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회계 김반장] 제품 생산을 위한 유무상 사급은
BY 김대수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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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상·무상 사급은?
기업은 다양한 생산 방법을 통해 반제품 또는 제품을 생산합니다. 우선 자신의 공장과 설비 및 인력을 활용하여 반제품·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특정 반제품·제품은 자사의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추가 설비 투자 및 관리가 어려워 불가피하게 외부 임가공업체와 협력하여 생산이 이루어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가 생산을 원칙으로 하되, 주문이 많아 자체 생산능력(캐퍼)이 부족한 경우 자가 생산과 외주임가공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외주임가공은 생산과 판매에 필요한 제품·반제품을 외부 가공업체에 일임하여 사외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생산방식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생산 기업은 자동차 완성품의 반제품이 되는 내부·외부 차체를 자체 생산하지 않고 외부 협력업체에 위탁 생산하도록 하청을 줍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기업은 제철(철강) 기업으로부터 원재료가 되는 자동차 외판·내판용 냉연코일을 구매하여 외주 임가공 업체에 제공합니다. 또한 봉제 기업에서 옷을 생산하는데 중요한 원재료가 되는 원단을 외부 임가공업체를 통해 생산을 하는 경우, 이 원단 생산에 필요한 원사를 구매하여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생산 현장에서 외주임가공은 크게 도급과 사급으로 구분됩니다. 우선 도급은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가 일하는 장소에 따라 사내도급과 사외도급으로 구분되며, 일의 완성(제품 또는 반제품의 생산)을 목적으로 필요한 자재를 자체 조달하여 순수 임가공을 수행합니다. 도급과 마찬가지로 사급 또한 외주임가공의 한 형태로, 임가공 발주회사가 임가공 수행업체에 제품 또는 반제품을 생산하여 납품하도록 위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급과 도급의 근본적인 차이는 원재료에 대한 매입을 누가 하는가에 대한 것으로, 도급은 외주임가공 업체가 스스로의 책임으로 직접 원재료를 매입하여 가공 후 납품을 하거나 순수 임가공 용역만 제공하며, 사급은 임가공 발주회사가 원재료를 구매해 임가공업체에 공급하거나 자체 생산한 반제품을 공급하면 해당 사급자재를 이용하여 임가공이 이루어집니다. 외주임가공의 유형 중 사급의 유형을 좀 더 세분화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사급은 임가공을 발주하는 회사가 원재료 대량구매에 따른 구매단가 인하, 제품 품질 유지, 임가공업체의 자금력 부족 등의 사유로 원부재료를 일괄 구매하거나 특정 반제품 까지만 자체 생산 후 임가공업체에게 제공하는 외주임가공 유형입니다. 이때 임가공 발주회사가 생산한 반제품과 구매한 원부재료를 임가공업체에게 어떠한 형태로 제공하느냐에 따라 무상사급과 유상사급으로 나뉩니다. 무상사급은 임가공 발주회사가 반제품 또는 원부재료를 무상으로 제공하며, 발주회사와 임가공업체 간에는 수행된 임가공 용역 부분만 순수 외주 임가공비로 정산합니다. 그러나 유상사급의 경우 임가공 발주회사가 구매한 원재료 또는 생산한 반제품을 임가공업체에 판매하고, 임가공업체는 이를 구매하여 추가 가공 후 완성된 제품 또는 반제품을 다시 임가공 발주회사에 납품합니다. 이때 두 회사 간에 정산되는 임가공비에는 매각한 원재료 또는 반제품 품목의 가격과 가공비가 포함되어 정산이 이루어집니다.
2) 유상·무상 사급 회계처리
임가공업체에 제공하는 사급자재의 공급방식에 따라 유상사급과 무상사급으로 사급유형이 달라지며, 업무 프로세스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회계처리와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3) 유상·무상 사급 원가 반영
실무에서 무상사급 임가공은 기업이 정한 업무 프로세스와 처리 방법에 따라 원가 귀속 수준과 방법이 달라집니다. 가장 논리적인 원가처리 방법은 무상사급 임가공품의 생산에 대해 생산 품목단위 개별 외주임가공 오더(SAP 시스템에서 'Subcontracting Order'라 불리며 구매오더의 한 형태로 운영)를 발행하여 임가공 실적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사급 생산 품목별 외주임가공 오더에 의한 무상사급 업무 처리가 이루어지는 경우 어떤 제품 또는 반제품의 생산에 어떠한 사급자재가 몇개 투입되었는지 알 수 있으며, 관련 임가공 비용을 생산 품목단위로 직접 귀속할 수 있으나 현장의 엄격한 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문제가 됩니다. 또 다른 방법은 개별 임가공 주문을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고 월말에 임가공업체와 협의한 임가공 실적을 정리해 외주임가공 비용을 회계전표로 일괄 계상하는 것입니다. 월말 공급업체별 회계전표로 외주임가공 비용을 일괄 정산 기표하는 경우 대상 사급 생산품(반제품·제품)을 특정할 수 없어 임가공 생산량 등의 제품별 배부 기준을 이용하여 제조원가 배부가 이루어집니다. 임가공 관리 인력이 충분하지 않거나 시스템 지원이 미비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개별 외주임가공 오더를 발행하여 처리하는 것보다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사급 임가공 거래에 대한 회계처리 및 제조원가 반영 시 또 따른 문제는 사급 임가공품에 대해 적용해야 하는 재고자산 계정입니다. 사급 임가공을 다양한 생산운영 방식의 하나로 보는 경우 사급 생산품은 그 역할에 따라 제품 또는 반제품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인 자가 생산 제품과 반제품의 제조원가는 투입 원부재료에 대한 재료비, 생산 인력의 노무비, 설비 및 기계장치 감가상각비, 유틸리티비 등 다양한 원천의 원가로 구성되나, 사급 임가공품의 제조원가는 사급자재 재료비와 외주임가공비로 구성되며 일부 임가공 관리와 관련된 공통 제조비용이 배부되어 제조원가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기업에서 사급 생산품을 상품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특히 유상사급의 경우 임가공 생산품의 입고를 매입 거래로 보아 상품 계정으로 회계처리 및 원가 계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외부에서 단순 구매하여 판매하는 상품과 사급자재(원재료, 반제품)가 공급되는 사급 생산품은 분명히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계정 해석을 적용하거나 시스템 지원이 부족했던 과거의 회계 관행에 입각하여 판단하는 경우 사급 임가공의 현장 적용이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사급자재를 공급하여 사급 생산품이 외부에서 생산되고, 다시 사내 추가 가공을 통해 반제품 또는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를 생각해 반제품 또는 제품으로 처리하는 것이 논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상사급의 경우에 제조원가 계산에 있어 제조원가의 단절이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각종 원부재료를 투입하여 여러 단계의 반제품(A → B → C)을 생산하고 최종 반제품 C를 유상사급에 의한 임가공 처리 후 제품 D가 완성되는 경우 제품 D의 원가는 유상사급에 의한 단일 매입금액으로 원가 반영됩니다. 이 경우 하위 여러 레벨의 반제품을 포함해 재료비, 노무비, 경비 구조에 입각한 제품 D의 제조원가의 분석이 불가능해집니다. 원부재료의 투입 후 반제품 A → B → C를 거쳐 최종 제품 D의 순수 외주임가공비로 재구성되어야 제품 D의 제조원가 분석이 가능해지나 중간 또는 최종 단계 생산이 유상사급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 제조원가 분석이 어려워 유상사급 거래가 많은 일부 업종에서는 ERP 시스템에 추가 개발을 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제품이 자가 생산과 외부 임가공 생산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외부 임가공 생산에서도 무상사급과 유상사급이 발주업체와 임가공업체 간의 계약에 의해 전환이 발생되는 경우 어떻게 해야 될까요? 회계 및 원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 경우 자가생산 품목, 무상사급 생산 품목, 유상사급 생산 품목으로 최소 3개 품목 코드가 필요합니다. 만약 현장에서 실물을 3개의 코드 구분하여 관리할 수 없는 경우 재고관리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3개의 코드로 구분한다고 하면 고객 입장에서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동일하다면 영업 담당자는 고객 주문(Sales Order) 접수 시 어떤 코드를 사용해서 주문을 등록해야 할까요? 현장에 많은 관리 인력이 존재하고 시스템 지원이 충분하다면 가능하겠지만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업에서 엄격하나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회계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현장의 노력이 가치 있는 것인지는 충분히 검토해봐야 하겠습니다.이번 포스팅을 통해 생산의 한 형태로 운영되는 외주임가공 중 유상·무상사급 거래 내용과 회계 및 원가 처리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기업의 Operation이 복잡해지고 글로벌로 확대되면서 ERP 시스템 또한 점차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손익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다양하고 복잡한 현장 실무 케이스를 좀 더 회계적으로 유연하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지만 아직도 많은 편차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더운 여름이 가고 숨 쉬기 좋은 가을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을의 선선함이 마음의 여유를 드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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