한 감성 자극.오락성 광고 | 잡지를 통한 편익.정보 전달 광고 | 매장 내 진열 광고 |
유통전략 |
유명도.구매 편리성 |
가격이 저렴하면서 양질의 제품 구비 | 다품종.다양한 혜택부여(포인트 누적) | 가까운 입지 |
가격전략 | 고가전략 | 저가전략 | 합리적 가격전략 | 합리적 가격전략 |
주거평수 | 14~19평, 30~39평 | 20~29평 | 14~29평 | 30~39평 |
학력수준 | 대졸 이상 | 고졸 이하 | 대졸 이상 | 고졸이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