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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기전 징수 사유와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부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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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

납기전 징수 사유와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부여에 관하여

해설







Ⅰ. 사안의 개요


1. 기본적 사실관계


원고는 건강보조식품 수입 및 도, 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부산지방국세청장은 2014.10.8.부터 2014.11.21.까지 원고에 대하여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사업연도에 대한 법인통합조사를 실시하였고, 2018.1.3.부터 2018.2.21.까지 2014년 내지 2016년 사업연도에 대한 법인통합조사를 실시하다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로 조사대상 기간을 확대하여 세무조사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세무조사’). 이후 피고는 2010년 내지 2016년까지 법인세 약 10억원, 2010년 1기부터 2016년 1기까지 부가가치세 약 11억 5천만원을 각 경정ㆍ고지하고, 소득금액 합계 약 43억 5천만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 이때 피고는 이사건 세무조사 진행 과정에서 세무조사결과통지 이후 이사건 각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중 2010년 내지 2013년도에 관련한 각 부과처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하였으며, 2011년 내지 2013년도의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및 관련 소득금액변동통지를 조세심판원에서 중복세무조사라는 사유로 취소를 청구하여 이를 인정받았다. 이에 원고는 나머지 2010년의 법인세, 부가가치세 및 관련 소득금액변동통지 부과처분에 관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후 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가 전부 기각되었으나, 2심에서는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미부여를 사유로 부과처분 전부가 무효라고 판단되었다. 대법원에서는 원심판결이 타당하다고 보아 당해 부과처분이 무효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 관련 법령

(1)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 15 【과세전적부심사】


  •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통지를 받은 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지를 한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에게 통지 내용의 적법성에 관한 심사[이하 이 조에서 “과세전적부심사”(課稅前適否審査)라 한다]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법령과 관련하여 국세청장의 유권해석을 변경하여야 하거나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국세청장에게 청구할 수 있다.

    • 1.
      제81조의 12에 따른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서면통지

    • 2.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세예고 통지




  •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 1.
      「국세징수법」 제14조에 규정된 납기전징수의 사유가 있거나 세법에서 규정하는 수시부과의 사유가 있는 경우

    • 2.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

    • 3.
      세무조사 결과 통지 및 과세예고 통지를 하는 날부터 국세부과 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

    • 4.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2) 구 국세징수법(2021.1.1. 법률 제1775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세징수법’)



제14조 【납기 전 징수】


  • 세무서장은 납세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납기 전이라도 이미 납세의무가 확정된 국세는 징수할 수 있다.

    • 1.
      국세의 체납으로 체납처분을 받을 때

    • 2.
      지방세 또는 공과금의 체납으로 체납처분을 받을 때

    • 3.
      강제집행을 받을 때

    • 4.
      「어음법」 및 「수표법」에 따른 어음교환소에서 거래정지처분을 받은 때

    • 5.
      경매가 시작된 때

    • 6.
      법인이 해산한 때

    • 7.
      국세를 포탈(逋脫)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될 때

    • 8.
      납세관리인을 정하지 아니하고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두지 아니하게 된 때






(3)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6.2.12. 대통령령 제269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소득처분】


  • 법 제67조에 따라 익금에 산입한 금액은 다음 각 호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한다. 비영리내국법인과 비영리외국법인에 대하여도 또한 같다.

    • 1.
      익금에 산입한 금액이 사외에 유출된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귀속자에 따라 다음 각 목에 따라 배당,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 기타소득, 기타 사외유출로 할 것. 다만, 귀속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대표자(소액주주등이 아닌 주주등인 임원 및 그와 제43조제8항에 따른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등을 합하여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의 그 임원이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자를 대표자로 하고, 대표자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사실상의 대표자로 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귀속된 것으로 본다.






3. 과세전적부심사 무효에 관한 기존 대법원의 입장과 대상판결의 설시

(1) 기존 대법원 판결(대법원2017두51174, 2020.10.29., 판결)의 설시


대법원 2020.10.29. 선고 2017두51174 판결에서는 “… 과세관청의 익금산입 등에 따른 법인세 부과처분과 그 익금 등의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각각 별개의 처분이므로, 과세관청이 법인에 대하여 세무조사결과통지를 하면서 익금누락 등으로 인한
법인세 포탈에 관하여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포탈한 법인세에 대하여국세기본법 제81조의 15 제2항 제2호의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지,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와 관련된 조세포탈에 대해서까지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인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고 판시하였고, 이어 “… 이러한 경우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기 전이라도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할 수 있는 다른 예외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관청은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기 전에 납세자인 해당 법인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세무조사결과통지가 있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또는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이루어진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비록 소득세법 시행령 제192조 제1항에서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법인소득금액을 결정 또는 경정할 때 그 결정일 또는 경정일부터 15일 내에 배당ㆍ상여 및 기타소득으로 처분된 소득금액을 소득금액변동통지서에 의하여 해당 법인에게 통지하도록 정하였더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가 있다.


(2) 대상판결의 추가 논점 ① - 소득금액변동통지가 아닌 다른 사업연도에 대한 부과처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여부


기존 대법원 판결에서 피고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07 내지 2013 사업연도에 대하여 법인세 등을 부과처분하였고, 각 사업연도 귀속분에 대하여 각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 또한, 이 가운데 2010 내지 2013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포탈 혐의로 당해 사안의 원고를 고발하였다. 당해 사안의 원고는 2010 내지 2013 연도의 소득처분에 대해서는 고발이나 통고처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함에 있어서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기에 무효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고, 대법원은 2010 내지 2013 사업연도의 소득금액변동통지에 관하여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반면, 당해 사안에서 2007 내지 2009 사업연도의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분에 대해서도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기에 무효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는 판단내리지 않았다. 당시 이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에서는 “… 위 주장은 원심의 변론종결 이전에는 제기되지 않았고, 상고심에 이르러 처음으로 제기되는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라고 하여 그 판단을 유보하였다. 즉, 다른 과세연도에 관한 부분도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제공해야만 하는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학계에서는 유보적인 입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와 같은 경우에도 동일하게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1)

1) 동 견해는 필자가 2021.5.25. 조세통람에 기고한 ‘조세포탈과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부여에 관하여’라는 해설(이는 기존 대법원 판결에 관한 평석이다)에서 언급한 것으로서, 당시 평석과 본 평석에는 일부 중복되는 부분이 있음을 미리 밝힌다.



(3) 대상판결의 추가 논점 ② - ‘고발 또는 통고처분’이 아닌 ‘납기전 징수’ 사유에 관한 논점


기존 대법원 판결에서는 2010 내지 2013년도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사실’에 대하여 판단하였을 뿐, 실제 2007 내지 2009 사업연도에서 조세포탈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처분이 무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판단은 국세기본법상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부여의 예외사유로의 ‘고발 또는 통고처분’의 판단은 2007년 내지 2009 사업연도에 실제 조세포탈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피고가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였는지 여부에만 근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반면, 대상판결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국세징수법 제14조에 규정된 납기전징수의 사유가 있거나 세법에서 규정하는 수시부과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고, 납기전징수 사유의 하나인 ‘국세를 포탈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에 해당하였다. 이 부분에서는 조사대상기간 사업연도에 부정행위가 인정되어야 하는 것인지, 세무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국세를 포탈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는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Ⅱ.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1. 구 국세징수법 제14조의 ‘납기전 징수’ 사유의 해석


국세기본법 제81조의 15 제2항 제1호에서는 ‘「국세징수법」 제14조에 규정된 납기전징수의 사유가 있거나 세법에서 규정하는 수시부과의 사유가 있는 경우’를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예외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구 국세징수법 제14조에서는 ‘국세를 포탈(逋脫)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될 때’를 납기전 징수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구 국세징수법 제14조 제1항 제7호).2) 대상판결에서는 과세당국이 특정 사업연도에 대하여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하지 않았던 경우에도,
실제 조세포탈이 성립할 수 있는 사안이면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사안이었다.

2) 현행 국세징수법에서는 제9조에 유사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현행 규정에는 ‘납부기한 전 징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에서는 “… ‘국세를 포탈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될 때’라 함은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할 만한 객관적인 상황이 드러나는 납세자의 적극적인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납세의무를 조기에 확정시키지 않으면 해당 조세를 징수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등 긴급한 과세처분의 필요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고 설시하였다.


즉, 이는 과세대상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무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보아 ‘납기전 징수’의 사유를 판단하여야 함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대상판결의 취지는 국세기본법상 과세전적부심사에 납기전 징수에 관한 규정을 삽입한 취지, 국세징수법상 납기전 징수의 취지 및 전반적 체계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석으로 보인다.

2. ‘다른 사업연도’에 대한 과세전적부심사 기회 제공에 관한 판단


기존 대법원 판결에서는 “과세관청의 익금산입 등에 따른 법인세 부과처분과 그 익금 등의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는
각각 별개의 처분이므로 …(중략)… 소득처분에 따른 소득금액변동통지와 관련된 조세포탈에 대해서까지 과세전적부심사의 예외사유인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시하였다. 위 판단은 ‘각각 별개의 처분’에 대해서는 과세전적부심사 기회의 제공도 별개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대법원은 다른 사업연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내리지 않았기에 그와 관련하여서는 학계에서 이견이 있었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조세의 종목과 과세기간에 의하여 구분되는 각 과세단위에 관한 개개의 부과처분이 조세소송의 소송물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 그 확립된 입장에 해당한다(대법원84누216, 1986.3.25., 판결). 또한, 이러한 법리에 근거하여 대법원은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은 국세기본법 소정의 전심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기에 당해 사안에서의 각 부과처분은 각기 그 과세시기, 과세종류,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독립적 처분이므로 비록 원고가 위의 각 부과처분의 요건 중 과점주주가 아니라는 동일한 사유를 내세워 그 취소를 구하였다 하여도 그 중 일부의 처분에 대한 전심절차를 거쳤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밖의 과세처분에 대하여는 취소소송을 제기함에 있어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가 있다(대법원83누31, 1984.5.29., 판결). 즉, 이는 각 사업연도별 소송물의 구분에 따라 명백히 전심절차의 경유 여부가 구분된다는 취지에 해당한다(서울행법2016구합63293, 2017.8.24., 판결 참조). 따라서 기존 대법원 판결의 설시에 따라
‘각각 별개의 처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따져야 한다면, 이는 개별적인 과세단위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에서는 이와 같은 입장에 서서 비단 동일 사업연도의 소득금액변동통지 외에 조세포탈로 고발 또는 통고처분하지 않은 다른 사업연도에 대한 부과고지에 있어서도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명확하게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Ⅲ. 결 론


대상판결은 과거 과세전적부심사에 관하여 엄격한 입장을 지닌 대법원의 판단을 더욱 명확하게 확인한 판결이라고 볼 수 있다. 대상판결은 기존의 법리에 더하여 납기전 징수 사유에 관하여도 명확한 판단을 하였으며, 고발이나 통고처분을 하지 않은 다른 과세기간에 관한 부과처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리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한 사안으로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추가적으로 사안의 불복 절차에서는 2014년 내지 2016년도에 관한 부과처분에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해서는 다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과처분이 ‘무효’라는 사유로 국가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가 있을 것인가. 사견으로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기간 내라면, 부과처분 자체가 무효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인정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조세실무가라면 이와 같은 이번 대법원 판시 내용이 스스로 담당하고 있는 사건에 해당성이 있는지에 대해 반드시 확인해 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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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법 박준석 2025-07-17
법인세법 최보광 2025-07-10
부가가치세법 이상준, 윤상범 20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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