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목표에서 후퇴하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기적인 이익 추구와 외부 압력에 의해 발생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평판과 재무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에서 발을 빼는 주요 원인과 그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고, 지속가능성 노력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들은 초기의 야심찬 지속가능성 목표를 수정하거나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업 전략의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이 왜 지속가능성에서 발을 빼는지, 그 배경과 원인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포기하는 주요 원인 정리 > 1. 과도한 초기 목표 설정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압박에 대응하여 매우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이나 기업의 현재 역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는 2019년 '컴퍼스(Compass)' 목표를 통해 2025년까지 신규 플라스틱 사용을 50%까지 줄이겠다고 선언하였으나, 2024년 해당 목표를 2026년까지 30%, 2028년까지 40%로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이는 초기 목표 설정의 비현실성이 기업의 후퇴를 초래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2. 경제적 압박과 우선순위의 변화 최근의 경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은 기업들에게 재무적 안정성을 우선시하도록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은 미국 내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변화보다는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으며, 이는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목표를 재고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입니다. 3. 규제 및 정책 환경의 변화 일부 국가에서는 ESG 관련 규제의 도입이 지연되거나 완화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금융당국은 당초 2025년 도입 예정이었던 ESG 공시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하였습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목표를 재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4. 지속가능성 목표의 경제적 부담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상당한 비용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전환, 친환경 기술 도입, 공급망 재편 등은 막대한 자본 투자를 요구하며, 이는 기업의 재무 상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지속가능성 목표를 수정하거나 철회하고 있습니다. 5. 주주 및 이해관계자의 압력 일부 주주들은 단기적인 재무 성과를 중시하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러한 압력은 기업 경영진이 지속가능성 목표를 재고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의 경우, 일부 주주들은 지속가능성 목표가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였습니다.
.png)
왜 기업들은 포기할까?
각 기업이 처한 상황은 각기 다르지만, 최근의 지속가능성 ‘리셋’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적인 요인들이 존재합니다. 첫째, 보수 진영이 주도하는 반(反)ESG 정치 캠페인의 확산은 기업들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지속가능성, ESG 투자의 열기를 크게 약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움직임은 ESG를 단순히 기업 운영의 선택 사항으로 여기도록 만들며, 기업들로 하여금 이러한 전략을 더 이상 주요 경영 과제로 두지 않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 ESG 관련 투자 펀드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많은 ESG 투자 펀드가 기존 전통 펀드보다 낮은 수익을 기록하며, 수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ESG 펀드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이는 기업들로 하여금 ESG 성과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셋째, 지속가능성을 추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이 무형적이거나 그 가치를 명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평판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급망 내 협력업체가 지속가능성 규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는 데 자원을 투입한다고 할 때, 이를 통해 얻는 이익을 재무적으로 정량화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CFO의 관점에서 탄소세 회피, 인재 채용 및 유지에서의 이점 등은 단기적 재무 성과와 직접 연결되지 않아 투자 정당성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넷째, 많은 기업들이 세웠던 초기 목표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는 점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직 지속가능성 책임자들은 기업들이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과도하게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의 CEO 하인 슈마허는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을 위한 작업의 규모와 복잡성을 과소평가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과오로 인해 일부 기업은 ‘그린워싱(Green-washing)’ 논란에 직면했으며, 이는 이미지 관리 차원의 형식적인 지속가능성 목표 설정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부담이 됨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캐나다는 최근 그린워싱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경쟁법(Competition Act)을 개정했으며, 위반 시 최대 1,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강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 투자 자체가 항상 긍정적인 재무적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도 기업들의 열정을 식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민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탄소화 관련 투자 중 15% 미만만이 재무적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이는 지속가능성 프로젝트가 단순히 윤리적·사회적 책임의 측면에서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을지언정, 단기적인 재무적 성과에는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을 드러냅니다. 결국, 이러한 도전에 직면한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열정을 잃고, 초기의 야심 찬 탈탄소화 약속을 철회하는 현상은 놀랍지 않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장기적 비전을 유지하기보다는 단기적 생존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jpg)
그럼, 무엇을 해야 하나?
애초에 세웠던 많은 공약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었기에, 기업들이 과도하게 야심 찼던 기후변화 관련 목표에서 발을 빼는 것은 일정 부분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목표를 포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비현실적인 지속가능성 목표는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대체되어야 하며, 이는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미래 지향적인 기업이라면 주주, 이해관계자, 그리고 환경 모두를 위한 균형 있는 접근을 통해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요구됩니다.1. 측정 가능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목표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할 때에는 과학 기반 감축 목표(SBTi)와 같은 국제적 표준을 참고하여,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수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2. 단계적 접근
대규모의 변화를 한 번에 이루려 하기보다, 단계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거나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는 것과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인 성과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변화로 이어질 기반을 마련합니다.3. 투명성과 정기적인 성과 보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업은 ESG 보고서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진행 상황, 도전 과제, 그리고 성과를 정기적으로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노력이 단순한 홍보에 그치지 않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책임 있는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4.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강화
지속가능성은 기업 단독으로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급망 파트너, 지역사회, 정부,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공급망 내에서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 공급업체를 우대하거나, 정부의 환경 정책과 연계하여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5. 지속가능성에 대한 내부 인식 제고 및 교육
지속가능성은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이해하고 실행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지속가능성의 중요성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교육하고, 조직 내에서 이러한 노력을 장려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합니다.6. 혁신적인 기술 도입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US),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확대, 순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 등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조치들은 단기적으로는 실행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에서 발을 빼는 것은 단기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선택일 수 있으나, 이러한 조치들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강화한다면 기업은 미래에도 탄탄한 기반 위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jpg)
마무리...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에서 발을 빼는 것은 단기적인 이익 추구와 외부 압력에 의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증가함에 따라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규제도 증가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현실적인 목표 설정과 전략적 접근을 통해 지속가능성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제고를 넘어,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입니다.최신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